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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트럼프 수혜주 한화오션, '묻지마 투자' 위험한 이유[기업&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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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트럼프 첫 통화 이후 급등세

트럼프와 특수관계, 美 방산수주 기대

29일 보호예수 물량 풀려…매도 주의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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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조선주인 한화오션이 일명 '트럼프 테마주'라 불리며 미국 대선 전후로 40% 이상 급등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민간 상선 수주는 물론 군함 수리 등 방산분야 수주도 집중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실적 개선 가능성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그러나 단기간 주가 급등으로 변동성이 커진데다 이달 말 유상증자 물량의 일부가 보호예수에서 해제돼 대규모 매도물량이 쏟아질 위험이 있는만큼 투자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트럼프 "韓 조선 협력 필요"…한화오션, 美 해군 MRO 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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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한화오션의 주가는 3만9200원을 기록해 이달 초 2만6800원 대비 46% 이상 급등했다. 미국 대선 전날인 4일 이후 총 9거래일 동안 12일과 13일만 제외하고 모두 상승했다.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이 가진 첫 전화통화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 조선업체들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한 발언이 주가 급등세를 이끌었다. 당시 트럼프 당선인은 "한국의 함정 건조 능력을 알고 있으며, 보수와 수리, 정비 분야도 한국과 협력이 필요하다. 이 분야에서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나누길 원한다"고 밝혔다. 향후 한국 조선업계에 정비·수리·운영(MRO), 나아가 함정 건조까지 맡길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 이후 12일 한화오션이 미국 해군 7함대에 배속된 급유함인 유콘함의 정기수리 사업을 수주했다고 밝히면서 방산 수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 8월28일 국내 조선소 최초로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인 월리 쉬라함의 MRO 사업을 수주했고, 이후 석 달 만에 추가 수주에 성공했다. 함정 기술력에서 미 해군의 신뢰를 받은 것으로 평가되면서 향후 방산분야 매출이 크게 올라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수익성 개선, 기대보다 느려"…커진 주가변동성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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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6월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와 함께 경남 거제 대우중공업(현 한화오션) 옥포조선소를 방문한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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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은 미 해군 방산수주 기대감과 함께 트럼프 당선인과 한화오션의 특수한 관계에 더욱 주목하는 모습이다. 1998년 6월 트럼프 당선인이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와 함께 한화오션의 전신인 대우중공업 옥포조선소를 방문했던 사진이 주목 받았다. 트럼프 당선인과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과의 관계도 각별하다.

김 회장은 2016년 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 1기 취임식에 초대받는 등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함께 트럼프 당선인과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온 대표적인 재계 인물로 손꼽힌다. 당시 트럼프 1기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위원으로 활약한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창립자가 초청을 주선했다. 김 회장은 그와 20년 이상 관계를 이어온 사이로 알려져있다.

다만 이러한 특수관계에만 집중해 '트럼프 테마주'로 묶어 무분별한 투자를 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효과가 실적 개선세로 연결될때까지 시간이 필요하고, 단기간 급등한 주가수준도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한화오션의 올해 3분기(7~9월)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41% 증가한 2조7031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65.5% 감소한 256억원에 그쳤다. 전분기대비 흑자전환에는 성공했어도 이익개선 속도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다는 평가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3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에 대비해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예상치를 55%를 하회하는 결과가 나타났다"며 "최근 저가 선박 수주분을 소화해내며 적자물량이 많아 수익성 개선 속도는 기대보다 더딘 편"이라고 지적했다.
29일 우리사주 유상증자 청약 보호예수 풀려…매도물량 출현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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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한화오션이 정기수리 사업을 수주한 미 해군 7함대 소속 함정 급유함인 유콘함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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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9일 한화오션 직원들이 우리사주 청약으로 받았던 유상증자 물량의 보호예수가 풀린다는 점도 주가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대량 매도물량이 출현할 수 있기 때문에 단기간 급락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오션 우리사주조합원은 이달 29일부터 지난해 11월 유상증자에 참여한 주식의 보호예수기간이 끝나 해당 지분을 거래할 수 있다. 한화오션 우리사주조합이 청약한 유상증자 물량은 총 1520만3285주로 전체 유통주식수 대비 4.96%에 이른다.

당시 한화오션 직원은 8289명으로 1인당 평균 1834주를 매입한 것으로 추산되며 신주 1주를 1만6730원에 매입했다. 지난 14일 종가인 3만9200원에 매각시 134% 이상 수익을 낼 수 있다. 보호예수가 풀리면 직원들은 상승추세를 더 볼지, 바로 차익실현에 나설지 선택할 수 있다. 우리사주 청약을 받을 당시 회사로부터 대출이자를 지원받아 차입금으로 주식을 매입한 직원들도 있는만큼 매도물량이 적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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