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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공천 개입’ 퍼즐은…특검 거부 땐 국힘도 탄핵감 [논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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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썰] 공천개입 퍼즐 맞춰졌다, 특검 거부하면 국힘도 탄핵감. 한겨레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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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논썰’의 박용현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을 핵심으로 하는 ‘김건희-명태균 게이트’가 끝 간 데 모르게 번지고 있습니다. 연일 언론에서 제기되는 의혹에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입니다. 하나하나가 모두 ‘대형 게이트’감입니다. 국민의힘 대표를 지낸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의 추가 폭로도 나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명태균씨는 15일 새벽 구속됐습니다. 그러나 명씨 구속영장에 윤 대통령이 연루된 대선 여론조사 무상 제공 의혹과 창원 산업단지 개입 의혹 등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대통령 부부가 연루된 의혹들을 검찰이 제대로 수사할지 여전히 의문입니다.



지금까지 나온 핵심 의혹들을 총정리하며 갈래를 타 봤습니다. 먼저 새롭게 제기된 공천 개입 의혹부터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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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대통령이 원칙없이 인별로 구체적 개입”





이준석 의원이 14일 폭탄 발언을 했습니다. 공천 과정을 책임지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직접 경험한 일이어서 증거로서 신빙성이 높습니다.





이준석: 저도 이제 기록을 몇개 찾아봤는데 사실 대통령께서 공천 시기에 저에게 활발하게 소통하신 기록도 다 확인해봤습니다. 제가 참 옛날 생각나면서 참 웃겨서 말도 안 나오는 것들도 많이 봤고요. 예를 들어서, 대통령께서 특정 시장 공천을 어떻게 해달라고 하신 적도 있고, 또 서울의 어떤 구청장 공천을 주는 게 좋지 않냐 이런 말씀하신 것도 있고.





이준석 의원이 말한 구청장은 서울 강서구청장 후보로 나섰던 김태우 전 청와대 감찰반원이라고 JTBC가 보도했습니다. 김태우 후보는 검찰 수사관 출신으로, 청와대 감찰반 시절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1심에서 당선무효형인 징역형을 선고받은 상황이었습니다. 당내 반대도 많았다고 합니다. 도저히 후보가 될 수 없는 상황인데 대통령 뜻이 관철된 것입니다. 김 구청장은 이후 실제로 당선무효가 돼 지난해 재선거가 열렸는데, 그때도 다시 공천됐지요. 누가 봐도 무리한 공천이었습니다. 이 또한 공천 개입의 결과가 아니었을지 의심이 듭니다.



이준석 의원이 지방선거 당시 김건희 여사와 공천 문제를 상의했다는 뉴스토마토 보도도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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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김건희-이준석 통화



김건희 : 네.



이준석 : 네, 이준석입니다.



김건희 : 아유, 우리 대표님.



이준석 : 네.



김건희 : 네네네, 아유.



이준석 : 다름이 아니라 상의드릴 일이 있어 가지고.



김건희 : 네네.



이준석 : 지금 서초동 와 있어 가지고, 뵐 수 있나 해 가지고요.



김건희 : 아, 서초동.





당시 국민의힘 경북도당 공천관리위원장이 김 여사 의중을 내세워 현 포항시장인 이강덕 예비후보를 컷오프하자, 이 의원이 사실 여부를 확인하려 김 여사를 만났다는 것입니다.





이준석: 특정 인사가 김건희 여사와 가깝다는 이유로 포항 바닥에 본인이 공천받을 것이라고 하고 다닌다, 이런 정보가 들어와서 이건 다른 사람하고 말해가지고는 의미가 없겠다,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거론된 당사자와 얘기해 확인해야겠다, 그래가지고 긴급하게 지금 어디 계시냐, 그래서 확인을 한 겁니다. (중략) 이렇게 공천이 망가져 난장판이 났다. 50만 포항시민이 있는 공천인데, 말도 안되는 방식으로 사람을 짤라내려고 한다는 자체가 정말 못할 짓이다, 그런 얘기를 한 거고 그 자리에서 저는 그렇게 하겠다는 의지를 가졌다는 자체를 끝장내겠다고 간 거였기 때문에 끝장내고 온 겁니다.(15일 기자회견)





결과적으로 이강덕 후보가 다시 경선 기회를 얻어 공천을 받았습니다. 김 여사가 실제 어느 정도 개입했는지는 조사가 필요한 대목입니다. 하지만 당 대표가 대통령 부인을 찾아가 공천 문제를 상의한다는 것 자체가 비정상적인 일입니다.



