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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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돌연 “(선거 출마 선언) 결정은 유보했다. 그동안 두 번의 임기를 했기 때문에 그만두고 물러서서 남은 내 삶을 정리할 계획도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3선 연임을 위한 첫 관문인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심사를 통과한 지 하루 만에 나온 전향적인 발언이다.
스위스 출장 일정을 마친 이 회장은 1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나 “지금 상황이 상황인 만큼 역대 (대한)체육회장님들과 경기단체, 시도체육회 관계자들과 논의한 뒤 조만간 거취를 결정하고 자리를 마련해 알릴 계획”이라고 이렇게 말했다. ‘출마를 안 할 수도 있나’라는 말에는 “그때 가서 결정하겠다. 지금은 뭐라 말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 회장은 그간 국회와 문화체육관광부의 공개적인 반대에도 내년 1월 열리는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미 3선 연임을 위한 절차인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허락도 받은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이 회장이 출마를 유보하겠다는 입장을 낸 데에는 지난 10일 국무조정실이 내놓은 조사 결과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무조정실은 이 회장 등 대한체육회 일부 직원에게 부정 채용, 금품수수, 횡령, 배임 등의 혐의가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무조정실의 조사 발표 뒤 문체부는 이 회장의 직무를 정지시켰다. 문체부는 이 회장의 연임을 허가한 스포츠공정위원회의 결정을 놓고서도 “공정성과 자정 능력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이 회장은 국무조정실 조사 결과를 놓고선 “1%도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체부 직무 정지 처분 또한 “절차를 밟아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13일 정부가 수사 의뢰한 대한체육회 부정 채용 관련 사건을 배당받아 내사를 시작했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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