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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공매도 전면 금지

“공매도 전면 금지 낯부끄러운 일” 재개 의사 확고히 한 금감원장… 해외서도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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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1월 13일 홍콩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인베스트 K-파이낸스: 홍콩 투자설명회(IR) 2024'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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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가 전 종목에서 금지된 건 되게 낯부끄러운 일일 수 있습니다. 당국자들 역시 다 같은 생각이기도 합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공매도 정책에 관해 묻는 해외 투자자에게 이같이 답했다. 금융당국이 예고했던 대로 2025년 3월 말 이후 공매도를 재개하겠다는 취지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 원장은 전날 홍콩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인베스트 K-파이낸스: 투자설명회(IR) 2024′에 참석해 해외 투자자를 상대로 한국 정부의 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제재를 설명했다. 금감원의 해외 IR은 지난해 5월 싱가포르와 영국 런던을 시작으로 올해 미국 뉴욕과 홍콩에서 열렸다.

이 원장은 “홍콩에 온 주된 이유는 공매도 이슈와 관련해 (해외 투자자들의) 오해를 설명하기 위해서였다”고 했다. 이어 이 원장이 공매도 재개를 위한 금융당국과 업계의 계획을 밝히자, 해외 투자자들은 귀를 기울였다.

공매도는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파는 투자 기법이다.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해 타인에게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주가가 하락했을 때 주식을 사서 주식을 갚는 차입 공매도는 합법이지만, 그렇지 않은 무차입 공매도는 불법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데다가 불법 공매도 적발이 반복되고 있다는 이유로 모든 종목에 대해 공매도를 금지했다. 2025년 3월 31일부터 차입 공매도는 재개할 계획이다. 무차입 공매도는 계속 금지된다.

이 원장은 불법 공매도 검사를 연내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100% 약속할 수 없지만 욕심 같아선 (불법 공매도 검사를) 올해 안에 끝내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가 지나면 여기 계신 분들과 국내외 투자자가 조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리스크로 국내 시장을 불편하게 느끼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금감원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글로벌 투자은행(IB) 14곳에 대한 불법 공매도 조사를 시작했는데, 대부분의 회사에서 크고 작은 비위 행위가 발견됐다. 올해 7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옛 크레디트스위스(CS) 계열사 2곳에 대해 27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금감원이 조사 중인 모든 공매도 사건을 검찰로 넘겨 형사사건화 하는 것도 지양하겠다고 했다. 이 원장은 “의도적으로 오랜 기간에 걸쳐 조직적 무차입 공매도를 한 사건은 예외가 없다”면서도 “착오에 기인했거나 (국내) 규정이 희미해 벌어진 것들은 처리과정에서 사건을 (검찰에 넘겨) 형사화하는 것을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일부 해외 투자자들은 한국이 공매도를 더 빨리 재개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피터 스타인 아시아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ASIFMA) 대표는 “공매도 금지 조치가 빨리 해제되기를 바란다”며 “(그래야) 투자자들은 헤지(Hedge·위험 회피)하는 데 도움을 받고, 시장 유동성도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공매도 재개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도 기여해 많은 해외 투자자가 가장 역동적인 한국으로 모여들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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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숙 한국거래소 기업밸류업지원부장이 11월 13일 홍콩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인베스트 K-파이낸스: 투자설명회(IR) 2024'에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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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IR에선 금감원과 한국거래소의 실무 직원이 나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도 소개했다. 임잔디 금감원 자본시장감독국 팀장은 “한국 증시의 저평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펀드의 독립적인 의결권 행사 등 기관 투자자가 주주 이익을 최우선으로 대변하는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시장의 선진화를 위해 정책적 뒷받침을 약속했다. 임 팀장은 “시장 신뢰를 심각히 훼손하는 불법 공매도 등을 근절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며 “제재와 처벌을 강화해 시장 인프라를 정비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채통합계좌 활성화와 법인식별기호(LEI) 인정 범위 확대, 영문 공시 단계적 확대 등 외국인 국내시장 접근성과 거래 편의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했다.

윤재숙 한국거래소 기업밸류업지원부장은 밸류업 프로그램의 주요 경과와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윤 부장은 “밸류업 공시를 한 기업의 주가는 연평균 수익률은 17%로 코스피지수를 상회했다”고 말했다. 올해 초부터 이달 1일까지 코스피지수는 4.25% 내렸다.

현재 밸류업 공시를 한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는 전체 2612곳 중 46곳에 불과하지만 연말까지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게 윤 부장의 설명이다. 그는 “주요 대기업은 올해 4분기(10~12월)부터 (밸류업) 공시를 시작할 것”이라며 “프로그램의 시장 안착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문수빈 기자(be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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