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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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1년 대선을 앞두고 불거진 ‘대장동 특혜개발 의혹’으로 3년여의 시간 동안 전방위적 수사를 받은 끝에 오는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첫 1심 선고를 받는다. 야권의 ‘원톱’으로 꼽히는 이 대표의 1심 선고 결과는 당장의 유·무죄 논란을 불러오는 건 물론, 장기적으론 정치 지형 자체를 흔들 수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이 대표는 2021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토교통부가 백현동 부지 용도 변경을 안 하면 직무유기로 문제 삼겠다고 협박해 어쩔 수 없이 응했다”고 말하고, 같은 해 12월 방송 인터뷰에서 대장동 특혜개발 의혹 사건 수사를 받다가 숨진 김문기씨를 모른다고 말한 혐의(허위사실 공표)로 이번 재판에 서게 됐다.
재판부가 15일 이 대표에게 ‘무죄’ 판결을 할 경우, 대선 이후 줄곧 따라붙었던 ‘사법리스크’란 꼬리표 하나를 일단 뗄 수 있게 된다. 이 대표는 14일 부인 김혜경씨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자 “천번을 향하는 무수한 압수수색, 수백 명의 소환조사, 사람들이 목숨을 버릴 만큼 강압적인 수사로 없는 먼지를 털어 만든 기소장이 연거푸 날아오고, 구치소에서 구속을 대기하기도 했지만, 진실은 나의 편이라 얼마든지 견뎌낼 수 있었다”고 심경을 밝혔다. 1심 무죄 판결이 나오면 지난 3년여 간의 수사가 ‘정적을 탄압하기 위한 수사’라는 그의 주장에 힘이 실릴 수 있다.
야당은 이 대표의 무죄 선고가 ‘대정부 투쟁’을 위한 땔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을 비롯한 각종 비리 의혹들로 전운이 고조되는 시기에 지지층이 뭉칠 근거가 돼주기 때문이다. 친이재명계 초선 의원은 “지금 국정을 향한 분노는 충분하다. 이 대표에게 유죄가 선고돼 분노에 분노 한 스푼을 더하는 것보다는, 무죄가 선고돼 우리 쪽 지지층에게 자신감을 더할 경우 광장의 열기가 뜨거워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에게 유죄가 선고될 경우, 형량에 따라 그와 민주당의 운명도 갈릴 수 있다. 민주당 안에선 이 대표가 유죄를 선고받더라도 대여 투쟁의 동력은 쉽게 휘발되지 않을 거라고 보고 있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이미 이 대표는 정치 수사를 받고 있다는 여론이 모여 있기 때문에 유죄 선고가 곧바로 정치적 위상을 훼손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선거법 사건에선 벌금 100만원의 확정 판결을 받으면 의원직을 잃고 향후 5년간 선거에 출마하지 못한다. 1심 재판부가 벌금 100만원 이상 또는 금고형을 선고할 경우 이 대표가 입을 상처는 치명적이다. 대법원에서 최종 유죄가 확정되면 대선에 출마할 수 없게 되는데, 당장 대법원 선고까지 가는 동안 내내 사법리스크 논란에 휘말려 리더십을 의심받을 수 있다.
이런 탓에 여당은 이 대표 선고를 앞두고 집중 공세를 펴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선고를 앞두고 민주당에서는 당선무효형이 나오면 (대선 선거비용) 434억원을 토해내야 하고, 이를 토해내면 다수당인 민주당이 공중분해될 것이라는 일종의 ‘자해 마케팅’으로 판사를 겁박하며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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