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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불난 기숙사 탈출하려니 "얼굴 찍고 나가"…中 여대생들 '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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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루공업대학 기숙사 1층에서 화재 발생

원인은 보조배터리…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어

탈출하려는 학생들, 안면 인식해야 돼 혼란

중국의 한 대학교 기숙사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 대피하는 학생들에게 출입문을 나가려면 안면 인식을 하게 해 논란이다. 13일 중국 화상보대풍신문은 "지난 10일 산둥성 지난의 지루공업대학 창칭캠퍼스 여학생 기숙사 1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아시아경제

지난 10일 중국 산둥성 지난의 지루공업대학 창칭캠퍼스 여학생 기숙사 1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웨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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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불꽃과 연기가 피어올라 학생들이 대피를 시도했으나 1층 창문에는 방범창이 설치돼 있어 학생들은 출입구로 몰려갔다고 한다. 그런데 출입구에 설치된 스마트 출입 시스템으로 인해 학생들은 안면 인식기에 얼굴을 한 명씩 스캔해야만 밖으로 나갈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인파가 몰리면서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 연출됐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는 현장 목격자로 추정되는 학생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관리자가 먼저 대피해 학생들이 기숙사에 갇혔다” “불이 났는데 출입문이 닫혀 있었다” “한 명씩 얼굴을 인식해야 나갈 수 있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다행히 화재는 크게 번지지 않았으며 원인은 보조배터리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학 측은 “보조배터리 폭발로 인한 소규모 화재였으며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면서도 “다수 학생의 안전 확보를 위해 안면 인식 시스템 운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런 입장이 전해지면서 누리꾼들은 “안면 인식 절차가 탈출 시간을 지연시킨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추후 유사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는 모두의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며 더 큰 분노를 쏟아냈다. 중국 소방법상 화재 시 출입 통제시스템이 탈출을 방해하면 안 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부는 당국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한 누리꾼은 “학생들의 생체정보 수집과 탈출로 통제가 과연 누구를 위한 안전 조치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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