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모바일의 0원 요금제./알뜰폰 허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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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원 미만 저가 알뜰폰 요금제 수가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5G(5세대 이동통신) 중저가 요금제 출시와 전환지원금 영향으로 알뜰폰이 마케팅 동력을 잃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말에는 신규 스마트폰 출시도 없어 알뜰폰 업계가 불황기를 보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알뜰폰 비교 사이트 ‘알뜰폰허브’에 따르면 현재 판매 중인 100원대 요금제는 12종이며, 1000원 미만 요금제는 27종으로 집계됐다. 지난 9월 1000원 미만 알뜰폰 요금제는 72종에 달했는데, 이 중 100원대 요금제만 43종이었다. 2개월 사이에 저가 요금제 수가 절반 이상 줄어든 셈이다.
이는 최근 수익이 감소한 알뜰폰 업체가 저렴한 요금제를 출시할 여력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올 3월부터 통신 3사 간 번호이동 시 최대 50만원을 지원하는 ‘전환지원금’이 시행되면서 알뜰폰 가입자 유출이 가속화했다. 올 1월 알뜰폰 번호이동 순증 규모는 8만1048건이었는데, 9월에는 1만8339건까지 감소했다.
정부의 요청으로 통신 3사가 5G 중저가 요금제를 연이어 출시한 것도 알뜰폰 업계의 위축을 부추겼다. KT는 올해 초 월 3만7000원에 데이터 4GB(기가바이트)를 제공하는 ‘5G 슬림 4GB’ 등 중저가 5G 요금제를 출시했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3만원대 5G 요금제를 출시했다. 이에 알뜰폰 가입자들이 상대적으로 사후 서비스가 좋은 통신 3사로 이동한 것이다.
알뜰폰 업계의 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나온 지적에 따라 5G, LTE(4세대 이동통신) 요금제 구분을 없애는 통합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LTE 요금제가 5G 요금제보다 더 비싸지는 역전 현상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통합요금제가 시행되면 LTE 상품을 주력으로 하는 알뜰폰 업체는 통신 3사에 가입자를 더 많이 빼앗길 가능성이 높다.
과기정통부는 알뜰폰 업체에 보안에 대한 법적 의무를 부과하는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전담 인력을 포함해 최소한의 보안 인프라 조건을 충족한 업체만 영업을 이어갈 수 있게 하는 방안이다. 이는 알뜰폰 서비스를 기반으로 일어나는 대포폰과 개인정보 수집 문제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안 인프라 구축에 대한 의무가 부과되면 알뜰폰 업체들이 지출해야 하는 비용은 현재보다 늘어나게 된다.
내년 초까지 신규 스마트폰 출시와 같은 특수 효과도 없어 알뜰폰 업계가 반등의 실마리를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이동전화 번호이동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아이폰16 출시 효과로 알뜰폰 가입자 순증수는 2만3923명으로 전월(2만928명) 대비 14.3% 늘어났다. 갤럭시Z6 시리즈 출시 직후인 지난 8월에도 알뜰폰 순증이 2만6009건을 기록해 전월 대비 13% 증가했다.
한석현 서울YMCA 시민중계실장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가입자 유치를 해야 하는 알뜰폰 업체들이 저가 요금제를 일부라도 출시하며 불황기를 버티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민국 기자(mansa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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