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폭스뉴스에 출연한 제임스 카라파노 헤리티지재단 선임고문. 사진 폭스뉴스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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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게 발등의 불은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전쟁입니다.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를 다시 추진하고 싶어하겠지만 국가안보회의 최우선순위 목록에 못 들어갈 가능성이 큽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인수위원회 외교분과를 이끌었던 제임스 카라파노 헤리티지재단 선임고문은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트럼프 1기 때는 세계가 조용했지만 지금은 두 개의 전쟁이 벌어졌고 미국이 우선적으로 다뤄야 할 현안이 쌓여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북한과의 외교 재추진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후순위로 밀려날 공산이 크다”며 “미국에서도 북한과 스몰 딜을 추진해야 할 이유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했다. 미국의 핵무기 현대화에 대한 초당적 지지가 있고 우주 역량과 미사일 방어 역량을 계속 강화할 것인 만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역량 제한과 제재 완화를 맞바꾸는 스몰 딜에 대해 미국이 더는 관심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카라파노 선임고문은 미국과 일본의 행정부 교체로 앞날이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한ㆍ미ㆍ일 3국 안보 협력과 관련해서는 “강력한 3국 협력은 역내 전략에서 필수적이며 트럼프 2기도 그 중요성을 부정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중국 견제를 위해 오히려 한ㆍ미ㆍ일 방위 역량의 극대화를 원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2016년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인수팀에 참여한 카라파노 선임고문은 당시 외교안보 분야에서 가장 많은 조언을 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다음 해 1월 트럼프 1기 행정부가 들어선 뒤 외교정책과 국가안보 전략에도 그의 제안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평이 나온다. 카라파노 선임고문 인터뷰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서면으로 이뤄졌고 이후 12일 추가로 진행됐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이틀째인 2019년 2월 28일 당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회담 도중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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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발등의 불은 우크라ㆍ중동”
Q : 트럼프 2기 외교정책의 최우선 순위는 무엇인가?
A : “우크라이나, 중동은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트럼프는 이 문제부터 해결해야 할 것이다. 여전히 미국의 발목을 잡고 있는 중국도 중요하지만, 트럼프가 인도태평양에 더 많은 자원을 집중할 수 있으려면 유럽과 중동에서의 안정이 우선 필요하다. 트럼프 2기 외교정책의 핵심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회원국들이 유럽 방어에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차기 행정부가 나토를 탈퇴하거나 우크라이나를 포기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트럼프가 인선을 하면서 국가안보팀 구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 것이 인상적이다.”
Q : 트럼프 2기가 들어서면 지난 10월 타결된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은 뒤집힐 가능성이 큰가.
A : “알 수 없지만, 트럼프가 말하는 것은 ‘당신도 우리만큼 안보에 신경을 쓰고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2기 정부는 토론과 협상을 시도할 것이다. 양국의 윈윈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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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서도 한미일 3국 협력 중요”
Q : 일본 기시다 후미오 정부가 바뀐 데 이어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내년 1월 교체된다. 한ㆍ미ㆍ일 3국 안보 협력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는 우려가 있는데.
A : “트럼프 2기도 3국 안보 협력의 중요성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의 관계는 ‘변화’보다 ‘영속성’에 방점이 찍혀 있는 단계다. 쿼드(Quad, 미국ㆍ인도ㆍ일본ㆍ호주 4자 안보 협의체)는 이 지역 내 미국 관여의 초석으로서 계속 유지될 것이다.”
Q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트럼프의 ‘귀환’을 어떻게 볼까. 북ㆍ미 대화 재개 가능성을 어떻게 전망하나.
A : “2년 뒤 중간선거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기간에 성과를 내야 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로선 시간이 많지 않다. 트럼프는 물론 북한과의 외교를 다시 추진하고 싶어할 것이지만 외교안보 우선순위에서는 뒤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가 다시 진지하게 협상에 임하게 만들려면 북한이 더 많은 행동을 바꿔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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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ㆍ러 군사밀착, 美 재관여 정책에 영향”
러시아 독립 언론기관이라고 주장하는 ‘아스트라’(ASTRA)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텔레그램 채널에 북한군으로 보이는 군인들이 건물 외부에 서 있는 모습을 촬영해 게시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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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북한의 정규군 파병 등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협력이 강화되고 있는데, 트럼프 2기에서 북ㆍ러 관계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A : “북ㆍ러 군사 밀착은 북한에 대한 미국의 재관여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북한이 유럽 내 전쟁에 참전하는 한 미국에서는 북한과의 외교에 관심을 두지 않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대북특별대표를 지낸 스티브 비건 전 국무부 부장관은 12일 뉴욕에서 열린 대담에서 “2기 정부에서 북한에 어느 정도 관여가 있을 것이지만 적어도 최우선 순위 관심사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거론하며 “북한은 물론 미국의 이해관계에 있어 수많은 함의를 가진다”고 했다. 미국의 대북 정책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Q : 트럼프 2기에서 주한미군 감축 또는 철수가 논의될 가능성은.
A : “미국이 주한미군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켜도 될 만큼 한국 내 전력 구조가 충분한 것은 아니다. 개인적인 견해인데, 현상 유지가 최우선이다.”
Q : 지난 8월 수정된 공화당 정강에서 ‘북한 비핵화 목표’가 빠졌는데, 이를 어떻게 봐야 하나.
A : “비핵화로 이어지지 않는 북한과의 거래는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트럼프가 퇴임한 2021년과는 다른 세상이므로 미국의 국익을 보호하고 역내 동맹국 국익을 존중하는 최선의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Q : 북한 핵 위협이 커지면서 미국이 제공하는 확장억제만으로 불충분하다며 전술핵을 재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데.
A : “확장억제가 앞으로 더 효과적일 것이다. 대북 억지력은 상당히 견고하다. 그리고 북한은 핵전쟁을 일으키지 못할 것이다. 북한 정권의 유지를 보장받기 위해 핵무기를 개발했는데, 핵전쟁을 일으키는 날 북한 정권은 종말을 맞이할 것이기 때문이다.”
☞제임스 카라파노(James Carafano)
1955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으며 조지타운대에서 영국 및 근대 유럽사 석사 학위를, 외교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25년간 육군에서 복무해 유럽ㆍ한국 등에서 근무했으며 해군사관학교와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 미 국방대학 등에서 강의했다. 2016년 대선에서 승리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정권인수팀에 참여해 외교안보 분과를 총괄했다. 현재는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국가안보 및 외교 담당 선임고문으로 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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