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시리즈를 만든 황동혁 감독. 사진 넷플릭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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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대학에 가서 의사가 되기 위해 유치원 때부터 교육을 받고, 그걸 못하는 아이들은 모두 낙오자가 되는 이런 세상에 미래가 있을까요? 자살률은 높아지고 출생률은 끊임없이 내려가는 나라에 과연 뭐가 남을까요? 끊임없는 '오징어 게임'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2021)의 황동혁 감독은 다음달 시즌2 공개를 앞두고, 지난 8월 초 서울 종로구 한 호텔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시즌1 때 인기 비결을 물어보면 ‘게임 속 세상만큼 살기가 힘들어져 더 공감이 가는 게 아닐까’라고 답했다. 그런데 3년이 지난 지금도 세상이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은 별로 안 든다. 오히려 전 세계적으로 기후위기, 빈곤, 양극화, 전쟁 등의 문제가 격화되고 있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않았다.
이어 “아이들이 자유롭게 꿈을 꾸고, 의대에 못 가더라도 낙오자가 아닌 세상, 좋은 대학에 못 가더라도 가치있는 존재로 역할을 하며 살 수 있음을 배우며 자라는 세상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라며 " 시즌2와 시즌3를 통해 우리에게 희망이 있는가 라는 얘기를 진지하게 해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시즌2의 중심 인물은 시즌1 우승자이자 456번으로 다시 게임에 참가한 성기훈(이정재)이다. 과거 직장 동료이자 시즌1에서 경마장에 함께 갔던 정배(이서환)가 조력자로 나온다.
넷플릭스 '오징어게임2'에서 리더 역할을 하는 성기훈(이정재). 사진 넷플릭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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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감독은 "어릴 때 한 번쯤 다 해봤던 한국 고유의 게임도 있고, 전 세계에서 다 하는 게임도 있다"며 "서로가 서로에 대해서 뭔가를 할 수 있는 게임들이 많아져 더 극적인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다"고 말했다. 시즌2에서 협동심을 강조한 이유는 "우리가 나빠지고 있는 세상을 뒤바꿀 힘이 있느냐는 질문을 던져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평생을 한국에서 살았기에 당연히 한국적인 이야기일 것이고, 동시에 이 작품을 사랑해 주신 전 세계 많은 팬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도 당연히 어느 정도는 고려한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 신경 썼다”고 부연했다.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은 최승현의 출연에 대해선 "(판결 이후로) 이미 시간이 꽤 지난 후였고, 집행유예 기간도 끝나 그 정도면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시기라고 판단했다"면서도 "생각보다 훨씬 많은 분이 우려를 표하셔서 제가 잘못 판단했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최승현이 맡은 역할을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진 못하지만, 아주 많은 용기가 필요한 배역"이라며 "왜 이 작품을 이 배우와 해야 했는지 결과물로 보여주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시즌2에 대한 부담감도 토로했다. “시즌2를 만드는 게 쉽지 않다. 기대치가 높은 걸 알기에 뛰어 넘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심했다”면서도 “내 인생에서 작품에 쏟을 수 있는 노력이란 노력을 제일 많이 쏟았다. 후반 작업하는 결과물을 보면서도 그 노력이 스크린에 보인다. 나 뿐만이 아니라 스태프와 배우 등 모든 노력이 제대로 나오고 있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시즌2는 12월 26일 공개된다. 내년에 시즌3도 공개되는데, 황 감독은 "시즌2와 시즌3는 한 호흡에 쓴 이야기다. 그러나 7개의 에피소드 이후 굉장히 큰 변곡점이 있어 이어지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다른 느낌으로 후반부가 진행된다"며 "그래서 한 번 끊어서 시즌으로 보여주는 것이 색다른 재미를 줄 것이고, 따로따로 평가를 받아봐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황지영 기자 hwang.je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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