또 SBS 보도를 보면, 이준석 의원은 김은혜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선거에 나서면서 공석이 된 분당갑에 안철수 의원을 공천하는 과정에서도 윤 대통령이 개입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김진태 강원도지사, 박완수 경남도지사 등의 공천에 명태균씨가 관여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습니다.



공천 개입 의혹이 실로 전방위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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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포항시장 가지고 ‘아니 대표님 원래 공천이라는 거는 당협위원장 하고 의견 들어서 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 이렇게 얘기했는데, 강서구청장 공천은 당협위원장 셋이 다 반대하는 상황이고 이렇게 가면 안 될 것 같다고 그랬더니만 ‘그 사람들 의견 들으면 안 된다’는 식으로 얘기하더라고요. 거기서도 판단했죠. 이게 맥락이 없는 얘기구나. (중략) 포항은 당협위원장·도당위원장 말을 들어서 공천해야 되는 거 아니냐고 하고, 강서구는 그 사람들 이상한 사람들이니까 김태우 공천해야 되는 거 아니냐는 식으로 이야기하고, 아 원칙은 아니구나, 되는 대로 말하는구나. 그래서 제가 그때 굉장히 사람을 보고 인별로 구체적인 개입을 하는구나, 그런 생각을 했고.(15일 기자회견)





그 중 핵심이자 게이트의 출발점인 김영선 전 의원 공천 개입은 이제 퍼즐이 거의 완성되고 있습니다.







1. 공천 개입의 재구성, 그리고 대통령의 거짓말





‘김영선이 좀 해줘라’고 했다는 윤 대통령 육성 통화의 앞뒤 맥락이 뚜렷이 드러났습니다. 추가로 공개된 증거들을 보면 ‘김건희 여사가 약속한 공천이 당내 반발로 틀어질 상황이 되자 명태균씨가 다시 김 여사와 윤 대통령을 움직여 공천을 받아냈다’는 정황이 완벽히 재구성됩니다. 시간 순으로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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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김건희 여사가 김 전 의원 공천을 약속했다는 명씨의 말이 확인됐죠.





2022년 5월2일 명태균→강혜경 통화: 오늘 여사님 전화 왔는데, 내 고마움 때문에 김영선 (공천) 걱정하지 말라고, 내보고 고맙다고. 자기 선물이래.





그런데 일주일 뒤인 5월9일 새벽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가 명씨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냅니다.(MBC는 검찰이 이 메시지를 확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말했듯 김 전 의원 공천에 대해 당내에서 말이 많았나 봅니다.





2022년 5월9일 0시께 이준석→명태균 카카오톡: 윤 대통령이 김영선 경선하라 한다던데.





명씨는 김 의원이 무난히 공천 될 것으로 믿고 있다가 경선을 하라는 말에 당황했을 것입니다. 당시 상황을 명씨 법률대리인인 김소연 변호사가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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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그러고 나서 둘이 한바탕 대화를 하는데 함성득 교수한테 빨리 확인해봐라, 제가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기억에 기반해서 말씀드리면 여사님한테 빨리 얘기해라, 그러는 게 좋겠다. 서로 그런 논의를 해요. 근데 그때가 새벽이잖아요. 그러니까 다음 날 아침에 일찍 실례되지 않는 시간 10시에 대통령께 오랜만에 명씨가 연락도 드리고 메시지도 보내요. (12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명씨는 이날 오전 윤 대통령에게 김 의원 공천을 부탁하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여러차례 보냈다고 동아일보가 검찰발로 보도했습니다.





2022년 5월9일 오전 명태균→윤석열 카카오톡: ‘우리 김영선 의원을 잘 부탁한다’, ‘김영선 의원을 꼭 좀 부탁한다’는 취지





그리고 나서 윤 대통령이 명씨와 통화합니다. 문제의 ‘김영선이 좀 해줘라’ 발언이 나오는 통화입니다.





2022년 5월9일 오전 윤석열-명태균 통화



윤석열: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



명태균 :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명씨는 이날 통화에 대해 추후 지인과 나눈 대화에서 이렇게 말했지요.





