육군 12사단 훈련병 사망사건과 관련해 규정을 위반한 군기훈련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강아무개 중대장이 지난 6월 오전 강원도 춘천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치고 법원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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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정을 위반한 군기훈련(일명 얼차려)을 지시해 훈련병을 숨지게 한 육군 신병교육대 중대장과 부중대장에게 검찰이 각각 징역 10년과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춘천지법 형사2부(재판장 김성래)는 12일 학대치사와 직권남용가혹행위 혐의로 기소된 중대장 강아무개(27·대위)씨와 부중대장 남아무개(25·중위)씨에 대한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 사건은 교통사고처럼 단순 과실로 발생한 사건이 아니다. 지휘관으로서 제대로 판단하고 법이 정한 방식으로 훈련했다면 사망이라는 결과를 막을 수 있었다”며 이같이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또 “징병제를 채택한 우리나라에서 군의 지도력과 국민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점에서 이 사건의 중대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중대장 쪽 변호인은 “잘못된 행동을 반성하고 뉘우치면서 책임질 각오도 하고 있다”면서도 “훈련병들을 정신적·육체적으로 학대할 의사는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최후 진술에 나선 강씨는 “잘못된 판단으로 국군의 명예를 실추시켜 큰 책임을 느끼고 있다. 모든 질책을 마땅히 받겠다”며 유가족들에게 사과를 뜻을 전했다. 부중대장 남씨도 “피해자들과 유가족들에게 지울 수 없는 큰 상처를 남겨 죄송하다”고 밝혔다.

반면, 피고인들의 최후 진술에 이어 진술 기회를 얻은 박 훈련병의 어머니는 “생명이 보장되지 않는 군대에 자식을 보내야 하는 모든 부모에게 희망을 주는 판결을 내려주길 간곡히 바란다”며 엄벌을 탄원했다.

피고인들은 지난 5월23일 강원도 인제군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병 6명을 대상으로 규정을 위반한 군기훈련을 실시하고, 실신한 박아무개 훈련병에게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피해자가 사망에 이른 경위와 경과 등을 수사한 결과, 기상 조건·훈련방식·진행 경과·신체 조건 등을 종합하면 학대 행위로 볼 수 있는 위법한 군기 훈련으로 피해자가 사망했다고 판단해 업무상과실치사죄가 아닌 학대치사죄를 적용해 기소했다.

선고 공판은 다음달 12일이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