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 9 티저 이미지/사진= 현대차 제공 |
현대자동차가 이달 미국에서 공개할 순수 전기 SUV(다목적스포츠차량) '아이오닉 9'이 트럼프 2기 행정부 내에서 그룹 내 첫 시험을 치르게 됐다. 미국 현지 생산인 만큼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트럼프 행정부 정책 기조상 전기차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란 점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달 말 미국에서 월드 프리미어 행사를 열고 아이오닉 9를 세계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다. 아이오닉 9은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현대차가 내놓는 첫차이자 첫 전기차 모델로 내년부터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생산된다.
현대차가 신차인 아이오닉 9을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처음 공개하는 이유는 주력 시장인 미국에서의 성장세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에서만 108만대를 팔았는데, 이는 글로벌 판매량의 25.7%에 달하는 수치다. 지난달에도 7만8705대를 팔며 전년 동기 대비 18.3%가량 판매량을 키우는 등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현대차가 아이오닉 5를 출시했던 2021년만 해도 유럽을 시작으로 한국, 미국 등으로 판매 지역을 넓혀갔던 것을 고려하면 미국의 위상이 이전과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현대차의 올해 9월 기준 아이오닉 5의 미국 판매량은 3326대로 유럽 1232대보다 3배가량 더 많았다. 전기차 캐즘과 경쟁사의 난립으로 성장세가 둔화한 유럽 시장보단 빠르게 판매량이 늘고 있는 미국 시장에 더 집중하려는 전략인 셈이다.
앞서 현대차가 지난 13일 공개한 내장 티저에서 아이오닉 9의 넓은 공간감을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티저에선 현대자동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 기반으로 3열까지 공간을 확장해 최대 7명까지 탑승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됐는데, 대형 전기차를 좋아하는 미국 소비자들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아이오닉 9은 최근 미국 유력 시사주간지인 '뉴스위크'가 '2025 가장 기대되는 신차'로 선정할 만큼 출시 전부터 미국 현지에서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티저 이미지에 드러난 캐릭터 라인, 시그니처 파라메트릭 픽셀 라이팅, 멀티 스포크 휠 등이 호평받았다.
아이오닉 9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요구하는 보조금 요건도 충족하는 것으로 알려져 최대 7500달러의 구매 보조금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 현대차가 미국에서 판매하던 아이오닉 5·6의 경우 회사 차원에서 7500달러의 현금성 보상을 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
다만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 기조상 미국 전기차 시장의 미래가 불투명한 만큼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2019년 현대차에 합류한 무뇨스 대표는 현대차 미국법인 실적을 끌어올린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현대차가 최근 인사에서 미국인인 무뇨스 대표를 그룹 내 첫 외국인 대표이사로 세운 것도 이 때문으로 현대차는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도 목표로 세웠던 2030년까지 전기차 모델을 21개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지속해서 추진할 계획이다. 무뇨스 사장도 취임 후 자신의 SNS에 "현대차가 전동화 전환을 계속 주도할 것"이라며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임찬영 기자 chan0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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