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11월 13일 홍콩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인베스트 K-파이낸스: 홍콩 투자설명회(IR) 2024'를 개최했다./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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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은 단기적 주가 부양이 아닌, 경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3일 홍콩에서 열린 ‘인베스트 K-파이낸스’ 투자설명회(IR)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IR은 홍콩에 있는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한국 증시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금융감독원과 지자체, 금융권이 공동으로 주최한 행사다.

이 자리엔 유형철 주홍콩대한민국총영사, 피터 스타인 아시아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 최고경영자(CEO), 리춘보 CITIC CLSA 대표 등을 비롯해 102개 기관에서 230명이 참석했다. CITIC CLSA는 중국 중신증권의 자회사다.

이 원장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짧은 기간 안에 주가를 올리기 위한 정책은 아니라는 것을 명확히 했다. 그는 “한국 정부는 기존 산업은 물론 인공지능(AI) 기술, 바이오 등 미래 신성장산업까지 산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성장 동력을 다각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입을 뗐다. 그러면서 “금융당국도 기업이 투자자와 소통을 강화할 수 있도록 자율공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겠다”며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 우수기업에 대한 세제 지원을 통해 자발적 동참을 유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의 향후 계획 공시가 핵심인 밸류업 프로그램 외에 건전한 자본시장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정책의 손질도 예고했다. 이 원장은 “기업의 성장뿐만 아니라 그 결실이 주주에게 고르게 배분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며 “자본시장의 경쟁력 강화와 주주 이익 보호를 위해 기업지배구조 개선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연기금 등 기관 투자자가 적극적으로 상장사 경영진을 감시하고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스튜어드십 코드 가이드라인의 실효성을 높일 방침이다. 현재도 주요 기관 투자자들이 의결권 행사를 능동적으로 하도록 유도하는 자율지침인 스튜어드십 코드가 존재하고 있으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합병 공시와 합병가액 외부평가 기준도 강화한다. 이 원장은 “과도한 경영권 분쟁으로 인한 소액주주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함이다”라고 설명했다. 상장사 간 합병해 그 가액을 산정할 땐 주가(최근 1개월간 평균종가, 최근 1주일간 평균종가, 최근일 종가를 거래량으로 가중평균한 뒤 산술평균한 값)가 기준인데, 주가 외에도 여러 기준을 검토하겠다는 뜻이다.

이 원장은 그간 외국인 투자자들의 편의를 위해 국내 제도를 바꾼 사례도 설명했다. 그는 “국내에 계좌가 없는 외국 투자자들도 한국 국채를 쉽게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며 “법인식별기호(LEI) 인정 범위를 확대하는 등 제도 변경에 따른 불편사항도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있다”고 했다.

또 금융당국은 상장기업의 영문공시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고 있다. 국제표준(XBRL) 기반의 보고 체계를 가동해 공시 자료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있기도 하다.

이 원장은 “지난주 한국은 금융투자소득세를 폐지하는 방향으로 정치권이 한 데 뜻을 모았다”며 “이와 같이 한국은 급격한 자금 이탈에 대한 시장 참여자의 우려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계속 정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공매도 관련 부당 행위를 예방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 구축을 차질없이 진행하는 등 투명한 투자 환경 조성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이 원장은 “한국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은 자본시장을 선진화하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결실을 보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본시장 선진화를 장기적 관점에서 일관되게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수빈 기자(be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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