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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이 사람을?" 공화당 충격…'자격미달' 충성파로 채우는 트럼프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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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행정부 인선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주요 후보자들의 자격 미달 논란이 불붙고 있다. 충성심을 최우선 기준으로 내세우다 보니 관련 경험이 부족한 인물들이 정부 요직에 등용되고 있단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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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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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13일(현지시간) 법무장관에 맷 게이츠 공화당 하원의원을 지명한 것을 두고 당내에서도 충격적이란 반응이 나온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수잔 콜린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충격적인 선택"이라면서 "청문회에서 많은 의혹이 제기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파격 인선이 상원 인준 과정에서 같은 당인 공화당 내 온건파 의원들과 갈등을 빚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게이츠 의원은 로스쿨을 졸업해 변호사로 활동한 경험이 있지만 2년 정도로 짧은 데다 검사 같은 법무부 관련 이력은 전무하다. 되레 17세 소녀와 성매매했다는 혐의로 법무부의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사실상 트럼프가 지난 수년 동안 자신을 공격했던 법무부를 통제 아래 두기 위해 '예스맨' 게이츠를 발탁했다는 게 외신의 지적이다. 트럼프는 집권 1기 자신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던 제프 세션스와 윌리엄 바 당시 법무장관들을 선택한 것에 대해 후회를 표한 바 있다. 트럼프와 가까운 한 소식통은 로이터에 "게이츠는 트럼프가 말한 대로 할 것이고, 그런 이유로 그가 발탁된 것 같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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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 게이츠 미국 법무장관 지명자자/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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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털시 개버드 전 민주당 하원의원을 국가정보국장(DNI)으로 지명한 것을 두고도 뒷말이 나온다. 민주당이었다가 친트럼프로 전향하며 공화당으로 당적을 바꾼 개버드 전 의원은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국가안보국(NSA), 국방정보국(DIA) 등 18개 정보기관을 총괄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아야 하지만 정보 업무에 대한 직접적 경험은 거의 없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또 개버드 전 의원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두고 러시아에 우호적인 발언을 해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개버드 발탁은 동맹국들에 우려를 불러일으킬 만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CIA 요원으로 활동했던 애비게일 스팬버거 민주당 하원의원은 X를 통해 "개버드 지명에 깜짝 놀랐다"면서 "그는 (큰 자리를 맡을) 준비가 안 됐고 그럴 능력이 없을 뿐 아니라 음모론에 빠져 있으며 바샤르 알-아사드와 블라디미르 푸틴 같은 독재자들을 옹호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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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장(DNI) 지명자/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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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전 국방장관으로 지명된 피트 헤그세스 역시도 자질 논란이 제기된 터다. 그는 참전 용사로 활약한 공로로 동성 훈장을 받은 적이 있지만 우크라이나와 중동 등 두 개의 전쟁이 동시에 진행되고 중국의 위협이 날로 커지는 상황에서 세계 최강인 미국 국방 병력을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이란 지적이 줄을 잇는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마이클 오핸런 수석 연구원은 "주류 인사들 사이에서 가장 우려되는 건 그가 깨어있는 군대와 군 최고지도자들을 향해 허구에 가까운 비난을 퍼붓기 위해 발탁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주요 후보자들의 자질 논란의 배경엔 트럼프 인선의 기준이 있다. 집권 1기 비서실장, 국가안보보좌관, 국무장관, 국방장관 등이 등을 돌린 경험이 있는 트럼프는 집권 2기엔 소신을 내세우지 않고 배신하지 않을 충성파로만 채우겠단 복안이다.

트럼프 집권 1기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내다 반트럼프로 돌아선 존 볼턴은 가디언을 통해 "충성심이란 단어가 자주 쓰이는데 그건 잘못된 표현"이라며 "트럼프가 보좌관들에게 원하는 건 쓸데없는 복종심"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그들의 복종을 받을지 모르겠지만 그게 그의 임기에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라며 "또 그것은 분명히 나라에 도움이 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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