명태균: 지 마누라가 옆에서, ‘아니 오빠 명 선생 그거 처리 안 했어? 명 선생님이 아침에 이렇게 놀라서 전화 오게끔 만들고 오빠 대통령으로 자격이 있는 거야?’ 그래서 (윤 대통령이) ‘무슨 말이 많은지, 나는 분명히 했다’고 마누라 보고 이야기하는 거야. (중략) 마누라가 끊자마자 전화 왔어. ‘선생님 윤상현(공천관리위원장)이한테 전화했습니다. 보안 유지하시고 내일 취임식 꼭 오십쇼’ 이러고 전화 끊는 거야.”(2022년 6월15일 지인과의 대화)





통화에 이어 명씨는 이준석 대표에게 다음과 같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고 MBC가 역시 검찰발로 보도했습니다.





2022년 5월9일 오전 명태균→이준석 카카오톡: 윤 대통령 전화가 왔다, 윤상현 의원에게 전화해 김영선을 전략공천 주겠다고 말씀하셨다.





통화 녹취와 카카오톡 대화 내용들이 아귀가 딱딱 들어맞습니다. 다음날인 5월10일 결국 김 의원 공천이 이뤄졌습니다.



이후 김 의원이 당선된 직후 김건희 여사, 명씨, 김영선 의원 3자가 만나 공천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먼저, 2022년 6월13일 김건희 여사가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한 날, ‘트레인 원’으로 불리는 대통령 전용 열차에서 이들이 만났다는 것입니다. 명씨가 실질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의 김태열 전 소장이 뉴스타파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김태열: 명태균씨가 하는 말이 자기는 대통령 전용 열차를 타봤다 그런 말을 하더라고. 그래서 이제 구체적으로 설명이 (2022년) 6월13일 날이 월요일이에요. 그런데 하루 전날인가 김건희 여사가 김해에 봉하마을에 권양숙 여사를 만나러 가기로 일정이 잡혀 있다. 그래서 몇 시에 진영역인지 하여튼 어디로 오너라, 그래서 명태균씨가 알겠다고. 그런데 여기에 지역에 김영선 의원이 지금 내려와 있다, 김영선 의원하고 같이 가도 되겠느냐. (중략) (김건희 여사가) 그렇게 하시라고 해가지고 자기가 진영역에 가서 외부에 사람들이 있으니까 열차 안에서 만나서 이야기를 했다라고 그런 자랑을 주위의 사람들한테 수없이 이야기했습니다.





두번째 3자 회동은 2022년 6월22일 윤 대통령이 경남 창원에 있는 원전기업 '두산에너빌리티'를 방문했을 때라고 합니다. 김영선 전 의원 보좌관 출신 강혜경씨의 증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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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경: 에너빌리티. 그때 두산중공업. 김영선 의원이 당선된 이후에 그때 원전 방사능 관련해서 윤석열 대통령이 내려왔을 때인데. (중략) 김건희 여사가 이제 김영선 의원한테 ‘의원님 공천 어떻게 받으신 거 아시죠?'라고 얘기를 하면서 명태균 대표와 황금이 (명씨의) 막내아이 얘기하면서 평생 책임을 지셔야 된다라고 이제 김영선한테 얘기를 했다, 명태균 대표가 저한테 얘기를 하시면서, 그 얘기를 계속 저한테 하시는 거예요. 세비 받을 때마다. 내가 이렇게 (세비를) 받는 이유가, 김건희 여사가 이렇게 얘기를 했기 때문에 나는 이제 당연히 받는 돈이다. 이런 식으로.





이 정도면 김건희 여사가 윤석열 대통령을 통해 김영선 전 의원 공천에 개입했다는 것은 기정사실이나 다름없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친박계 의원들의 공천을 위해 당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에 영향을 끼쳤다는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이 사건을 기소한 게 바로 윤 대통령이었습니다.



여기에서 윤 대통령의 거짓말이 또 한번 확인됐다는 점도 짚어야 하겠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와 명씨의 관계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윤석열: 제가 아내 휴대폰을 보자고 할 수는 없는 거라 제가 물어봤습니다. 대통령에 당선되고 취임하면 그 전하고는 소통 방식이 좀 달라야 한다고 이야기하니까 본인(김 여사)도 많이 줄인 것 같고 한 몇 차례 정도 문자나 이런 걸 했다고는 이야기합디다.





그러나 김 여사가 명씨와 직접 만나기까지 했으니 결국 윤 대통령의 거짓말이었던 것입니다. 대국민 사과를 한답시고 기자회견을 했는데, 이 자리에서도 국민들 앞에 거짓말을 하다니 도무지 대통령이라고 인정할 수 없는 철면피 행태입니다.









