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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시진핑, 퇴임 앞둔 바이든 만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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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페루 리마에서 미·중 정상회담

경향신문

2022년 11월 발리 G20 정상회담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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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외교 무대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계기로 미·중 관계 안정화와 한·중, 중·일 관계 개선을 시도하리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대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백악관은 13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오는 16일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페루 리마에서 회담한다고 밝혔다. 두 정상의 만남은 이번이 세 번째이며, 바이든 대통령 퇴임 전 마지막 회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해 11월 샌프란시스코 정상회의를 통해 이룬 성취를 평가하고 권력을 이양하는 향후 두 달간의 안정적 양국 관계 관리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중요한 회담이다. 단순한 작별인사가 아니라 미·중 간의 오랜 관계를 돌아보는 요소가 있을 것”이라며 “미·중 간의 중요한 순간이자 (바이든 행정부가) 권력을 이양하는 앞으로의 두 달 동안 어떠한 문제에도 맞닥뜨리지 않으려면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이 있다”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의 미국 유입 방지, 미·중 간 인공지능(AI) 군비 경쟁에 따른 위험 관리, 기후 문제 등 공통점이 있는 분야에서 중국과 진전을 공고히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바이든 대통령이 회담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에 대한 중국의 지원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장 파병, 중국 쪽의 미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 대만해협 현상 유지, 남중국해 문제 등도 회담에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 주석이 미국 대선 이후 레임덕을 맞은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기로 결정한 것은 트럼프 당선인을 겨냥해 안정적인 미·중 관계를 원한다는 신호를 내보내는 것으로 해석된다. 차기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탐색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윤선 중국 전문가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중국은 일관성 있는 메시지를 보내고 싶어한다”면서 “중국 지도부가 차기 행정부와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길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트럼프) 차기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SCMP는 트럼프 당선인이 귀담아들을 가능성은 적다고 전했다.

주재우 경희대 교수는 “시 주석은 트럼프 당선인에게 ‘역사는 중·미가 협력하면 모두에게 이롭고 싸우면 모두가 다친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강경책에 가만있지 않겠다고 한 것”이라며 “마지막 정상회담을 통해 차기 미국 행정부의 노선과 대선 이후 미국 분위기를 파악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2016년에도 미국 대선 이후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퇴임을 앞둔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을 만났다. 벤 로즈 전 오바마 행정부 외교정책 고문은 회고록 <있는 그대로의 세계>에서 시 주석이 당시 오바마 대통령에게 트럼프 당선인에 대해 물었다고 전했다.

중국이 다자외교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노선을 오히려 중국의 우군을 확대하는 기회로 삼으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최근 몇 달 동안 미국의 주요 동맹국 및 파트너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NHK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도 조율 중이다. 지난달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나 중·인 관계 회복을 선언했다. 중국은 지난 1일 한국을 비롯한 9개국을 대상으로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는 조치도 발표했다. 한국을 새로 무비자 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주중 한국대사관조차 사전에 알지 못한 ‘깜짝’ 조치였다.

한·중 정상이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 만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중 정상회담에 대해 열심히 협의 중이기 때문에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이 크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뉴탄친은 미 대선 직후인 지난 7일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공약이 중국뿐 아니라 독일·일본·한국·캐나다 등 미국의 여러 동맹국도 겨냥하고 있고 라틴 아메리카를 비롯한 제3세계가 겪는 어려움을 격화시킬 것이라며 “(중국은) 이런 상황을 파악하고 주동적으로 나아가 이들 국가와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전했다.

리밍장 싱가포르 난양공대 교수는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는) 내년 1월까지 시간이 많지 않다”며 “중국 관리들은 (APEC 정상회의라는) 큰 이벤트를 통해 지금 당장 국제관계에서 새로운 서사를 써내려 하고 있다”고 CNN에 말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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