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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머리가 까맣다" 걱정 듣던 남자, 한국인 최초로 '최고의 별'이 되다 [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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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골라듣는 뉴스룸] 마린스키 발레단의 첫 한국인 수석무용수, '까만 머리'인데 어떻게 들어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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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급 마린스키 발레단에는 동양인 첫 수석무용수로 활약 중인 한국인 발레리노 김기민 씨가 있습니다. 외국인 단원이 극히 드물었던 마린스키 발레단에 김기민 씨는 어떻게 입단하게 되었을까요?

'까만 머리' 무용수가 마린스키 발레단에 입단하게 된 과정, 그리고 김기민 씨가 '러시아 아버지'로 부르는 고려인 발레 스승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조지현 기자 : 블라디미르 김 선생님과 쿨릭 선생님은 오래된 엄마 아빠로, 마마 파파 이렇게 부르시는 것 같던데

김기민 발레리노 : 제2의 엄마, 아빠인데. 러시아에서 블라디미르 김 선생님께서 마린스키를 추천을 하셨었고요. 제가 들어가는 거에 있어서.

김수현 기자 : 그때는 한예종에서 가르치고 계셨나요?

김기민 발레리노 : 짧게 말씀드리면 블라디미르 김 선생님은 한국예술종합학교의 김선희 교수님께서 초대하셔서 초빙 교수로 10년간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있으셨고요. 블라디미르 김 선생님께서 한 6년째 7년째 됐을 때 제가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하면서 선생님과 첫 만남의 인연을 갖게 됐고, 졸업 후 저는 처음에 유럽이나 미국을 생각했었는데 선생님께서 마린스키를 한번 가보면 어떻겠냐. 그래서 거기 들어갈 수가 있냐 하니 그냥 한번 시도를 해보는 게 어떻겠냐 하면서 비디오를 만들라고 해서 비디오를 만들어서 단장한테 전달해 주신 장본인이십니다.

조지현 기자 : 그 두 분이 마린스키 무용수셨고 그때 한예종에 왔을 때 만나신 것도 어떻게 보면 굉장히 인연이네요.

김기민 발레리노 : 큰 인연이라고 생각을 해요. 왜냐하면 좋은 선생님이어서가 아니라, 좋은 선생님은 당연하신 거고, 그런데 아무리 좋은 선생님이어도 아무리 좋은 학생이어도 안 맞는 사람이 있어요. 나는 이 사람 티칭법이 안 맞고 선생님의 성격이 안 맞고 그런 사람들이 있거든요. 근데 저는 100%, 120% 정말 잘 맞았었던. 그리고 제가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을 하고, 마린스키에 입단을 하고, 블라디미르 김 선생님이랑 마르가리타 선생님께서

조지현 기자 : 그때 지도위원으로 함께 가신 건가요?

김기민 발레리노 : 그렇죠, 1~2년 후에 같이 마린스키로. 선생님도 이제 10년을 한국에서 채우셨으니까 집에 갈 때 됐다. 근데 아들이 가니 나도 가야겠다 하시면서

조지현 기자 : 거기서 연착륙하시는 데 되게 도움이 많이 되셨겠어요.

김기민 발레리노 : 도움이 많이 됐죠. 처음에.

김수현 기자 : 그러면 성함이 블라디미르 김이니까 한국계세요?

김기민 발레리노 : 고려인 2세이고요. 근데 그냥 러시아 사람이라고 보셔야 되는 게 한국말을 여기 오셔서 약간 배우셨으니까. 근데 그것도 있으신 것 같아요. 한국의 피가 있으니까 저를 좀 더 좋아해 주신 게 아닌가. 그리고 저희가 볼 때는 안 닮았는데 러시아 사람이 보기에는 광대뼈나 그런 게 블라디미르 김 선생님이랑 저랑 정말 닮았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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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현 기자 : 비슷하세요.

김기민 발레리노 : 그래요?

김수현 기자 : 저도 사진 봤는데

김기민 발레리노 : 선생님께서 정말 장난기가 많았어요. 그래서 선생님 10년을 한국에 있다 오셨잖아요. 그리고 저를 데리고 오니까 사람들이

김수현 기자 : 진짜 아들이냐?

김기민 발레리노 : 이 남자애는 누구냐고 하니까 블라디미르 선생님이 장난기가 되게 많으세요. 그래서 여기 숨겨둔 아내의 아들이다. 근데 보통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 "에이" 그런 다음에 농담이라고 하잖아요. 그렇게 웃으면 괜찮은데 선생님이 장난기로 "숨겨둔 아들이 있다"한 다음에 "내 마누라한테 얘기하지 말라" 하고 그냥 헤어져요. 그러니까 소문이 이상하게 나는 거예요. 이게 진짜 그런 거 아니냐고. 근데 선생님이 나중에 되게 많이 웃는. 내가 속였다는 거에.

성격이 정말 유쾌하시고. 스튜디오에서는 정말 무서운 선생님이시지만, 평상시에 정말 웃음이 많으시고 여유도 많으시고 그런 면에서 발레뿐 아니라 스튜디오 밖에서도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많이 배우는.

조지현 기자 : 거의 제2의 부모님이시네요. 진짜 말 그대로.

김수현 기자 : 마린스키 발레단은 원래 바가노바 졸업생이 주로 가는 곳으로 알려져 있잖아요. 이렇게 다른 학교를 나왔는데 외국인이 가서 입단하는 경우가 굉장히 드물다고 들었거든요. 오디션은 어떤 식으로 하셨어요?

김기민 발레리노 : 저는 개인 오디션으로 본 거죠. 블라디미르 김 선생님께서 추천을 해줘서 개인 오디션을 본 거고, 원래 파리 오페라도 그렇고 볼쇼이 학교도 그렇고 마린스키 학교는 부설 극장에 있는 부설 학교의 졸업생들만 입단할 수 있는 티켓이 있었죠.

근데 지금은 좀 많이 달라졌죠. 제가 들어갈 때까지만 해도 그게 힘들었었어요. 왜냐하면 단원이 300명이 있었는데 2명이 외국인이었고 그게 저 한 명이랑 영국 사람 한 명이었으니까 쉽지는 않았었죠. 제가 들어갔었던 거는 운도 많이 따라줬다고 생각하고요. 입단했을 때도 솔직히 그 문제가 있었어요. 얘가 까만 머리다.

조지현 기자 : 그래요. 그 얘기 유퀴즈에서 하셨더라고요.

김기민 발레리노 : 단장님이 인종 차별이 있거나 그런 게 아니라 전례가 없으니까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리스크가 좀. 제가 만약 단장이었어도 한국 사람 300명이 있는데 외국인 1명을 뽑는 게 반대로 생각하면, 한국 무용이나 탈춤 추려고 하는데 갑자기 금발 남자가 가야금을 이렇게 하면...

조지현 기자 : 좀 유난히 마린스키가 그런가 봐요. 다른 나라는 미국이나 프랑스도 그렇고 다양한 인종의 무용수들이 많잖아요.

김수현 기자 : 러시아 사람들만 해도 워낙 잘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조지현 기자 : 저는 그 유퀴즈 인터뷰 보고 '탈색도 있는데' 잠시 그런 생각을. 아니면 이탈리아 무용수들도 머리 까만 분들 많으시잖아요. 아시아만 까만 건 아닌데.

김수현 기자 : 까만 머리도 있지 않나요?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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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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