2. 여론조사 조작 및 무상 제공 의혹, 김건희가 건넨 돈봉투 의미는?





명태균씨가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관철시킬 수 있었던 배경으로 ‘여론조사’가 지목됩니다. 명씨가 실소유주로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는 대선 기간 윤 대통령을 위해 81차례나 여론조사를 했고, 명씨가 그 비용 3억7000만원을 받겠다고 서울로 갔는데 빈손으로 돌아왔고 대신 김 전 의원 공천을 따냈다는 게 강혜경씨의 증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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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최근 명씨의 ‘여론조사 수법’과 관련해 흥미로운 녹취가 공개됐습니다.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명씨가 한 출마 예정자에게 ‘당내 경선 여론조사 조작 노하우’를 설명하는 내용입니다. 경선에 당원 여론조사 결과가 반영되는데, 명씨는 미리 당원 여론조사를 해서 상대 후보 지지자를 파악한 뒤 실제 경선을 위한 여론조사가 진행되는 날 이들에게 집중적으로 전화하는 방안을 제시합니다. 그러면 이 전화를 받은 당원들이 실제 경선 여론조사 전화가 와도 이미 응답한 것으로 착각해 전화를 끊을 것이란 이야기입니다.





명태균: 그럼 그때 ARS를 돌리면 어떤 일이 벌어지냐면 상대편 지지자가 누군지가 쫘악 뽑아져 나와요. 자, 그리고 ○○사무실에 가면 전화 콜센터 쫙 해놨어요, 안 했어요 인제? 이번 주말에 하죠. 자, 15~16일날 딱 (ARS) 땡겼어. 자, 그 다음에 진짜 돌아가는 날, 진짜 돌아가는 날 우리도 조사하면 안 되나. 에? (우리가) 상대 지지자한테 전화하지? 그럼 글마는 (공식) 전화받았다고 하겠지. 그 다음에 자기 전화 받았다고 (착각하는데 공식) 전화 받(겠)나?





기발한 여론조사 조작 수법입니다. 명씨가 이 방면에 상당한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명씨가 윤 대통령을 위해 여론조사를 할 때도 조작 기술이 사용됐다는 녹취도 나왔습니다. 명씨가 2021년 9월29일 오후 4시50분 강혜경씨와 한 통화가 한 예입니다.





명태균: 윤석열이를 좀 올려서 홍준표보다 한 2% 앞서게 해주이소. 그 젊은 애들 있다 아닙니까. 응답하는 그 개수를 올려갖고 (지지율이) 2~3% 홍(준표)보다 더 나오게 해야 됩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13일 미래한국연구소와 여론조사업체 PNR이 지난 대선 때 실시한 ARS 여론조사를 전수조사해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박은정: 2021년 11월부터 대선이 있던 2022년 3월까지 윤석열 후보에게 유리한 결과를 보였다는 미래한국연구소의 비공표 여론조사 소요일은 모두 하루였습니다. 같은 기간 공표 여론조사들의 평균 조사 일수가 그 외의 업체들은 2.131이었던 반면, 미래한국연구소의 조사 기간은 불과 몇 시간 만에 끝나기도 했습니다. 명태균이 적은 표본으로도 높은 응답률 이끌어내는 여론조사의 신이었는지, 보정이 아니라 조작이었다는 강혜경씨 증언대로 윤석열 후보에게 조작 여론조사가 보고된 것인지 사실관계에 대한 수사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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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한겨레가 주목할 만한 보도를 했습니다. 김건희 여사가 명태균씨에게 돈봉투를 건넸다는 것입니다. 김 여사가 운영한 회사 코바나컨텐츠가 새겨진 봉투에 500만원을 담아 전달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습니다. 명씨는 2021년 9월께 돈봉투를 받았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시기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해 대선 후보 경선에 뛰어든 시점입니다. 미래한국연구소는 그해 4월부터 윤 대통령이 포함된 대선 여론조사를 여러차례 진행한 상태였습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2021년 8월2일 자신이 대선 후보 적합도 1위를 차지한 미래한국연구소의 여론조사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소개하며 홍보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그해 9월30일에 이뤄진 이런 녹취(강혜경씨와 통화)도 있었습니다.





명태균: 그것(여론조사) 좀 빨리 좀 해줬으면, 아까 윤 총장 전화했는데, 궁금해하더라고.





