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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매력 줄어든 예·적금서 자금 이탈…美주식·코인에 몰리는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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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불예금, 10영업일만에 10조…마통 1.9%↑

-美주식보관액 천억달러…투자자예탁금 변동성

세계비즈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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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이후 은행 예금에 있던 개인 자금이 투자 자산으로 대거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 한 해 큰 폭으로 상승한 미국 주식에 자금이 몰렸다. 연일 역대 최고가를 경신한 가상자산 시장에도 막대한 규모의 자금이 쏠렸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총 587조6455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달 31일(597조7543억원)과 비교해 1.7% 감소한 수치다.

요구불예금이란 저축성예금보다 이자율이 크게 낮은 대신 예금주가 언제든지 인출할 수 있는 예금이다. 대표적으로 입출금 통장으로, 은행에 묶인 대기성 자금 규모를 가늠할 때 잔액을 살펴본다. 은행의 요구불예금 규모가 10영업일 만에 10조원 넘게 빠져나간 것은 그만큼 은행 예금주들이 돈을 인출해 투자처를 옮겼다는 뜻이다.

은행 적금을 깨고 급전을 마련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5대 은행의 적금 잔액은 지난달 31일 총 38조9176억원에서 이달 14일 38조1305억원으로 7871억원(2.0%) 감소했다. 감소율만 비교하면 요구불예금(1.7%)보다 더 높았다.

반대로 5대 은행의 마이너스 통장(신용한도 대출) 잔액은 이 기간 총 38조8657억원에서 39조6179억원으로 7523억원(1.9%) 확대됐다. 그간 마이너스 통장 잔액은 국내외 증시나 가상자산 시장 변동성이 커질 때 일시적으로 늘었다 다시 줄어드는 상황이 반복됐다.

시중 자금은 미국 주식으로 움직였다. 국내 투자자가 보유한 미국 주식 규모가 6일 연속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4일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 금액은 1000억7900만달러 규모로 집계됐다.

미 대선 직후인 지난 7일 사상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이후 11일 1035억1000만 달러로 역대 최고액을 기록한 이후 둔화됐지만 여전히 평균 대비 크게 높다.

반면 국내 증시의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변동성이 커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달 31일 50조5866억원에서 이달 6일 49조8900억원으로 줄었다가 14일 52조9552억원으로 다시 늘었다.

시장에선 미 대선 당일부터 자금이 빠져나갔고, 코스피가 급락하면서 저가 매수를 위해 돌아왔다고 분석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특히 삼성전자의 거래량이 증가했다”며 “거래량이 평소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경우는 시장이 이견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로, 저가 매수세 유입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가상자산 시장은 고공행진하고 있다.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전날 오후 6시 기준 24시간 거래 규모는 15조원대로 조사됐다. 지난 13일에는 국내 최대 거래소 업비트 한 곳의 하루 거래액이 25조원을 기록했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가 당선 이후 친가상자산 정책 기대 속에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강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시장에선 당분간 가상자산과 미국 증시가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예상했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미국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싹쓸이한 ‘레드 스윕’이 현실화되면서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빠르게 추진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증시의 상승 기대감을 지지한다”며 “여기에 미국 경제도 디스인플레이션이 진행되는 가운데 타국 대비 견조한 상황인 점은 증시에 있어서 긍정적인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국내 증시, 채권, 금 모두 약세인 분위기 속에 비트코인만 나홀로 랠리를 보이고 있다”며 ”미국 외의 다른 국가들 또한 비트코인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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