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서 '게임의 이해' 강연
학생들에게 "과정을 즐겨라" 조언
T1의 프로게이머 구마유시가 어제(12일) 서울대학교 일일 강사로 나섰습니다. 올해 신설된 서울대 첨단융합학부 1학년 학생 등 서울대 구성원 250여명이 강의실에 모였습니다. 단 2분 만에 신청이 마감된 구마유시의 '게임의 이해' 강연을 들어봤습니다.
--
서울대학교의 한 강의실.
250여명의 학생이 2024년 롤드컵 주제곡 '헤비 이즈 더 크라운'을 들으며 자리를 가득 채웠습니다.
일일 강사로 나선 T1의 프로게이머 구마유시의 강의를 듣기 위해서입니다.
[정원석/서울대학교 첨단융합학부 학생]
"일반적인 사람들은 큰 무대에서 되게 떨어지고 긴장도 많이 하는데 구마유시 선수의 멘탈적인 부분이나 그런 점들에서 배우고 싶은 점이 많아서 찾아온 것 같습니다."
"구마유시 이민형 선수님을 모셔보도록 하겠습니다. 큰 박수로 맞이해주세요."
올해 신설된 서울대학교 첨단융합학부는 '담대한 도전'이라는 슬로건에 맞춰 'SNUTI INTO FUTURE'라는 융합에 초점을 둔 비교과 과정을 신설한 뒤, 다양한 분야의 연사를 초청해왔습니다.
[송준호 서울대학교 첨단융합학부 학부장]
"'미래를 여는 새로운 담대한 도전'을 하겠다는 것이 저희의 목표이고 의지입니다. 구마유시 선수 같은 경우에는 T1이라는 멋진 팀과 함께 어울려서 이렇게 담대한 도전을 이루어냈기 때문에."
먼저 구마유시는 학생들에게 자신이 겪었던 역경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이민형/프로게이머 '구마유시']
"하루에 16시간 더 넘게 (연습을) 계속했었던 것 같고요. 그리고 주전 경쟁이라는 걸 했을 때는 당시 주전이었던 테디 선수의 장비를 따라 해 본다든가. 연습생 생활을 오래 했었거든요. 그때 저에 대한 의심이나 그런 것들이 들었던 것 같고 내가 많이 부족한가 내가 최고로 시작하려 했었는데 그게 망가지고 있다는 느낌 그런 생각이."
이어 역경들을 딛고 일어설 수 있었던 이유로 '위닝 멘탈리티'를 꼽았습니다.
[이민형/프로게이머 '구마유시']
"실수했을 때 안 좋은 평가들이 속상하게 받아들여질 때가 있는데 중요한 건 자기 객관화를 잘하는 것, 중심을 내면에 두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나는 잘하는 데 오늘 한번 실수한 거다. 나는 여전히 잘하고 있다. 이런 생각 가지고 하는 게. 슬럼프는 말 그대로 잠깐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우리는 언제나 우승할 수 있는 로스터다' 이런 생각 때문에 우승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끝으로 구마유시는 학생들에게 '과정을 즐기라'고 조언했습니다.
[이민형/프로게이머 '구마유시']
"작년 월즈 우승을 하고 느낀 건 '우승을 해도 세상이 그렇게 크게 바뀌지 않는구나'라고 느꼈어요. 어차피 내년에 똑같이 경기를 해야 하고 또 안 좋은 모습을 보이면 또 안 좋은 평가를 받게 되고 계속해서 나아가야 하더라고요. 여러분들도 서울대에 들어오시고 '나는 이제 끝났다. 다 했다' 이런 생각이 있었을 텐데 목표를 정해두고 가다 보면 금방 지치게 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과정을 즐기는 인생을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구마유시의 강의를 들은 학생들은 이런 수강 후기를 남겼습니다.
[이한영/서울대학교 농경제사회학부 학생]
"더 잘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나는 뭔가 능력이 없는 사람인가 이런 고민을 이제 저도 많이 하고 다른 친구들도 많이 하는 걸 들었는데요. 나도 다른 사람이랑 비교하지 말고 그냥 스스로를 믿고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 그리고 나를 믿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 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박동익/서울대학교 대학원생]
"제가 기대했던 결과에 못 미칠 때 좌절을 했던 기억이 있는데 구마유시 선수도 우승하고 나서도 그런 결과에 허망함을 느끼고 또 과정을 즐기라고 말씀을 해주셔서 그 말씀이 저한테는 되게 좀 위로가 되고 감동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유요한 기자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