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새벽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안산시 한 복합건물 내로 굴절사다리가 달린 소방차에서 내부로 물을 뿜고 있다. 경기도방재난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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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이 입주해 있는 복합건물에 불이 났으나, 31년차 베테랑 소방구조대원의 빠른 대처로 큰 인명피해를 막은 것으로 파악됐다.

17일 새벽 3시38분께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에 있는 6층짜리 건물 1층 음식점에서 불이 났다. 불은 1시간여 만에 초기 진화됐지만, 화재로 인해 검은 연기가 건물 안을 가득 메웠다. 이 건물 5~6층에 있는 모텔 2곳에는 수십명의 투숙객이 있었다.

투숙객들이 잠든 새벽 시간대에 불이 나 하마터면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다. 하지만, 투숙객을 포함해 52명 모두 안전하게 구조됐다. 최초 화재 현장에 도착한 안산소방서 소속 119구조대 박홍규 3팀장의 빠른 상황 판단에 따라 신속하게 인명 구조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살려달라”, “빨리 구조해 달라”는 투숙객의 신고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는 무전이 이어졌다. 큰 불길이 잡힌 뒤였지만, 건물 내부에 있는 열기에 구조대원이 건물 내부로 진입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때 박 팀장이 “창문을 모두 깨고, 열기와 연기를 빼면서 진입하라”고 대원들에게 지시했다.

17일 새벽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안산시 한 복합건물 내 1층 음식점에서 불이나 소방 당국이 진화하고 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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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팀장의 예상대로 깨진 창문으로 열기와 검은 연기가 빠르게 빠지면서 구조대원들이 5~6층 숙박업소 복도까지 빠르게 진입할 수 있게 됐다. 구조대원들은 객실마다 문을 두드려 투숙객 등 49명을 구조했고, 3명은 자력으로 대피했다. 구조된 투숙객 중 2명은 소방대가 설치한 1층 에어매트로 뛰어내려 탈출했다. 소방당국은 5∼6층 숙박업소에는 스프링클러가 작동할 만큼의 연기가 유입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소방당국은 “지난 8월 ‘부천 호텔 화재 참사’ 이후 각 소방서마다 에어매트 구조 훈련을 진행했고, 그 성과가 이번 화재 때 발휘됐다”고 밝혔다. 구조된 이들 가운데 단순연기 흡입 외에 큰 부상자는 없었다. 연기흡입 증상을 보인 31명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중 2명은 중상자로 분류됐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합동 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규명할 예정이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