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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4월 구두개입’과 달랐던 구두개입성 메시지…외환시장 반응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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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경제부총리, 외환시장 개장 3시간 전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 개최
최 부총리 “변동성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적극적 시장안정조치” 발언
시장안정화 의지 메시지가 ‘구두개입’ 발언으로 해석…4월 공식 구두개입 때와 달라


이투데이

코스피가 두 달만에 2500선을 내주고 환율도 1400원을 재돌파한 1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에서 관계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49.09(1.94%) 하락한 2482.57에 코스닥은 18.32(2.51%) 하락한 710.52에 장을 마감했다. 환율은 2년만에 종가 기준 1400원을 넘어섰다. 신태현 기자 holjj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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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개입성 발언’으로 해석될 만큼 정부가 시장안정화 조치 의지를 강하게 밝혔으나 외환시장 반응은 시큰둥했다. 원·달러 환율은 주간 기준으로 3거래일째 1400원대에서 거래를 마쳤다.

1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로 1405.1원을 기록했다. 12일(1403.5원), 13일(1406.6원)에 이어 3거래일째 주간 종가가 1400원대에서 이뤄졌다.

서울외환시장은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으로 오전 10시에 개장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주간 종가(1406.6원)보다 3.0원 낮은 1403.6원으로 장을 시작했다. 13일 익일 새벽 2시 종가가 1397.5원을 기록하며 1400원을 밑돌았으나 다시 1400원대에 진입한 것이다. 장중 고점 1409.3원까지 오른 후 상승폭을 축소해 1405원선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구두개입성 메시지’로 확대 해석된 시장안정화 의지 발언


이날 외환시장의 관심은 외환당국의 시장안정화 의지 발언에 어떻게 반응하느냐로 쏠렸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당일 오전 7시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박춘섭 경제수석,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등과 함께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개최했다.

최 부총리는 관계기관에 “상황별 대응계획(Contingency plan)에 따른 공조·대응체계 유지에 만전을 다하는 한편,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는 경우에는 적극적 시장안정조치를 적기에 신속히 시행해달라”고 당부했다. 시장 안정화에 대한 의지를 재차 밝힌 것이다.

해당 메시지를 두고 ‘구두개입’이란 해석이 나왔으나 외환당국은 통상적인 구두개입과는 다른 ‘구두개입성’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구두개입은 기재부와 한국은행이 국장급, 차관보급 등으로 담당 직급을 정한다. 그리고 해당 문구를 두 기관의 출입 기자단에게 엠바고(보도 유예) 시간을 설정해 배포한다. 이후 정해진 시간에 해당 문구가 공식화되면서 구두개입이 이뤄졌다고 본다.

올해 4월 16일 구두개입을 했을 당시 기재부 국제금융국장과 한은 국제국장이 장중에 ‘외환당국 공식 구두개입’이란 메시지 하에 “외환당국은 환율 움직임, 외환수급 등에 대해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나친 외환시장 쏠림 현상은 우리 경제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날의 경우 외환시장 개장 3시간 전에 경제부총리가 시장안정화 조치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구두개입이라는 것이 사전적인 정의가 있는 것은 아니고 어떻게 보면 언론이나 시장의 해석 영역”이라며 “오늘 발언은 ‘구두개입성’으로 볼 수 있는데 공식 구두개입이라는 게 정답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관장의 (시장안정화) 의지가 있는 부분이고, 실개입 수반 여부는 사전에 얘기하기 어렵다”며 “한다 안 한다고 언급하는 게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부연했다.

한은 관계자는 “변동성에 대해서는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며 “부총리께서도 시장이 과도하게 변동할 경우 시장 안정화 조치를 한다고 시장 안정화 메시지를 내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안정화 의지 발언이 구두개입성 발언으로까지 해석됐지만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외환당국의 개입 효과가 단기적이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외환시장 담당 연구원은 “달러화가 강세인 요즘같은 상황에서 실개입을 한다면 외환보유액 낭비로 볼 수 있다”며 “트럼프2기 정책이 우리나라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라는 것을 정부도 인식하기 때문에 그런 긴장감을 표출하는 과정에서 (시장 안정화 메시지가) 평소와 다르게 읽혔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실개입에 대한 기대감도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며 “개입은 환율 레벨을 약간 낮추는 것뿐이지 아예 방향을 바꾸지는 않는다”고 부연했다.

[이투데이/서지희 기자 (jhsseo@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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