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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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운전으로 사망사고를 내고 ‘술 타기’를 시도한 50대 운전자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경찰이 제때 음주 측정을 하지 않아 최소한의 음주 수치만 적용된 채 재판이 이뤄졌다.

전주지법 형사4단독(재판장 김미경)은 13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상 혐의로 기소된 ㄱ(50)씨에게 징역 6년에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음주운전과 상상을 초월하는 과속 운전 중 교통사고로 20대 두 청년의 삶과 그 가족의 삶은 송두리째 무너져 내렸다”며 “음주운전의 사회적 피해와 피해자들의 고통, 피고인의 과실 정도를 보면 피고인은 엄중한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고 판시했다.

ㄱ씨는 지난 6월 27일 0시45분께 전북 전주시 덕진구 여의동 호남제일문 사거리에서 술을 마신 채 포르쉐 차량을 몰다 스파크 차량을 들이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고로 스파크 운전자인 ㄴ(20)씨가 숨졌고 동승자인 ㄷ씨가 크게 다쳐 치료받고 있다. ㄱ씨는 제한속도 시속 50㎞ 구간에서 159㎞로 과속하던 중 사고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전주지방법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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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초동대응 미흡 문제도 불거졌다.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은 ‘채혈하겠다'는 ㄱ씨의 말만 믿고 음주 측정을 하지 않은 채 ㄱ씨를 구급차에 태워 병원으로 보냈다. 경찰관 동행 없이 홀로 응급실에 간 ㄱ씨는 곧장 퇴원한 후 편의점에서 술을 사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경찰이 사고 발생 2시간여 만에 ㄱ씨를 다시 찾아가 음주 여부를 확인했지만 이미 추가로 술을 마신 상태여서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파악할 수 없었다. 검찰은 음주 수치를 역산해 경찰이 추산한 0.051%보다 낮은 혈중알코올농도인 0.036%로 기재했다.

재판부는 ㄱ씨가 중대한 사고라고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던 상황에서 응급실 치료도 거부한 채 술을 마신 것은 음주운전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병원에서 봉합술을 권유해도 거부하고 회사 직원에게 지시해 산 맥주를 마셨다”며 “아끼는 차량이 깨져 화가 나 마셨다고 하지만, 굳이 직원에게 지시한 점 등에 비춰볼 때 피고인 주장은 납득이 어렵고 음주 회피하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징역형 집행유예 상황이었고 음주운전의 사회적 폐해와 피해자 고통, 과실 등을 볼 때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다만 유족과 피해자 가족들과 합의한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했다.

천경석 기자 1000pres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