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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6∙3∙3 규정' 따르면…이재명 선거법 유죄, 내년 상반기 대법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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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최기웅 기자. 2024.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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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형사 34부(부장판사 한성진)는 1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 판결이 확정되면 이 대표는 당선무효는 물론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 국고보조금 434억원을 반납해야 한다.

향후 변수는 항소심과 상고심 재판 속도다. 1심 선고는 이 대표가 기소된 2022년 9월 8일로부터 2년 2개월 만에 나왔다. 대법원까지 이어질 법정 공방이 1심처럼 늘어진다면 이 대표는 피고인 신분으로 2027년 3월 대선 출마가 가능하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서초동 시계가 빨라진 만큼 내년 안에는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사건 확정 선고가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재판 지연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꼽기 때문이다. 특히 법원행정처는 22대 총선 선거사범 공소시효 만료를 앞두고 “‘선거범 판결 선고는 1심은 기소 후 6개월, 2심과 3심은 전심 후 3개월 이내에 해야 한다’는 재판기간 강행규정(6·3·3법)을 지켜달라”는 공문까지 각급 법원에 보낸 바 있다.

부장판사 출신 선거법 전문 변호사는 “공문의 취지는 재판부가 원래 선거법(6·3·3법)을 지켜오지 않은 관행을 던져버리고 이제 열심히 지키라는 것이다. 법정 기한(내년 상반기) 내에 충분히 끝낼 수 있다고 본다”며 “이미 1심에서 수십 명의 증인 신문을 전부 다 한 만큼 항소심과 상고심이 오래 끌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 측에서 재판 지연 전략을 써도 궐석 재판도 가능한 만큼 3개월을 지키는 방법이 다 법에 정해져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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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해 12월 15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국법원장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12.15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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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선거법 전문 변호사도 “형사재판이 지연되는 건 증인 신문이 길어진 탓이다. 1심에서 충분히 사실인정은 이뤄졌고, 법리적으로도 치열하게 다툴 부분이 없는 사건”이라며 “조희대 대법원장 성향이 좌고우면하는 성향이 아닌 만큼 확정판결까지 오래 걸릴 거 같지 않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쟁점은 형량이다. 이 대표 측은 1심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하면서 항소심에선 양형 부분도 치열하게 다툴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에게 적용된 혐의는 공직선거법 250조 1항 ‘당선 목적의 허위사실공표’다.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지만 대법원 양형기준 기본형은 ‘징역 10개월 이하 또는 벌금 200만~800만원’이다. 1심 선고형량은 양형기준 기본형과 비교하면 벌금형보다 중한 징역형, 징역 10월보다 긴 징역 1년의 집행유예형을 선고해 엄히 처벌한 셈이다.

법률가 출신인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치인이기 전 법률가로서 납득하기 어렵다. 유죄가 나와도 벌금 90만원을 넘을 수 없다고 예측했다”며 “‘당선 목적 허위사실유포죄’에 대해 징역형이 선고된 경우를 본 적이 없다”며 재판부를 비판한 이유다.

하지만 법원에선 ‘양형기준에 따른 판결’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대법원도 죄질 등 형량 가중 요소가 있을 경우 ‘가중형’으로 징역 8개월~2년, 벌금 500만~1000만원을 권고한다.

1심 재판부는 ①허위사실이 후보자 평가에 관한 매우 중요한 판단 사항에 관계되는 경우 ②전파성이 매우 높은 경우 ③동종전과(2011년 공직선거법 위반 벌금 50만원) 등을 각각 가중 요소로 판단했다. 반면 이 대표가 대선에서 낙선한 점 등을 감경 요소로 고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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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서초동의 선거법 전문 변호사는 “당시 대장동과 백현동 의혹이 커지던 국면에서 대선주자로서 청렴성과 공직적합도가 가장 중요한 유권자들의 판단 요소였다”며 “이 대표가 국정감사장에서 국토부가 성남시를 협박했다고 거짓말을 한 것을 두고 재판부는 적극적인 기망 행위로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2022년 대선 당시 “나는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의 양자이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비선 정책보좌역이었다”고 말해 당선 목적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대표 역시 지난 6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확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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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영 디자이너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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