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군무원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육군 중령 A 씨. 동아일보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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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부대에 근무했던 여성 군무원을 살해해 시신을 훼손하고 북한강에 유기한 국방부 직할부대 현역 육군 장교의 신상이 공개된다.
강원경찰청에 따르면 13일 오전 10시경 A 씨의 사진과 이름, 나이 등이 홈페이지에 공개될 예정이다. 앞서 강원경찰청은 7일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살인 및 사체손괴, 사체은닉 혐의를 받는 A 씨(38)의 이름과 사진 등을 공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신상 공개는 잔인성‧중대한 피해,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 국민 알권리와 공공의 이익을 충족해야 이뤄진다. 심의위는 해당 요건을 충족했다고 판단, 신상정보 공개를 의결했다.
A 씨는 즉시 공개에 이의를 제기하며 8일 법원에 신상정보 공개를 취소해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과 함께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춘천지법은 “(A 씨에 대한)회복하기 어려운 손해의 발생 우려가 없다,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 발생 예방을 위한 긴급성이 없다”며 기각했다.
한편,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달 25일 아침 경기 과천 부대로 출근하는 길에 피해자 B 씨(33)와 카풀을 하면서 말다툼을 한 뒤 더 이상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살인을 계획했다.
경찰은 A 씨가 출근 직후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스마트폰으로 포털에서 ‘위조 차량번호판’ 키워드를 검색한 사실을 확인한 점 등을 계획 범행의 유력한 정황으로 보고 있다.
A 씨는 범행 후 시신을 유기할 때 폐쇄회로(CC)TV 등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A4 용지에 위조 차량번호를 인쇄한 뒤 자신의 차량번호판 위에 덧붙였다.
A 씨는 범행 당일 오후 3시경 부대 주차장 내 자신의 차 안에서 B 씨를 다시 만나 말다툼을 하다가 차에 있던 노트북 도난방지줄로 목을 졸라 살해했다.
전출을 앞둔 A 씨는 사무실에 있던 자신의 물건을 차에 실어놓은 상태였다.
A 씨는 옷으로 B 씨의 시신을 덮어놓았다가 오후 9시경 인근의 철거 공사장으로 간 뒤 사무실에서 가져온 공구로 B 씨의 시신을 훼손했다.
A 씨는 다음 날 오후 9시 40분경 10여 년 전 근무했던 강원 화천군 화천읍의 북한강변에서 B 씨의 시신을 유기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와 B 씨는 올해 초 연인 관계로 발전했으나 6월경부터 사이가 틀어져 다툼이 잦았다.
A 씨가 지난달 28일 자로 다른 부대로 발령 났고, 임기제 군무원이던 B 씨의 지난달 말 임기 만료를 앞둔 터여서 최근 갈등이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달 2일 오후 B 씨의 시신 일부가 북한강에서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되자 수사에 착수했다.
시신에서 확보한 지문 감식과 DNA 감정 등을 통해 B 씨의 신원을 파악한 뒤 휴대전화 통화기록과 CCTV 영상 분석, B 씨 가족 진술 등을 통해 A 씨를 유력 용의자로 특정했다. 시신이 담긴 봉지에 부착된 테이프에서 결정적 증거인 A 씨의 지문이 확인되기도 했다.
경찰은 3일 오후 7시 12분경 서울 강남구 일원역 지하도에서 A 씨를 긴급체포했다.
A 씨는 줄곧 범행을 시인하면서도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이 A 씨의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위조 차량번호판에 대해 검색한 것을 추궁하자 ‘살해할 마음이 있었다’고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시신 유기 후 B 씨의 휴대전화를 가지고 마치 자기가 B 씨인 척 가족과 지인, 직장 동료 등에게 문자를 보내 살해당한 사실을 은폐하려고 한 것으로 확인됐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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