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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마트, 이마트24에 또 '1000억' 넣어준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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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뎌진 출점 속도…올해 175개점 감소
점포 경쟁력 제고 필요…노브랜드로 차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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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이마트24가 모기업 이마트로부터 1000억원의 자금을 수혈 받는다. 편의점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점포 수마저 뒷걸음질치면서 성장세가 크게 둔화한데다, 적자가 쌓이고 있어서다. 이마트24는 이번 자금 조달을 통해 '노브랜드' 등을 활용해 점포 경쟁력을 제고하고 출점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줄어든 점포 수

이마트24는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고 운영자금 1000억원을 조달하기 위한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유상증자에는 이마트24 지분 100%를 가진 이마트가 참여한다.

이마트24가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것은 2014년 이마트에 인수된 이래 12번째다. 이번 유상증자까지 포함하면 2014년부터 올해까지 11년간 이마트가 이마트24에 지원한 금액은 총 4980억원에 달한다. 게다가 이마트의 자금 지원 규모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 4980억원의 40%에 해당하는 2000억원이 지난해와 올해 유상증자에서 조달됐다.

이마트24가 모기업 이마트에게 더 많은 지원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출점 속도가 현저히 더뎌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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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24는 편의점업계 후발주자지만 모기업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공격적으로 외형을 확장해왔다. 이마트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매년 한 두차례씩 이마트24에 자금을 투입했다. 이에 힘입어 이마트24의 점포수는 2014년 501개에서 2019년 4488개로 늘면서 5년간 연평균 800개에 가까운 순증을 기록했다. 2018년에는 점포 순증이 1000개가 넘기도 했다.

그런데 이마트24의 성장세는 갈수록 더뎌졌다. 코로나19 시기였던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681개, 688개씩 점포를 순증하며 순조롭게 성장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2022년에는 전년 말보다 점포수를 508개를 늘리는 데 그쳤다. 특히 지난해에는 고작 233개의 점포를 늘린 게 다였다. 편의점 업계 1, 2위인 CU와 GS25가 지난해 연간 900개 이상의 점포 순증을 이룬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편의점업에서 매장 수는 매우 중요한 지표다. 매장 수가 많을수록 납품업체와의 협상에서 유리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또 물류비도 줄일 수 있다.

이마트 통합도 '글쎄'

이마트24의 실적도 이마트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마트24는 2017년 브랜드 이름을 기존 '위드미'에서 현재의 것으로 바꾸면서 2020년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러나 이마트24가 실제로 흑자를 이룬 건 2022년이었다. 그나마도 이듬해 곧바로 영업손실을 내면서 다시 적자의 늪에 빠지고 말았다.

이에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9월 한채양 당시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를 이마트 대표로 선임하면서 이마트에브리데이와 이마트24의 대표이사까지 겸임토록 했다.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등 오프라인 채널들을 함께 운영해 통합 소싱으로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물류비 등 비용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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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편의점은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SSM)과는 성격이 다르다. 그러다보니 아직 제대로 된 시너지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이미 합병까지 마쳤지만 이마트24의 합병에 대해서는 아직도 결정된 바가 없다.

이마트24의 올해 실적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이마트24의 1~3분기 누적 매출액은 1조644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7%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59억원으로 전년 동기(36억원)보다 적자폭이 크게 확대됐다.

게다가 이마트24가 출점 전략을 수정하면서 올해는 점포 수마저 줄고 있다. 이전까지 이마트24는 공격적인 출점을 앞세웠으나 이제는 비효율 점포를 정리하고 '될 만한 점포'를 앞세워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는 출점보다 폐점이 더 많이 이뤄졌다. 올 3분기 말 기준 이마트24 점포 수는 6423개로 지난해 말보다 175개점 감소했다.

노브랜드로 위기 탈출

결국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이마트24를 맡을 별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한채양 대표가 이마트24까지 총괄하게 된지 불과 1년만이다. 새롭게 이마트24를 이끌게 된 송만준 대표는 이마트24의 외형을 확장하면서도 적자를 줄여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현재 이마트24가 내실 있는 출점에 방점을 두고 있는 만큼 가맹점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 필수다.

이를 위해 이마트24가 올해부터 내세우고 있는 것은 '노브랜드 도입 점포'다. 노브랜드는 이마트의 대표 가성비 PB 브랜드다. 이마트24는 이마트와의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지난 4월부터 노브랜드를 판매하는 매장을 도입,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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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24 노브랜드 도입 점포인 동작대방점. / 사진=이마트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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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브랜드 도입 점포는 빠르게 늘고 있다. 50여 일만에 100개 점포에서 노브랜드를 도입했다. 5개월여 가 지난 지난 9월 말에는 노브랜드 도입 점포가 500호점까지 확대됐다. 노브랜드 도입 점포로 전환한 기존점 160여 개점은 8월 말까지 평균 일매출이 7% 증가하는 등 효과를 보고 있다. 노브랜드를 도입해 신규 오픈한 점포의 매출도 높아 경영주들의 관심도 받고 있다.

이마트24는 노브랜드 도입 점포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신임 송 대표를 선임한 것 역시 이를 위해서다. 송 대표는 이마트에서 2015년 노브랜드추진팀장, 2016년 노브랜드 담당 상무, 2018년 노브랜드사업부장 등을 맡으며 노브랜드 성장을 주도한 인물이다. 지난해 말부터 이마트24 운영본부장을 맡으며 편의점업에 대한 이해도도 쌓았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는 향후 지속적인 출점과 안정적 성장을 위해 현금유동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결정했다"며 "예전만큼 공격적으로 출점하기보다는 내실을 다지면서 노브랜드 도입 점포를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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