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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인사이드 스토리]'무료 배달' 논란 배달앱, 결국 혜택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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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와우회원비 58% 인상 불구 고객 수 늘어
배민, '배민클럽' 유료로…구독자 500만 목표
요기요, 회원비 인하로 누적 구독자 100만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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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문에 붙어있는 배달앱 스티커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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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 주요 배달앱들이 무료배달을 시작한 지 어느덧 7개월이 지났습니다. 쿠팡이츠는 지난 3월 말 쿠팡의 유료멤버십 '와우' 회원에게 무료배달을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치열한 배달앱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었죠.

무료배달은 파격적인 시도라는 평가를 받으며 화제가 됐습니다. 경쟁사인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도 잇따라 4월 초에 배달비 무료 서비스를 마련하며 맞불을 놨습니다. 배달앱 3사가 모두 무료배달을 진행하다보니 이제 더 이상 특별한 서비스가 아닌 것이 됐습니다.

무료배달은 이해관계에 따라 다양한 목소리가 나옵니다. 배달앱에 입점한 음식점주들은 무료배달 발(發) 중개수수료 인상, 배달비 부담 등을 호소합니다. 반면 배달앱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 각자에게 유리한 입장을 내고 있죠. 배달기사들은 무료배달 경쟁 속에 배달비가 줄었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어떨까요.

무료배달 초기에는 소비자들도 환영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쿠팡이츠의 경우 무료배달 서비스 시작 한 달 만에 이용자 수가 73만명이나 증가했습니다. 배달비 부담 탓에 주문을 망설이던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요소였던 겁니다.

공짜 점심은 없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죠. 결국 무료배달은 부메랑으로 돌아왔습니다. 우선 음식점들이 배달앱들의 중개수수료 부담이 늘어난 탓에 음식값을 인상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배달앱들도 언제까지나 마냥 공짜 배달을 할 수 없으니 회원비를 올리거나 유료 서비스를 내놨습니다.

우선 유료회원에게만 무료배달을 제공하던 쿠팡이츠는 지난 4월 쿠팡 와우 멤버십 비용을 기존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약 58% 인상했습니다. 기존 회원에겐 인상된 멤버십 비용이 지난 8월부터 적용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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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 '배민클럽', 쿠팡이츠 와우 회원 대상 무료배달, 요기요 '요기패스' 이미지 /사진=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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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은 지난 9월 첫 유료 멤버십 '배민클럽'을 출시했습니다. 배민클럽은 지난 5월 말 배민이 마련한 무료배달 구독 서비스입니다. 배달비 무제한 무료, 한집배달 배달비 할인을 비롯해 브랜드 할인쿠폰, B마트 할인쿠폰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배민클럽의 월 이용료는 3990원. 프로모션 기간을 둬서 현재 월 이용료는 1990원입니다.

배민은 배민클럽의 회원 수를 올해 말 혹은 내년 초까지 400만~500만명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배민클럽 무료 체험 기간 동안 배민클럽의 무료배달 혜택을 한 번이라도 이용한 고객 수가 약 1000만명에 달했으니, 유료로 전환하더라도 저 정도 규모는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겁니다.

요기요, 괜찮아요?

쿠팡의 활성 고객 수는 올해 3분기 기준 2250만명입니다. 1년 전보다 230만명 증가했습니다. 앞서 멤버십 가격 인상으로 회원 이탈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오히려 이용자가 더 늘었습니다. 지난해 와우 회원 수는 1400만명입니다. 와우 회원 수의 증감 여부는 연간 실적을 발표하는 내년 2월에 공개될 예정입니다. 다만 와우 회원 규모를 고려하면 3분기까지 대규모 이탈은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합니다.

반면 쿠팡이츠에게 업계 3위로 밀려난 요기요는 배민, 쿠팡이츠와 다른 전략을 펼쳤습니다. 앞서 요기요는 무제한 무료배달 서비스 '요기패스X' 월 구독비를 지난해 11월 9900원에서 4900원으로 낮췄습니다. 이어 올해 4월에는 2900원으로 추가 인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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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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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요는 2019년부터 업계 최초로 '슈퍼클럽'이라는 구독 서비스를 선보였던 곳입니다. 지난해 5월에는 무제한 무료배달 서비스 '요기패스X'를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1만7000원의 최소주문금액도 없앴습니다.

여기에 올해 6월부터는 네이버와의 제휴를 시작으로 토스, 신한카드 등으로 제휴처를 늘렸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네이버멤버십플러스 제휴 혜택이 있습니다. 네이버 패밀리 멤버 3명까지 요기요 무료배달 혜택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제휴 혜택을 늘리자 구독자 수도 늘었습니다. 요기요에 따르면 제휴 1개월 만에 구독자 수가 30만 명 증가했습니다. 간편결제 서비스인 토스페이와의 제휴에서도 구독자 수가 11만명 늘었다고 합니다. 덕분에 최근 '요기패스X' 구독자 수는 누적 기준 10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물론 누적이다보니 이탈한 구독자 수는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한때 배달앱 강자였던 요기요가 배민 대 쿠팡이츠의 양강 구도에 밀리면서 여러 전략을 짠 겁니다.

혜택이 관건

요기요가 구독료를 인하하고 제휴를 늘렸음에도 업계에서 입지를 크게 확대하지 못하는 것은 결국 혜택 범위의 차이 때문일 겁니다. 쿠팡이츠는 와우 멤버십의 혜택 중 하나죠. 와우 멤버십엔 온라인 상품의 무료·당일·새벽배송부터 OTT(쿠팡플레이)도 포함돼있습니다. 국내 유통업계에서 입지를 크게 다진 쿠팡이 배달사업까지 전개하다보니 멤버십 비용이 오르더라도 이를 감수하고 멤버십을 유지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졌습니다.

배달앱 업계 1위인 배민이 쿠팡이츠를 견제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간 배민의 시장점유율이 60% 이상이었지만, 쿠팡이츠가 시장의 틈새를 파고들자 점유율이 50%대 후반으로 떨어지는 달도 있었습니다. 결국 입지를 지키기 위해선 서비스의 질이나 혜택의 폭이 관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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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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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기업이 수익성을 높이면서도 이를 유지하려면, 소비자에게 그 비용을 받는 것이 유리했을 겁니다. 그래서 무료배달, 장보기·쇼핑 쿠폰, 인기브랜드 쿠폰팩, 영화할인권 등의 혜택을 담은 배민클럽을 만들고 유료로 전환한 것이죠.

업계에서는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무료배달이 결국엔 유료로 바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배달비를 부담해야 하니까요. 배달앱들이 구독료 인상 시기에 맞춰 소비자에게 부가 혜택을 제공하거나 독점적인 프로모션을 강화한다면 어느 정도 이탈을 막을 수 있겠죠. 다만 혜택을 늘린 만큼 배달앱들의 비용 부담도 커지니, 구독료가 인상될 가능성이 큽니다. 마지막엔 어떤 배달앱이 웃을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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