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13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돌아온 걸 환영한다”며 “순조로운 정권 이양을 기대한다”고 했고, 트럼프 당선인은 “정치는 어렵고(tough) 늘 좋은 날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두달여 뒤 퇴임할 바이든을 위로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오늘은 좋은 날”이라며 웃었다. 이날 회동엔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비서실장과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 지명자가 배석했다.
━
2시간 비공개 회동…‘질문 리스트’ 챙겨온 트럼프
두 사람은 30초간 기자들 앞에서 덕담을 나눈 뒤 2시간 가량 비공개로 대화했다.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은 “회동은 화기애애하고 품위 있고 실질적이었다”며 “트럼트 당선인이 상세한 질문 목록을 갖고 왔고, 바이든 대통령은 모든 질문에 답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두 사람의 구체적 대화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잔피에어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확실히 당선인에게 항상 소통 라인을 열어놓을 것”이라며 정권 이양을 위한 대화가 추가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13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트럼프는 회동 뒤 뉴욕포스트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문제를 논의했다”면서도 역시 구체적 논의 사안에 대해선 입을 닫았다. 두 사람의 긴 악연에 대해선 “정말 긴 힘든 시간이었다”면서도 “양측 모두 많은 일을 해왔고, 바이든은 선거운동 뿐 아니라 다른 것들도 매우 잘 해냈다”며 바이든을 칭찬했다.
현직 대통령과 당선인 간의 회동은 미국 정치의 오랜 전통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2020년 대선 패배에 불복하며 바이든을 백악관으로 초대하지 않은 것은 물론, 바이든의 인수위원회에 대한 정보 접근 권한을 부여하는 것마저 거부했다. 한편 이날 회동엔 트럼프의 배우자 멜라니아 여사가 선약을 이유로 불참했다. 그러자 질 바이든 여사는 영부인과 관련된 권한 이양 내용을 담은 편지를 보냈다. 또 통상 대통령들의 회동과 함께 이뤄졌던 부통령간의 별도 회동도 성사되지 않았다. 바이든의 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패배한 카멀라 해리스다.
━
하원도 과반 돌파…‘트라이펙타’ 달성한 트럼프 ‘날개’
두 사람의 회동이 끝날 무렵 공화당은 435명을 선출하는 하원의원 선거에서 과반 의석을 돌파했다. 아직 개표가 진행되는 가운데 이날까지 공화당이 확보한 하원 의석은 과반인 218석이다. 상원의 경우 이미 100석 중 과방인 53석을 확보한 상태다. 이로써 트럼프와 공화당은 행정부는 물론 입법부의 상·하원을 모두 석권하는 ‘트라이펙타(trifecta·3연승)’를 완성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의 국회의사당에서 하원 공화당 의원들과 만나며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내년 1월3일 공화당이 양원을 장악한 의회가 개원하고, 곧이은 20일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하면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전례를 찾기 어려운 강력한 통치 기반을 갖추게 된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는 1기 행정부 때 보수 성향 대법관 3명을 연달아 임명했기 때문에 현재 연방대법원의 보수와 진보 성향 대법관 비율은 6대 3으로 압도적인 보수 우위 상황이다. 종신제를 택하고 있는 미국의 대법관 임명 원칙에 따라 만약 트럼프 재임 기간 대법관의 결원이 발생할 경우 보수 성향 대법관의 비중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결국 트럼프는 사실상 행정·입법·사법 3권을 장악한 상태에서 2기 행정부를 운영하게 됐다는 의미다. 강력한 정책 추진의 기반이 마련됐지만, 반대로 아무런 견제를 받지 않는 무소불위의 권력 행사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
상원 원내대표 선거에선 ‘친트럼프’ 후보 낙선
한편 이날 치러진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선거에선 정부효율부서 수장을 맡게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등 트럼프의 최측근 인사들의 강력한 지원을 받았던 릭 스콧 의원(플로리다)이 낙선하고 과거 트럼프와 악연이 있는 존 튠 의원(사우스다코타)이 당선됐다. 스콧 의원은 튠 의원과 존 코닌 의원(텍사스) 등 3명이 대결한 선거에서 결선에도 오르지 못하고 1차 투표에서 탈락했다.
공화당 상원의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존 튠 상원의원이 13일(현지시간) 국회의사당에서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상원 원내대표로 당선된 튠 의원은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의 ‘음담패설 녹음파일’이 유출되자 후보 사퇴를 요구했고, 2018년 트럼프 1기 초반 북미 자유무역협정 탈퇴가 추진됐을 때도 분명한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2020년 트럼프가 대선 결과에 불복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그러다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의 대세론이 굳어진 이후부터 트럼프 지지 입장으로 선회했다. 튠 의원은 이날 당선 소감을 밝히면서도 “(상원의) 공화당 팀은 트럼프 대통령(당선인)의 국정 의제를 중심으로 단합돼있다”며 트럼프에 대한 협조 의사를 분명히 했다. 다만 트럼프와 오랜 대립각을 세워온 그가 논란이 있는 일부 인사 등에 대한 상원의 인준 과정에서 무조건적인 협력을 하게 될지에 대해선 현지 언론들은 미지수라고 평했다.
튠 의원은 한국과도 인연이 있다. 그는 지난 9월 7명의 상원 대표단과 함께 방한해 윤석열 대통령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을 만났고, 방한 중엔 한·미·일 경제대화에도 참석했다. 재계 인사 가운데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만났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