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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미술의 세계

[내가 본 '노윤서'] 여름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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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설'로 스크린 데뷔…홍경과 청량 로맨스 완성
"앞으로 다양한 캐릭터 만나 새로운 모습 보여주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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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노윤서가 영화 '청설' 개봉을 기념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M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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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연예계는 대중의 관심을 받는 스타도 많고, 이들을 팔로우하는 매체도 많다. 모처럼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대면하는 경우가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내용도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마저 소속사에서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현실에서도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느낌을 가공하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으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박지윤 기자] 스크린 데뷔작에서 청량한 로맨스와 함께 수어 연기까지, 모든 것이 처음으로 가득했던 '청설'에 온전히 스며든 활약이었다. 그 비결을 알아내는 데까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티 없이 맑은 얼굴에 입꼬리가 매력적으로 올라가는 싱그러운 미소, 신인의 풋풋함까지 다 머금은 노윤서가 바로 여름 그 자체였다.

지난 6일 개봉한 '청설'(감독 조선호)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는 노윤서는 개봉을 앞둔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카페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스크린 데뷔를 앞두고 있는 만큼 이러한 인터뷰도 처음이라 다소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던 그는 "새로운 자리를 많이 경험하고 있다. 긴장되지만 팬들의 에너지가 너무 좋아서 즐기고 있다"고 말문을 열며 '청설'의 기억을 떠올렸다.

동명의 대만 영화를 리메이크한 '청설'은 사랑을 향해 직진하는 용준(홍경 분)과 진심을 알아가는 여름(노윤서 분) 그리고 두 사람을 응원하는 동생 가을(김민주 분)의 청량하고 설레는 순간들을 담은 이야기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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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윤서(위쪽)는 수영선수인 동생 가을을 서포트하며 생계까지 책임지는 생활력 넘치는 'K-장녀' 여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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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여름이라는 인물이 오기 전까지 원작을 본 적이 없었다는 노윤서는 '청설'을 처음 만났던 때를 회상했다. 그는 여름에게 순진하면서도 저돌적으로 다가가는 용준의 예쁜 마음을 천천히 받아들이는 여름의 이야기부터 서사 깊은 자매의 관계성과 서정적이고 청량한 분위기까지 모두 마음에 들었단다.

그는 "그런 장면들과 청량한 로맨스를 연기해 보고 싶었다. 영화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고 작품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대본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원작도 감상한 노윤서다. 대만 영화를 여러 개 봤지만 미처 발견하지 못한 원석을 마주한 느낌이었다는 그는 "여운 깊게 잘 봤어요"라면서도 "이를 그대로 가져오려는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작품의 배경과 연기하는 배우가 다르니까 자연스럽게 차별화가 생기면서 다른 매력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라고 말했다.

그렇게 우리만의 '청설'을 어떻게 그려낼 것인가에 집중한 배우들이다. 이 가운데 여름은 수영선수인 동생 가을을 서포트하며 생계까지 책임지는 생활력 넘치는 'K-장녀'로, 가을의 꿈인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동생을 서포트하지만 정작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는 생각해 본 적 없는 인물이다. 그리고 그는 우연히 시작된 용준과의 관계에서 설렘을 느끼는 동시에 본인에 관해서도 더 깊게 들여다보기 시작한다.

그동안 보여줬던 캐릭터들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진 인물을 만난 노윤서는 서로 멀어지고 밀어내는 미묘한 관계의 감정선을 디테일하게 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그는 "'이 장면에서 여름이가 마음을 열지 않을까요?'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저는 가을이에게 닥친 일과 두 자매의 갈등이 영화 그 자체라고 생각했다. 그로 인해 용준과도 멀어지니까. 그래서 감정선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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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설'로 스크린 데뷔에 나선 노윤서(오른쪽)는 "새로운 자리를 많이 경험하고 있다. 긴장되지만 팬들의 에너지가 너무 좋아서 즐기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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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윤서는 배우의 길을 걷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늘 자신의 자연스러움을 바탕으로 인물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런 그가 이번 작품에서 보다 더 자연스럽게 자신을 녹여낼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홍경과 김민주였다. 세 사람은 작품 촬영 전 3개월부터 수어를 배우며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고 실제 '케미'가 자연스럽게 작품에 스며들었다.

