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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이슈 미술의 세계

전시관에서 만난 휴머노이드…“우리 만난 적 있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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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노진아 작가의 ‘진화하는 키메라-가이아’. 울산시립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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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전에 우리 만난 적 있지 않나요? 낯이 익은데요.”



노진아 작가의 작품 ‘진화하는 키메라-가이아’가 말했다. 인간이 되고 싶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눈동자가 관람객의 동선을 따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얼굴 형상을 한 로봇 뒤로는 사람과 동물, 나뭇가지가 뒤엉켜 늘어서 있다.



전시장 벽면에 걸려 있는 유화 그림 속에는 눈사람이 불에 타고 있다. 시뻘겋게 타오른 불길은 집 한채를 집어 삼키고 눈사람 앞에도 피어올랐다. 바닥에 하얗게 쌓인 눈은 녹지도 않는다. 거대한 눈사람은 아무렇지 않고, 작은 눈사람은 아랑곳하지 않고 불 위를 달린다. 인공지능(AI)가 만든 디지털 이미지를 유화로 다시 옮겨 그린 노상호 작가의 ‘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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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호 작가의 ‘홀리’. 울산시립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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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립미술관 제1·2전시실에서 14일부터 만나볼 수 있는 특별전 ‘예술과 인공지능’의 작품들 중 일부다. 미국의 스테파니 딘킨스, 독일의 히토 슈타이얼 등 7개국 17명(팀)의 작가가 참여한 이번 전시에는 기술와 예술의 만남, 예술 창작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4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예술과 인공지능의 시작을 알리는 ‘1부 인공지능 세렌티피티’에는 디지털 예술의 선구자인 백남준의 ‘월광소나타:환상곡풍으로’ 등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2부 입력과 출력사이’와 ‘3부 얽힌 실타래를 풀며’에서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작품 세계를 확장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과 기술의 모순과 기술 사회의 재앙을 담론화한 작품을 다룬다. 마지막으로 ‘4부 부유하는 예술’에서는 인공지능과 예술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들여다보는 시대적 과제를 던진다.



이번 전시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에필로그도 챗 지피티(GPT)가 작성했다. “이 전시를 통해 관객 여러분이 인공지능과 예술의 관계에 대해 더 깊은 성찰을 하길 바랍니다. 예술과 기술의 경계에서 우리는 여전히 질문하고, 탐구하며, 창조할 것입니다.”



이번 전시는 내년 2월16일까지다.



주성미 기자 smoo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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