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질문서 GGM 노조 관련 ‘부적절’ 대답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왼쪽)이 지난달 16일 광주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채은지 더불어민주당 시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광주시의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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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광주형 일자리’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 노조 설립을 두고 “노조가 결성된 건 유감”이라고 발언했다. GGM의 노동조건에 책임이 있는 강 시장이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노조가 결성된 것을 두고 ‘유감’이라고 말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광주시의회 등 취재를 종합하면, 강 시장은 지난달 16일 열린 광주시의회 시정질문에서 “(노동조건이 열악해) GGM 노조에 650명 중 220명이 가입한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채은지 민주당 시의원 질의에 “35만대가 만들어질 때까지 노조를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 GGM의 창업 정신”이라며 이같이 답했다. 채 의원이 “노조 결성은 유감이라고 답변을 줬다”며 재차 확인하자 강 시장은 “네”라고 했다.
강 시장은 “(GGM 설립 당시 맺은) 노사상생발전협정서에 노조를 결성할 수 없다거나 있다는 표현은 분명히 없다. 노조 결성은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이기 때문에 (그런 내용을) 협정서에 절대 담을 수가 없다”면서도 “협정서는 상생협의체를 통해 임금 문제 등을 푼다고 돼 있고, 노조를 인정한다는 것이 전제된다면 (협정서에) 그렇게 쓰여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현대자동차 캐스퍼 차량을 생산하는 GGM은 노동자 임금 수준을 완성차 동종업계 평균의 절반 수준으로 맞추는 대신, 주거와 의료·교육 등 복지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제공하는 ‘노사상생형 일자리(광주형 일자리)’ 모델로 출범했다. 2014년부터 논의되기 시작해 문재인 정부 때 급물살을 탔다. 강 시장은 GGM이 출범한 2019년 청와대 정무수석이었다.
지난 7월15일 오전 광주 광산구 덕림동 빛그린국가산업단지 내 광주글로벌모터스(GGM) 조립공장에서 캐스퍼 전기차 1호 차 생산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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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M 설립 이후 5년이 흘렀지만 주거·의료·교육 등 복지가 제공되지 않으면서 노동자들은 올해 초 노조를 결성하고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가입했다. 노동자들은 약속된 복지가 없이 ‘저임금 고강도 노동’만 있는 일자리가 됐고, 소통 부재와 ‘군대식 문화’가 심각하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광주시와 GGM은 ‘상생협의체를 통해 임금 등을 논의한다’는 출범 당시 협약서 내용이 사실상 무노조 원칙이라며 노조 결성에 불만을 표해 왔다.
광주시와 GGM이 노조를 대하는 태도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은 계속돼 왔다. 박상훈 전 국회미래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은 지난 5월22일 토론회에서 “금속노조가 없어야 상생이 된다는 ‘유사 반공’ 논리를 동원하지 않아야 한다”며 “(노조와) 관계를 어떻게 풀어가는지에 따라 더 나은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광주 광산구 덕림동에 있는 광주글로벌모터스 전경. 광주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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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던 지난해 3월 GGM을 방문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감동받았다. 노조가 없다”며 “현장에서 핸드폰은 보관하고 사용할 수 없다. 평균임금은 4000만원이 안 된다”고 했다.
박준성 금속노조 법률원 노무사는 “상생협정을 무노조 정신으로 이해하고 있는 광주시의 인식이 GGM이 거리낌 없이 부당노동행위를 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며 “광주시와 GGM은 노조를 대화 파트너로 존중하며 교섭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고 했다.
금속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 “상생은 회사가 걷어찼고, 노동자는 탄압에 시달리고 있다. 지자체가 할 일은 관련 법규에 따라 사용자를 지도하고 헌법상 기본권 보장이 행사되도록 감독하는 것”이라며 “강 시장은 노조혐오 발언에 사과하고, 지자체는 GGM 노동자 권리 보장을 위한 행정에 나서라”고 했다.
금속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 “상생은 회사가 걷어찼고, 노동자는 탄압에 시달리고 있다. 지자체가 할 일은 관련 법규에 따라 사용자를 지도하고 헌법상 기본권 보장이 행사되도록 감독하는 것”이라며 “강 시장은 노조혐오 발언에 사과하고, 지자체는 GGM 노동자 권리 보장을 위한 행정에 나서라”고 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강 시장 발언을 두고 “협약의 정신을 훼손하면 안된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지, 헌법상 권리인 노조를 만들면 안 된다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 더 알아보려면
국내 첫 ‘상생 일자리’인 GGM에서 갈등이 끊이지 않으면서 상생의 가치가 퇴색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경향신문의 GGM 관련기사를 통해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세요.
☞ “캐스퍼 공장 무노조 원칙? 애초에 없었다…열악한 노동조건이 ‘노조 바람’ 원인”
https://www.khan.co.kr/national/labor/article/202404291625001
☞ 국내 첫 ‘상생 일자리’서 부당노동행위…지노위 “GGM, 교섭 거부 부당”
https://www.khan.co.kr/national/labor/article/202409031907001
☞ 노조의 회사 비판이 ‘리플리 증후군’이라고요?
https://www.khan.co.kr/national/labor/article/202411131356001
☞ 노동계 임원 한 명 없는 상생일자리?…현대차 낙하산 전락한 GGM
https://www.khan.co.kr/local/local-general/article/202404021502001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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