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 15일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인도네시아 발리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는 모습. 발리=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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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페루 리마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중 정상회담을 가졌다. 2022년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 이후 2년 만에 열린 두 번째 회담이다.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진 이번 회담에서 두 정상은 북러 군사협력 등 동북아 안보 문제와 양국 경제 협력을 논의하는 등 새로운 한중 관계를 모색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은 성사 여부에서부터 양국은 물론 미국과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의 이목을 끌었다. 북러 밀착 심화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등 동북아 정세 관리의 필요성이 커진 데다, 양국 모두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외교를 통한 경제적인 이익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실제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통상적 의제인 문화, 인적 교류 등 양국 우호 증진뿐 아니라 경제협력, 안보 이슈까지 폭넓은 대화를 나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현지 사전 브리핑에서 "한중 양국은 한중 간 각급에서의 소통과 교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며 "한반도를 포함한 역내 정세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의견 교환을 가질 것"이라고 예고했었다.
대통령실 관계자 역시 "대본을 정하지 않고 굵직한 주제에 대해 구체적인 현안들이 오갔다"며 회담 내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이 진행되는 와중에서도 유럽 정세, 그리고 인도 태평양 지역, 동북아시아에서의 한중 관계(뿐 아니라) 앞으로의 전략적인 협력 관계의 지향점 같은 것들이 눈앞에 놓여 있다"며 "또 세부적으로 현안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미국 대선도 끝이 났고, 안보 경제의 모든 측면에서 글로벌 질서에서 새로운 관점에서 도전 요인을 바라봐야 된다"고 회담을 평가했다.
또한 회담을 통해 내년 경주에서 APEC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인 윤 대통령이 시 주석을 초청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시 주석이 내년 한국을 방문하면 2014년 방한 이후 11년 만이다.
시 주석을 만난 윤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미일 정상회의의 중요 의제는 안보 이슈"라며 "북러 군사협력이 일본과 미국의 초미의 관심사여서 이 문제가 나올 게 분명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캠프 데이비드 정신’을 통해 기틀을 세운 한미일 안보 협력을 명문화하는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미국도 이미 예고했다시피 제도적 차원에서 지속 가능하고 안정적인 한미일 캠페인 메커니즘의 발전 방향을 확보하는 것이 있는데 올해 연초부터 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내면서 한미일 사무국 설치를 제안해 왔다”며 “일본, 미국과 아주 진지하게 검토를 해온 결과 그 성과물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남미 순방 기간 중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와 회동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측은 내년 1월 20일 취임 전까지 공식적인 의미에서의 해외 정상과 회동에 대해서는 상당히 어려운 입장이라는 것을 계속 밝혀왔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APEC 정상회의 첫 세션 연설을 통해 북한과 러시아의 불법 군사협력을 규탄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과 러시아의 불법 군사협력은 규범을 기반으로 한 세계 질서에 중대한 도전일 뿐 아니라, APEC의 미래지향적 협력을 저해한다'며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또 윤 대통령은 '한국이 APEC 구성원들의 FTA(자유무역협정) 협상역량강화를 지원하기 위해 앞장설 것'을 약속했다.
리마=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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