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일인 14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여자고등학교 시험실에서 수험생들이 차분히 수능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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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4일 오전 8시40분부터 전국 85개 시험지구 1282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이번 수능에는 총 52만2670명이 응시했다. 재학생은 34만777명이고 졸업생 등은 18만1893명이다.
2025학년도 수능 출제위원단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출제 기본방향을 설명했다. 최중철 수능 출제위원장(동국대 교수)은 “소위 킬러문항을 배제했고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 문항을 고르게 출제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학교에서 얼마나 충실히 학습했는지 평가하기 위해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춰 출제하고자 했다”며 “교육과정에서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출제함으로써 고등학교 교육의 정상화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또 “타당도 높은 출제를 위해 교육과정에서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내용은 이미 출제되었던 내용일지라도 문항의 형태, 발상, 접근방식 등을 변화시켜 출제했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교육 과정상의 중요도, 사고 수준, 문항 난이도 및 소요 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각 문항을 차등 배점했다”며 “선택과목이 있는 영역에서는 과목별 난이도의 균형이 이루어지도록 출제해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출제했다”고 했다.
올해 수능의 EBS 연계율은 50% 수준이다. 올해 고등학교 3학년 대상으로 발간한 EBS 교재 중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감수한 교재와 이를 이용한 강의 내용을 출제에 반영했다. 최 위원장은 “특히 영어 영역의 연계 문항은 모두 EBS 연계 교재의 지문과 주제·소재·요지가 유사한 다른 지문 등을 활용하는 간접 연계 방식으로 출제했다”고 했다.
평가원은 수능 종료 후부터 오는 18일 오후 6시까지 문제 및 정답 이의신청을 받고, 심사를 거쳐 26일 오후 5시 정답을 확정해 발표한다. 2024학년도 수능 성적은 다음달 6일 수험생들에게 통지한다.
다음은 최 위원장과 일문일답.
-올해 수능은 의대 증원에 따른 적정 변별력 확보 여부가 제일 큰 관건으로 보인다. 앞선 두 번의 모의평가가 현행 수능체제에 들어 각각 역대 가장 어려웠던 시험과 쉬웠던 시험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에는 앞선 두 번의 모의평가 중 어디 쪽을 기준으로 잡으려고 했는지.
“모의평가 난이도 차가 많이 났었는데, 두 모의고사 응시집단과 특성을 자세히 분석했다. 수능 원서접수 상황을 면밀하게 분석했다. 교육과정 충실히 이수한 학생이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예년의 출제 기조를 따랐다. 학교 교육을 충실히 이수한다면 사교육 도움 없더라도 문제 풀 수 있는 수준의 문제를 출제했다. 선택 과목 간 유불리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고, EBS 반영률을 50% 수준으로 했으며 연계 체감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이번 수능 응시자 중 N수생 많고, 의대 증원 노린 최상위권 많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들의 규모와 실력 수준을 어느 정도로 가늠하고, ‘킬러문항’ 배제하면서 어떻게 변별력 확보했나.
“지난해 수능부터 올해 6, 9월 모의평가 결과, 응시 원서접수 등 자료들을 면밀하게 분석해서 난이도 조절하려고 노력했다. 킬러 문항은 완전히 배제했다. 공교육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변별력 확보할 수 있다는 걸 지난해 수능과 올해 6, 9월 모의평가에서 확인한 바 있기 때문에 이번 수능에서도 적정 난이도 문항들을 골고루 출제해서 변별력을 확보하려고 노력했다.”
-응시집단 특성을 어떻게 분석했나. 선택과목 유불리 문제는 몇 년째 계속 제기되고 있는데 어떻게 없앴다는 건지 구체적으로 답변해달라.
“올해 6, 9월 모의평가와 지난해 수능, 올해 원서접수 현황 등 4가지 데이터를 토대로 각 과목별 N수생 비율을 측정하고, N수생과 재학생들 간 평균 등을 분석해서 출제에 활용했다. 선택 과목 유불리 문제가 있는 게 크게 두 가지다. 국어와 수학의 경우가 있고, 탐구의 경우로 나뉜다. 국어와 수학의 경우는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으로 구성돼 있는데, 지난 6월과 9월 모의평가에서 선택과목 문항 반응 수준을 면밀하게 분석해서 유불리가 나오지 않도록 노력했다. 또 국어와 수학에 대해서는 공통 과목에 대한 점수를 활용해서 선택 과목에 대한 점수를 조정하는 그러한 특이한 점수 산출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탐구과목은 사회탐구와 과학탐구가 총 17개 과목인데, 6월과 9월 모의평사를 통해 파악된 응시집단 특성과 변화 등을 적절히 반영해서 선택과목간 유불리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해 수능과 올해 6월과 9월 모의평가를 통해 공교육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 충분히 변별력을 확보했다고 했다. 지난해 수능은 소위 ‘준킬러문항’이 곳곳에 배치됐다. 올해도 킬러 문항 배제됐지만, 준킬러문항이 곳곳에 배치됐다고 이해하면 되나.
“올해는 킬러문항을 완전히 배제하려고 노력했고, 독립적으로 구성된 수능출제점검위원회의 확인을 받고 문항이 나갔기 때문에 킬러, 준킬러문항이 충분히 걸러졌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난도 설정을 할 때 상위권 N수생이 많을 것을 고려해서 출제했다”고 받아들이면 될까.
“숫자만 파악할 수 있지, N수생의 실력은 저희가 알 수 없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곤란하다.”
-킬러 문항을 배제하면서 EBS 연계율이 중요해졌다. 연계 체감율 높였다고 하는데 작년과 달라진 점 있는지 궁금하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그림을 약간씩 변형하고 그랬는데, 올해에는 연계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가급적 그래프나 자료 등을 직접적으로 사용했다. 학생들이 문제를 보면 ‘이거는 EBS에서 풀어봤던 거구나’라고 파악할 수 있도록 해서 체감도 높이려 했다.”
-올해 입시업계에 ‘사탐런’ 현상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과학탐구와 사회탐구를 혼합해 치르는 인원이 전년도 대비 3만명 늘었다. 9월 모의평가 때에는 물리1은 2등급이 아예 사라졌다. 변별력 확보에 실패한 대표적 사례다. 올해 탐구영역의 선택과목에 대한 유불리 문제 고려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올해 모의평가 결과를 면밀하게 분석해서 응시집단의 특성, 예를 들어 재수생과 N수생과 재학생들의 과목별 선호도 등을 다각적으로 분석했다. 이번에는 수능 9등급제를 지키려고 굉장히 노력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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