명씨는 이후 한차례 더 돈봉투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여론조사를 비롯한 명씨의 조력 활동을 인지한 상태에서 김 여사가 대가성 금품을 건넨 게 아니냐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명씨가 여론조사에 들인 비용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인 만큼 그에 대한 또다른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커지는 대목입니다.







3. 창원산단 등 국정농단·이권개입 의혹





의혹의 또다른 줄기는 명태균씨가 윤 대통령 취임 뒤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이용해 국정에 개입하고 이권을 누렸다는 것입니다. 한겨레는 창원산단 부지 선정 과정에 명씨가 처음부터 끝까지 개입했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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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한겨레21 기자): 저희가 창원 신규 국가산단 사업을 실무 총괄했던 국장과 만나서 명태균씨가 이 사업에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개입돼 있다라는 내용을 확인해서 보도를 했고요. 창원시가 애초에 산단을 기획했을 때 최초 입지 제안을 명태균씨가 했고 그 부분을 창원시가 수용했고. 1조4000억원이 투입되는 국책 사업이고 대통령이 직접 창원에 내려와서 발표했던 사업인데, 가장 중요한 부지 선정을 명태균씨가 제안했다, 이게 너무 기가 막힌 노릇이었고요. 그 이후에 농림부가 명태균씨가 제안했던 부지를 반대하는 상황이 벌어지는데 이때도 창원시가 다시 명태균씨를 만나서 부지를 조정하는 문제를 협의하고 부지의 경계 문제를 논의하고 이런 과정들을 밟았다라는 걸 저희가 확인을 했을 때는 진짜 국책 사업이 이렇게 진행될 수 있는가, 아무런 권한이 없는 민간인 명태균씨가 이런 역할을 담당했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국정농단의 정황이다, 이렇게 저희는 판단을 해서 보도를 했습니다.





명씨가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이 없었다면 이런 일이 가능했을 리 없습니다. 명씨가 김 여사에게 전달할 별도의 보고서를 만든 정황을 보여주는 녹취도 공개됐습니다. 2022년 11월23일 강혜경씨와의 통화입니다.







명태균: 윤석열 사진을 위로 올려서 ‘국가 산단이 필요합니다’ 넣어야 돼요. 왜냐면 이거는 부탁하는 거거든. 사모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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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만이 아닙니다. 명씨는 윤 대통령의 두산에너빌리티 방문 사실을 미리 알고 주식투자에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2022년 6월22일 윤 대통령이 창원의 두산에너빌리티를 방문했을 때 김건희·명태균·김영선 3자 회동이 이뤄졌는데, 명씨는 이틀 앞서 이 일정을 알고 주위에 주식투자를 권유했다고 합니다.





2022년 6월20일 명태균-강혜경 통화



명태균: 내일 아침에 정보가 샐까 싶어서 내가, 대통령 온다고 아무한테 얘기하면 안 돼요.



강혜경: 네네네, 알겠습니다.



명태균: 그냥 그거는 오든가 말든 간에 가만히 쥐고 있으면 나중에 6~7만원 간다. 나같이 돈 빌려서 한 사람은 단발로 해갖고 일주일 만에 갚아줘야 되고. 알겠어요? (12일 JTBC)





당시 해당 주식은 1만6000원대에서 2만2000원대로 상승했습니다.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에게도 21일에야 공지된 일정을 명씨는 하루 더 앞서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또 윤 대통령이 2022년 7월28일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를 방문했을 때도 명씨는 엿새 전에 알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2년 7월22일 명태균-강혜경 통화



명태균: 현대중공업 그거 아마 현대중공업 대통령 갈 거라. 다음 주에. (현대는) 원래 금액이 12만 얼마짜리라서 사도 못 하고 나중에 한번 봐봐요. 아마 크게 뛸 거야 현대중공업 뭐 터질 거거든.(14일 JTBC)





역시 주가 이야기를 합니다. 실제 엿새 뒤인 7월28일 윤 대통령은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열린 정조대왕함 진수식에 참석했습니다. 이튿날 현대중공업 주가도 2.46% 뛰었습니다. 명씨가 대통령 일정을 미리 파악해 주식 투자 정보로 활용하는 일이 상습적으로 이뤄진 정황입니다.