"홍경 배우는 땅에 착 붙어있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연기하더라고요. 여름에게 빠져드는 과정을 천진난만하면서 순수하고 순진하게 그려내서 새로웠어요. 덕분에 '청설'의 특색이 더 뚜렷해졌죠. 민주는 제가 대학생 때부터 연예계 활동을 하던 친구라서 성숙한 이미지가 있었어요. 그래서 자매 관계가 설득력 있게 그려질까 걱정했는데 실제로 보니까 너무 말갛고 아기 같고 귀엽고 예쁘더라고요. 성격도 너무 좋아서 잘 지냈어요."

노윤서에게 수어는 부담감과 책임감에서 하나의 자산이 됐다. 그렇다면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을 넘어 연기한 당시는 어땠을까.

대본에 있는 대사부터 바로 배우기 시작했다는 그는 "말의 어미에 따라 문장의 의미가 아예 달라져서 표정에 집중했다"며 "수어 연기는 상대방을 계속 바라보면서 해야되기 때문에 더 몰입하기가 쉬웠다. 표정과 행동으로 감정을 표현하다 보니까 재밌었다. 연기적으로 얻은 게 많았다"라고 의미를 되새겼다. 답변과 함께 수어를 조금씩 한 그를 보며 얼마나 디테일하게 준비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선화예술고등학교 미술과에 이어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노윤서는 아르바이트로 모델 일을 하다가 지금의 소속사 대표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

연기를 배우면서 미세하지만 자신에게 찾아오는 변화에 재미를 느꼈다는 그는 "제가 내성적이다. 그런데 연기할 때는 저를 밖으로 끄집어내면서 일상에서 본 적 없는 제 모습을 볼 수 있더라. 그때 매력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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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윤서는 "앞으로 다양한 캐릭터를 만나보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M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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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tvN '우리들의 블루스'로 데뷔한 노윤서는 이후 드라마 '일타스캔들', 넷플릭스 '20세기 소녀' '택배기사'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등에 출연하며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다. 작품의 흥행은 물론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키며 그야말로 '라이징 스타'의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다만 그는 자신을 '라이징 스타'가 아닌 '라이징'이라고 정정하는가 하면 "운이 좋았다"고 지난 2년을 되돌아봤다.

그는 "'매번 감사하자'라는 생각을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이 작품에 나왔다고?' '선배님들과 함께 연기를 했다고?' 생각이 들어서 신기하다"며 "함께 작품을 한 선배님들이 정말 많은 말씀을 해주셨다. 특히 가리지 말고 그 나이대에 할 수 있는 걸 많이 해보고 다양한 캐릭터를 만나보라고 하셨다. 그래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려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저는 기본적으로 땅에 붙어서 삶을 살아가는 인간의 이야기를 좋아해요. 삶의 극한에 서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극한으로 끌어내다 보면 연기적으로 배울 점이 많을 것 같아요. 새로운 상황에서 연기를 하면 또 저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악역도 해보고 싶고요."

짧은 시간 내에 배우로서 입지를 확실히 다진 노윤서는 '청설'이라는 그 나이대에만 소화할 수 있는 작품을 만나 또 하나의 대표작을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새겨 넣었다.

"저희끼리 영화를 만들어가면서 책임감이 막중했고 많이 배웠어요.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청설'은 저에게 스크린 데뷔작으로서 의미가 깊어요. 시간이 지나야 실감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예전에 느끼지 못했던 걸 지금에서야 돌이켜보고 있거든요. 앞으로도 계속 이랬으면 좋겠어요."

jiyoon-1031@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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