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전날 여당 단독 개의로 예산안을 소위원회에 회부한 것에 대해 항의하는 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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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14일 여당이 전날 단독으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법안을 상정한 뒤 소위에 회부한 데 강하게 항의했다. 민주당은 이를 ‘날치기 통과’로 규정하고 국민의힘 소속 송언석 기재위원장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기재위 야당 간사인 정태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기재위 상임위를 당분간 파행시킴으로써 2025년도 예산안에 대한 위원회 차원의 심의를 봉쇄하고자 하는 것이 국민의힘의 의도”라고 비판헀다. 정 의원과 기재위 소속 민주당 김영환·임광현·정일영 의원은 “국회법을 위반했다”며 이날 국회 의안과에 송 위원장에 대한 징계결의안을 제출했다.
앞서 민주당은 전날 기재위 예산결산기금심사 소위원회에서 4조8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정부 예비비를 절반 규모(2조4000억원)로 삭감하는 안을 야당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국민의힘은 예비비 삭감에 항의해 표결에 불참하고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이후 국민의힘은 오후 5시10분쯤 단독으로 전체회의를 열어 국가재정법·국유재산특례제한법 개정안 등 법률안을 일괄 상정한 뒤 소위원회에 안건을 회부하기로 의결했다. 이에 기재위 야당 의원들은 전날 송 위원장을 찾아 회의 3분 전(오후 5시7분) 회의를 소집한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으며, 회의장에 도착한 때는 이미 산회한 상태였다고 항의했다.
여야 간 합의한 일부 법안의 경우 쟁점이 남아있어 대체토론을 하기로 했으나, 여당이 전날 단독으로 법안을 상정해 소위로 넘기면서 토론 기회를 갖지 못하게 됐다는 것이 야당쪽 설명이다. 정 의원은 “전날 오후 4시30분 여당 간사(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와 만나 타협안을 제시하며 정부·여당 설득을 촉구했다”며 “법적으로 문제가 없으니 우리가 잘했다는 정도의 인식으로 국정을 운영하니 대통령 지지도가 20%가 안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기상 민주당 의원은 “어제 위원장 방에 야당 국회의원이 아니라 시민들이 계셨더라면 위원장께 더 심한 말씀을 드렸을 것”이라며 “강도나 도둑이 도망가는데 우선 잡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송 위원장은 “표현이 심하다”고 경고했다. 윤호중 민주당 의원은 “국회의원이 가진 입법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라고 했고,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회의를 참석하지 못하게끔 공지하고 회의를 날치기로 통과하는 경우는 처음인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송 위원장은 “국회법에서 정한대로 적법한 절차를 거쳐 회의를 진행해왔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당은 책임을 야당에 돌리며 방어에 나섰다.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은 “예결위에서의 감정적, 보복적인 회의 진행과 결정에 대해 먼저 사과하라”라며 “위원장실에서 무례하게 반말, 폭언한 분들은 국회의원으로서의 품격을 우리 스스로 찾지 않으면 국민들로부터 버림받을 것”이라고 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예비비 증액 필요성을 강조하며 “국가원수가 예정에 없던 정상외교를 하는 비용으로 쓰기도 한다. 누구처럼 타지마할이나 관광해서 쓴 경우도 있지만 예비비는 그런 항목”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예정된 기재위 조세소위는 여야 갈등의 여파로 야당 의원들이 불참하면서 열리지 않았다. 이날 조세소위에서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골자로 하는 세법 개정안이 논의될 예정이었다.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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