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한중 정상회담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윤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양국 경제협력, 문화·인적 교류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했다”며 “한반도를 포함한 역내 정세에 대한 심도 있는 의견 교환도 있었다”고 했다.
이번 회담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우크라이나전 실전에 투입된 직후에 개최됐다. 우리 측은 최근 북·러 밀월과 관련해 중국의 역할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혈맹인 중국과 북한군 파병 문제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북한엔 압박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4일 스페인 국영 통신사 에페(EFE)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러시아 파병은) 한반도와 전 세계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라며 “중국과도 전략적 소통을 지속하면서 중국이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 안정에 기여하는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해 줄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그래픽=양인성 |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의 이번 만남에는 중국 측의 의중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브리핑에서 “한중은 올해 5월 서울에서 개최한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 회담 개최를 포함해서 양국 간 각급 소통과 교류를 확대해 왔다”고 했다. 중국은 최근 한국인에 대한 단기 비자 면제를 일방적으로 깜짝 발표하기도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난 5월 이후에 한중 간 고위급 대화 채널이 활성화되기 시작했고, 최근까지도 중국 당국이 우리 대한민국과 한중 관계 활로를 적극적으로 모색해보자는 의지가 강하게 느껴졌다”고 했다.
회담에 앞서 고위 관계자는 “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이 진행되는 와중에 유럽, 인도·태평양, 동북아에서의 한중 관계 등 앞으로의 전략적 협력 관계 지향점들이 우리 눈앞에 놓여 있다”며 “미 대선도 끝났기 때문에 안보·경제 모든 측면에서 거시적 차원의 정상 간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고위 관계자는 내년 경주에서 열리는 APEC에 시 주석이 참석할 가능성엔 “(시 주석이) 온 지 꽤 오래됐기 때문에 ‘한국에 오는 것을 우리 국민이 바라고 있다’고 계속 얘기하고 있다”고 했다.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은 작년 8월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 이후 이뤄진 3국의 협력 성과를 점검하고, 이를 이어 나가기 위한 3국 협력 사무국 설치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바이든 미 대통령, 이시바 일본 총리와 양자 회담도 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의 만남은 이번이 두 번째다. 윤 대통령은 베트남, 브루나이, 캐나다 등 10국 안팎 국가와도 양자 회담을 추진 중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APEC 정상회의 첫 세션인 ‘초청국과의 대화’에서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군사 협력을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 윤 대통령이 국제사회에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리마=양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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