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곤 사법정책자문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제3차 사법정책자문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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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자문위는 ‘민사 항소심 심리모델 개선’과 ‘공판중심주의의 적정한 운영’을 안건으로 올려 논의를 진행했다.
우선 민사 항소심과 관련해 자문위는 “항소심 재판의 장기화로 발생할 수 있는 고충과 사법 신뢰 저하 등을 고려해 신속·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심리 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항소이유서 제출 제도의 도입과 사건 증가 등 변화된 사법 환경을 고려해 항소이유를 중심으로 하는 심리 모델이 필요하다”고 했다.
민사소송법 개정으로 내년 3월부터는 ‘항소이유서’를 반드시 제출해야 2심 판단을 받을 수 있다. 항소 기록 접수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40일 안에 항소이유서를 내지 않으면 항소가 각하된다. 이러한 변화에 앞서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낸 것이다.
자문위는 제출된 ‘항소이유서’에 집중해 심리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문위는 “항소인이 기간 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그에 기반한 증거를 일괄 신청한 뒤 체계적으로 조사해 재판 지연을 막아야 한다”면서 “항소이유에 대한 답변을 판결서에 작성해 국민들이 판결문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다음으로 자문위는 “형사 재판의 장기화로 심증 형성의 어려움, 심리 단절, 소송비용 증가 등 문제를 개선해 공판중심주의를 더욱 충실하게 구현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공판중심주의란 서류에 의해 재판이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법정에서 모든 증거와 진술이 이뤄지는 ‘법정 중심의 재판’ 원칙을 뜻한다.
구체적으로 복잡한 형사사건에서 신속하게 재판을 구현하기 위해 선별적인 증거 신청과 채부, 쟁점에 집중된 증인신문과 합리적 방식의 서증조사, 녹음·녹화물에 관한 증거 조사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또 공소제기 이후 피고인이 신속하게 검사가 보관하는 증거서류 등을 열람 복사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또한 피고인이 자백하는 경우 외에도 쌍방 당사자가 동의한다면 ‘간이 공판절차’에 회부해 증거조사 시간을 탄력적이고 효율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피고인이 재판에 불출석할 수 있는 요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다음 자문위 회의는 내년 1월 22일 개최된다.
[박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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