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경찰학교 “적발 시 엄중 처벌”
충북 충주시에 소재한 중앙경찰학교 본부 전경.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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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충북 충주에 문을 연 중앙경찰학교는 경찰청 교육기관으로 신임 순경과 특채 경장 등을 9개월 간 교육하는 곳이다. 순경이 경찰 조직의 다수기 때문에, 대다수의 경찰들이 이곳을 거치고 본격적으로 경찰 업무에 들어간다.
그런데 이곳에 남자 경찰과 여자 경찰이 뒤섞이다보니, 일부 교육생은 경찰 교육보다 ‘연애’를 중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일선 경찰은 “이곳 식당, 매점, 중앙광장, 대운동장, 사격장은 거의 연애 데이트 코스가 됐다”고 했다. 경찰 안팎에선 중앙경찰학교를 두고 “소위 ‘임자’가 있는 사람도 이곳에 와서 이른바 환승을 하는 ‘중앙환승센터’가 됐다”는 말도 나온다.
또 이곳에서 교육을 받은 경찰들에 따르면 이곳 기숙사에선 남자방과 여자방이 서로 ‘방팅’을 하면서 소개팅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교육을 받던 중 서로 핸드폰 번호나 SNS를 공유한 뒤, “우리 방 사람들이랑 함께 미팅을 하자”며 서로 제안하는 것이다.
지난 9월 27일 충북 충주시 중앙경찰학교 대운동장에서 열린 신임경찰 제314기 졸업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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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경찰은 “애인 유무, 결혼 유무와 상관 없이 방팅에 참가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애인을 중앙경찰학교에 보내는 사람들 중 일부는 “중앙경찰학교에서 눈 맞고 다른 경찰과 사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일각에선 산 속에 고립된 위치를 이유로 꼽는다. 지리적 특성과 함께 9개월 가까이 수직적인 경찰 교육을 받다보니 압박감을 연애로 해소하려는 것은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남녀 생활관이 같은 공간에 있어 접촉 기회가 많다는 점도 활발한 연애 성사 요소로 꼽힌다.
경찰 관계자는 “혈기 왕성한 2030 경찰들의 자연스러운 연애를 지나치게 억압할 수는 없다”며 “교육에 지장이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건전한 교제를 한다면 혼인·출산 증가에도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다만 이런 자세를 가르쳐야 할 중앙경찰학교 교수들의 솔선수범이 선행돼야 하는 만큼, 이번 50대 교수의 성폭행 시도 사건은 경찰 내에서도 ‘충격적’이라는 반응이다.
중앙경찰학교 관계자는 본지에 “남녀 교육생의 연애는 교칙에 따라 엄정히 관리해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방지하고 있다”며 “교육생 자치회가 교육생 생활 규칙을 준수하도록 자체적으로 자정 활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현재는 학교 내 연애 활동 발각 시 벌점 부여 등 강력한 제재를 취하고 있다”고 했다.
[안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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