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트럼프 ‘정권인수’ 회동
악수 나누며 평화로운 모습 보여
상세한 질문 목록 가져간 트럼프
바이든, 모든 질문에 상세히 답변
우크라 전쟁·중동 문제 등도 논의
‘실상은 긴장감 가득’ 후문도 나와
악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13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악수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1월 퇴임 이후 46개월 만에 백악관을 찾은 트럼프 당선인에게 악수를 청하며 “축하한다”고 말했고, 트럼프도 “고맙다”며 손을 맞잡았다. 워싱턴=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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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만난 두 사람은 악수로 대화를 시작했다. 지난 6월 대통령 후보 TV 토론에서 악수도 하지 않은 것과는 대조되게 화기애애한 모습이었다. 두 사람의 만남은 바이든 대통령이 평화로운 정권 이양을 위한 백악관의 전통에 따라 차기 대통령인 트럼프 당선인을 초청해 성사됐다. 4년 전인 2020년 대선이 끝난 뒤에는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아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동이 이뤄지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이 먼저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축하한 뒤 “순조로운 정권 이양을 기대한다. 필요한 것들을 충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며 ”(백악관에) 돌아온 걸 환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매우 고맙다. 정치는 어렵고, 많은 경우 그리 좋은 날만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오늘은 좋은 날”이라며 “정권 인수가 매우 순조로워 감사하다”고 답했다.
이어 비공개로 진행된 회동과 관련해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은 ”매우 화기애애하고 품위 있고, 실질적이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잔피에어 대변인은 두 사람이 국가 안보와 국내 정책을 포함한 다양한 이슈를 두고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으며,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상세한 질문 목록을 갖고 왔고 바이든 대통령은 모든 질문에 답변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재난 대응 추경 예산 확보 등을 내년 1월 퇴임까지 해야 할 주요 의제로 제시했지만, 기밀 사항을 공유하지는 않았다고 소개했다. 이 목록은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작성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잔피에어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은 분명히 트럼프 당선인에게 항상 소통 라인을 열어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13일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만나 약 2시간 동안 회동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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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인은 뉴욕포스트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문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그는 “나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그의 의견을 물었고, 그는 내게 답했다”며 “우리는 중동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미국의 입장이 뭔지, 그의 생각이 뭔지 알고 싶었고, 그는 매우 친절히 알려줬다”고 했다. 대화 내용을 구체적으로 전하지는 않았다. 트럼프 당선인은 두 사람 관계에 대해선 “정말 긴 힘든 시간이었다”면서도 ”서로 회동을 즐겼다. 양측 모두 많은 일을 해왔고, 그는 선거운동과 다른 것들도 매우 잘해냈다”고 바이든 대통령을 칭찬하기도 했다. 그는 내년 1월 20일 취임식 직전 바이든 대통령과 다시 만나길 바란다면서 “오벌 오피스는 매우 아름답다. 나는 분명히 다시 오기를 고대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다만 이날 화기애애한 모습은 연출된 것이고, 실상은 긴장으로 가득 차 있었다는 후문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한 백악관 고위 보좌관이 이날 문자메시지를 보내 “힘든 날(Rough day)”이라고 이날 백악관의 분위기를 묘사했다고 전했다. 문자메시지의 수신자는 언급되지 않았다. 트럼프 당선인은 바이든 대통령의 재임 중 행위를 조사하겠다고 선거 기간 밝힌 바 있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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