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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영미권 현지화 K팝 그룹, 성공적 출발…남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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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와이피엔터테인먼트의 미국 현지화 그룹 비춰(VCHA). 제이와이피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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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맑음, 내일은 예측 불가.’ 요즘 케이(K)팝계 화두인 ‘현지화 케이팝 그룹’ 기상도다. 대형 기획사의 현지화 케이팝 그룹들이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지화 케이팝 그룹 전략은 2020년 들어 본격화됐다. 한국 멤버 중심으로 국내 위주로 활동하는 것이 성장의 한계에 다다랐다는 판단에서다. 케이팝 인기가 높은 일본을 먼저 공략했다. 제이와이피(JYP)엔터테인먼트의 니쥬, 미사모는 지금 일본에서 정상급 아이돌로 분류된다. 하이브의 앤팀, 씨제이이엔엠(CJ ENM)이 투자한 라포네엔터테인먼트의 제이오원(JO1), 아이엔아이(INI)도 안착했다.

이후 영미권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하이브·에스엠(SM)·제이와이피 등은 최근 1~2년 새 영미권을 겨냥한 현지화 그룹을 만들었다. 올해 1월 데뷔한 제이와이피의 ‘비춰’(VCHA)는 한국·미국 복수 국적인 케일리를 제외하곤 전부 미국과 캐나다 국적이다. 현지 반응도 좋다. 프리 데뷔 싱글 타이틀곡 ‘와이.오.유니버스’(Y.O.Universe) 뮤직비디오가 유튜브 월드와이드 트렌딩 1위에 오르고, 미국 그래미닷컴이 선정한 ‘2024 주목해야 할 아티스트 24’에 뽑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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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의 미국 현지화 그룹 캣츠아이. 하이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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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가 지난 6월에 데뷔시킨 ‘캣츠아이’(KATSEYE) 또한 윤채 빼곤 전부 외국인이다. 데뷔 과정은 ‘팝스타 아카데미: 캣츠아이’라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로 제작돼 주목받았다. 지난 7월에 나온 두번째 싱글 ‘터치’는 ‘빌보드 200’ 119위,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 데일리 톱 송 글로벌 58위에 올랐다. 새달 5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젠트리 차우 vs 지하 괴물들’ 주제곡에도 참여했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캣츠아이의 성공은 미국을 노린 현지화 그룹의 반전을 가져왔을 정도로 꽤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에스엠은 영국에서 보이그룹 데뷔를 앞두고 있다. 모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세운 북미 통합법인과 영국 엔터테인먼트 기업 ‘문 앤드 백’이 합자해 만든 ‘디어 앨리스’(dearALICE)다. 아직 정식 데뷔 전인데도 이들의 성장 과정을 다룬 비비시(BBC) 6부작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 더 케이팝 익스피리언스’ 오에스티(OST)가 영국 오피셜 사운드트랙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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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엠(SM)엔터테인먼트의 영국 현지화 그룹 ‘디어 앨리스’.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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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권 현지화 그룹들이 나쁘지 않은 출발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인기가 더 불붙고 지속되기 위해선 숙제가 남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김도헌 평론가는 “일부 그룹이 좋은 성과를 내고는 있지만 폭발적인 반응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한국인 멤버가 없다고 해서 현지화가 되는 것은 아니다. 현지 시장에 어울리는 콘텐츠를 꾸준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짚었다. 임희윤 평론가는 “현지 아티스트와의 맞상대가 쉬운 일은 아니다. 오히려 한국 내 활동 비중을 조금 더 넓히면서 한국 인기를 역수출하는 우회 전략도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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