4. 불법 선거사무소 운영 및 특혜 채용 의혹





‘명태균 게이트’에 가려진 또다른 의혹도 있습니다. 윤 대통령이 대선 때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지 않은 ‘불법 선거사무소’를 운영했다는 것입니다. 서울 강남 가로수길에 위치한 화랑 건물 한층을 선거 캠프로 사용했는데 임대료도 내지 않고 선관위에 신고도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윤석열 캠프에서 정책총괄지원실장을 지낸 신용한 전 서원대 석좌교수는 뉴스타파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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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한(전 윤석열 캠프 정책총괄지원실장): 실제 이제 TV토론이나 이런 거 중요한 준비를 할 때 특히 주말 이런 때에 전문가들이 또 어떤 측근들이 가서 보고하는 거는 강남 사무실에서 많이 했고. (중략) 이제 소위 최측근이나 이런 분들이 주로 중요한 회의 얘기할 때 ‘빨리 뭐 이거 해서 빨리 내가 강남으로 넘어가야 돼'라든지 이런 얘기가 굉장히 많이 있었죠.





이 건물 소유주는 윤 대통령 결혼 때 주례를 본 정상명 전 검찰총장의 사위 남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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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민(더불어민주당 의원): 불법 선거사무소를 공짜로 사용한 의혹이 있는 윤석열 후보가 당선 직후인 2022년 3월 건물주 남매 중 한 명인 ○○○씨를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 직원으로 채용했습니다. 또다른 건물주인 △△△씨 같은 경우에는 2022년 7월 청와대 관리활용자문단으로 위촉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보면 윤석열 대통령은 임대료를 공짜로 쓴 대가로 사실상 건물주 남매를 특별채용한 것으로, 수뢰후 부정처사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할 것입니다. 지금 말씀드리는 이런 내용들이 실제 사실이라고 한다면 여지껏 나온 그 어떤 범죄 유형보다 가장 심각하고 가장 직접적인 대통령 탄핵사유가 될 것이라고 할 것입니다.(12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책회의)







명태균 구속, 그러나 조롱거리 된 검찰





김건희-명태균 게이트에 대한 검찰 수사는 제대로 이뤄질까요? 15일 새벽 명태균씨 구속영장이 발부됐습니다.



그러나 앞서 기가 막히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JTBC 보도를 보면, 지난 9월30일 검찰이 명씨 자택을 압수수색할 당시 명씨는 김건희 여사한테서 받은 돈봉투를 일부러 보이게 놓아뒀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검사와 수사관이 봉투를 압수해가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후 명씨가 검사에게 이 이야기를 꺼내자 검사가 놀랐다는 것입니다.





명태균: 내가 가져가라고 여사가 받은 금일봉 여기다가 가져다 놨는데 왜 그건 안 가져갔어요? 이렇게 물어봤지. 검사하고 놀라더라고 얼굴이 빨개져서. ‘어디 방에 있었어요?’ ‘어디 있었어요?’ ‘금액이 얼마예요?’ 이러더라. 다음번에 가져가세요. 가서 세봐야지. 본인이. 금액이 얼마인지는 본인이 세봐야지 하니까. 놀라서 자빠지더라. 그러면 자기들 직무유기 아니야? 놀린다고 한 말이다. 놀린다고.(13일 JTBC)





이게 검찰의 현주소입니다.







신인규(변호사): 너무 화가 나는 게 명태균한테 대통령도 놀아나고 정치인들 이름있는 사람들 다 놀아나고 그것도 화나는데, 이걸 바로잡기 위해서 검찰이 그 집까지 갔다는 거 아닙니까? 근데 그 검사를 또 놀리고 있잖아요.(14일 팟빵 매불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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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썰] 공천개입 퍼즐 맞춰졌다, 특검 거부하면 국힘도 탄핵감. 한겨레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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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씨는 영장실질심사에 제출한 소명서에서 ‘검찰이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조사하지도 않은 상태에서는 본인의 혐의에 대한 명확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사건을 9개월이나 뭉개다 허둥지둥 수사에 나선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할 것이라고 믿는 국민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검찰이 사건의 핵심 당사자인 윤 대통령 부부를 조사할 수 있을까요? 없다면, 답은 특검뿐입니다.



14일 국회에서 세번째 ‘김건희 특검법’이 통과됐습니다. 수사 대상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명태균씨 관련 의혹 두가지로 축소한 특검법입니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단체로 퇴장했습니다. 의혹은 산처럼 쌓이는데 계속 특검 여론을 외면하는 국민의힘도 탄핵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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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출연 박용현 논설위원 piao@hani.co.kr



연출·편집 조소영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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