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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6만전자 회복 고?" 10조원 자사주 매입 칼 뽑은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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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들어 외국인 5조원 던지며 급락세 이어져

10조원 매입 후 3조원은 소각…7조원은 활용 방안 논의

시총 3%에 달하는 규모…투심 회복 기대감 확대

"HBM 본원 경쟁력 회복 필요" 지적도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10조원에 달하는 자사주 매입에 나서며 투자자들의 관심은 4만전자까지 내려온 삼성전자의 상승세가 지속할지에 쏠리고 있다.

현금성 자산 10%에 이르는 자금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쓰는 점은 긍정적이란 평가지만, 결국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영역에서 경쟁력을 보여야 장기적인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17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지난 15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3600원(7.21%) 오른 5만 3500원에 마감했다. 지난 14일 4만 9900원에 장을 마치며 4년 5개월 만에 ‘4만전자’까지 주가가 하락하자 저가매수세가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외국인이 13거래일 만에 ‘사자’로 돌아서며 상승에 힘을 보탰다.

게다가 이날 장 마감 이후 삼성전자는 향후 1년간 10조원의 자사주 분할 매입 계획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삼성전자는 18일부터 내년 2월 17일까지 자사주를 10조원어치 매입한 후, 이 중 3조원의 자사주(보통주 5014만4628주, 우선주 691만2036주)는 소각기로 했다.

나머지 7조원 규모의 자사주에 대해서는 주주가치 제고 관점에서 다양한 활용 방안을 열어두고 논의해 나갈 예정이다. 10조원의 자금을 어디서 조달할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보유한 막대한 현금성 자산(3분기 말 기준 103조 776억원)을 활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데일리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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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10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규모의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낸 만큼, 시장은 우선 주가 하락세가 멈출 것으로 보고 있다. 10조원은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3.13%에 달하는 규모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자사주를 활용해 주가를 부양했던 기억도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10월 중장기 주주환원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11조4000억원(100억달러) 규모의 특별 자사주 매입·소각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이어 2017년에는 9조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고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의 50%도 소각했다.

당시 이 같은 노력으로 삼성전자의 발행 주식 수는 2015년 말 대비 보통주는 12.4%, 우선주는 20.1% 감소하면서 주당 가치가 높아졌고 주가도 2015년 말 대비 2배 이상 상승했다.

최근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외면이 심화하고 있는 만큼, 자사주 매입 의지는 수급 상황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외국인들은 국내투자자들보다 배당이나 자사주매입 같은 주주환원 노력에 예민한 경향이 있는데, 올해 하반기에만 삼성전자를 5조 1438억원 순매도했고, 단 28일만 삼성전자를 순매수해왔기 때문이다.

다만,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 주가를 부양하는 힘이 될 수 있어도 삼성전자의 투자심리(투심) 악화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 처방’은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에 대한 투심 악화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이 경쟁사들에 밀리고 있다는 의구심 때문인 만큼, 경쟁력 강화가 더 급선무라는 판단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1a, 1b 1cnm, 제품의 첫 개발을 경쟁사에 뺏겼고 이로 인해 응용 제품이자 5세대 HBM인 ‘HBM3E’의 양산도 크게 뒤처지기 시작했다”며 “차기 제품 개발에 총력을 다해 기술 경쟁력과 시장 참여자들의 신뢰 회복을 동시에 이뤄 나아가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내년 메모리 시장의 수요 디커플링이 심화하면서 업황이 둔화 구간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해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 모멘텀이 현저히 낮아질 것”이라며 “HBM 시장에서 경쟁사와 격차를 좁히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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