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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과수원에서 혼자서 3명분 뚝딱 해내죠”…[르포]전북 김제 대동 미래농업데이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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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 무인 농기계로 AI농업 주도 선언
“내년 양산해 내후년 출시가 목표”

전북 김제서 ‘2024 미래농업 데이’ 열고
운반로봇·무인 농작업 트랙터 시연해
정밀농업 성과와 AI농업 방향성 발표


와이어에 손가락을 걸고 살포시 당기자, 사람 몸보다도 큰 로봇이 딸려온다. 와이어를 오른쪽으로 당기면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당기면 왼쪽으로 움직인다. 힘을 쓸 필요도 없고, 앞에 사람이나 장애물이 있으면 즉시 안전하게 멈추어 선다. 자율주행 농기계 전문 제조기업 대동이 야심 차게 만든 ‘자율주행 운반로봇’이다.

미래농업을 선도하는 기업 대동(공동대표 김준식·원유현)이 지난 13일 전라북도 김제시에서 진행한 ‘2024 대동 미래농업 데이’ 행사 현장에서 ‘국내 농업의 인공지능(AI) 대전환’을 목표로 개발 중인 AI 기반의 미래농업 기술을 선보였다.

매일경제

13일 전북 김제시 청하농원에서 이은미 청하농원 대표가 대동의 자율주행 운반로봇으로 사과 수확을 시연해 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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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김제시 벽산면 청하농원에서는 자율주행 운반 로봇이 공개됐다. 이 로봇은 과일을 수확하면서 이를 운반할 농기계를 계속 조작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춰 자율주행 운반 로봇과 유선(와이어) 추종 운반 로봇 모델로 개발됐는데, 내년 1분기 출시될 예정이다.

대동은 지난 9월부터 과수 농가를 대상으로 운반로봇 체험단을 운영하고 있다. 체험단으로 참여했던 이은주 청하농원 대표(48)가 이날 직접 대동의 전동 자율주행 운반 로봇(와이어 추종형 포함)으로 사과 수확 작업을 시연했다. 이 로봇은 와이어로 간편하게 조작하는 기능뿐 아니라 일정 거리를 두고 작업자를 스스로 따라가는 자율 추종 기능도 있어 작업자는 양손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이 대표는 “기존 내연 기관 운반기에 비해 매연도 없고 소음이 적어 작업 피로도가 낮다”면서 “일당 10만~15만원인 일꾼 세 명이 할 일을 한 명이 처리할 수 있어 효율성이 비교도 안 되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자율주행 운반로봇은 적재함에 과일 상자 11개, 최대 300kg까지 실을 수 있으며, 수확 작업이 끝나면 맵핑된 과수원에서 지정 위치로 이동할 수 있고 리프트와 덤프 기능을 활용해 손쉽게 과일 상자를 옮기고, 다시 수확 위치로 자율 이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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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대동이 전북 김제시에서 진행한 ‘2024 대동 미래농업 데이’ 행사 현장에서 무인 농작업 트랙터가 로터리 작업을 시연해 보이고 있다. 김제 이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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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벽골제 마을의 1983㎡(약 600평) 밭에서는 무인 농작업 트랙터가 스스로 로터리 작업(땅을 갈고 파종할 수 있게 흙을 잘게 부수는 일) 중인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농기계에 부착된 비전 센서와 AI 기술을 활용해 무인 농경지 작업이 가능한데, 장애물도 인지하고 멈춘다. 농경지 끝에 다다르자 스스로 방향을 바꿔서 작업을 이어 나가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대동 측에 따르면 무인 농작업 트랙터는 국가기술표준원이 2022년 공표한 농업기계 농작업 자동화 기준으로 자율주행 4.5단계에 해당한다. 내년에 본격 양산하고 2026년 출시할 예정인데, 대동 커넥트 앱을 통해 농민이 작업기, 경작지, 장애물 감지 등이 가능하다.

대동은 온디바이스 AI 트랙터 개발을 위해 자율작업 데이터 수집용 트랙터를 전국 각지에 배치하고 2년간 2500시간 이상 농경지 주행을 통해 국내 농기계 기업 중 가장 많은 300만장 이상의 농업 환경 이미지를 수집했다. 대동 측은 자율 농작업 트랙터로 농작업을 하면 시간은 20% 이상 단축되고 생산량은 5~10%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대동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스마트 파밍(Farming) 기술을 이용해 최소 자원으로 양질의 농산물을 최대한 수확하는 정밀농업 서비스 고도화도 꾀한다. 스마트 파밍은 농업 데이터에 기반해 작물별 생육 상태에 맞춰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를 위해 올해 플랫폼·솔루션 전문 기업 대동애그테크 산하에 AI로봇 소프트웨어 회사 대동에이아이랩을 신설했다.

최준기 대동에이아이랩 대표는 이날 현장에서 대동의 농업 AI화 방향을 설명했다. “대동이 추구하는 AI는 보다 손쉽고, 전문적인 농업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이라며 “정밀농업과 자율작업 모두 지속적인 농업 AI 데이터 축적을 위해 노력하고 작업시간 단축, 생산성 향상 등 대동의 AI가 제공하는 가치를 매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유현 대동 대표는 “대동의 농업 AI 기술은 농가 고령화, 농경지 감소 등 국내 농업을 위협하는 문제들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며 “농업의 AI화는 이미 세계적 추세이기 때문에 대동도 농업 AI 투자를 지속해서 강화해 미래 농업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동은 농업 생산량 증대에 이바지하기 위해 내년 정밀농업 보급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드론 촬영 기반의 ‘필지 정보 디지털화’ △농가 데이터 분석 기반의 ‘맞춤 농경영 서비스’ △농작물 생육에 맞춘 ‘정밀농업 솔루션’ △스마트 농작업 대행 플랫폼 4개 상품으로 효율적인 농사 계획 수립과 작업 생산성 향상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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