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이를 부탁해] 잘나가는 K-방산의 최대 경쟁자,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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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양이 노트
- K-방산 대비 30% 가격... 우리나라 수출 위협하는 '중국 무기'
- "중국 무기는 값싼 비지떡", 성능으로 압도하는 K-방산
- 중동 건설 붐이 만든 'K-방산의 신뢰'
- 국내에선 경쟁, 해외에 나가면 협력해야... K방산의 흥행을 위한 과제
폴란드에서 무기를 팔거나, 노르웨이에 K2 전차를 갖고 가서 경쟁할 때는 경쟁 상대가 분명히 있었죠. 그런데 중동 수출 같은 경우에는 경쟁 상대가 없었어요. UAE나 사우디가 '전략적 파트너로 우리의 요격 체계 방어망을 구축해 줄 수 있는 나라가 어디인가' 고민해서 찾은 게 우리나라였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건 사우디 중동 국가들의 특수성이라고 볼 수 있죠.
<강연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한 아티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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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경쟁을 시키기보다는 그전에 자기들이 보고 '이게 괜찮다' 싶으면 사는 거죠. 돈 걱정이 없으니까 입찰 경쟁시킬 필요가 없잖아요. 마음에 들면 그냥 플렉스 하면 되죠.
K-방산 발목 잡는 '중국발 저가 방산'
중동 살짝 벗어나기 시작하면 튀르키예가 있습니다. 튀르키예에 우리 국산 전차 K2의 차체 기술, 즉 차의 외형, 껍데기, 골격 등의 기술은 이미 수출이 됐고요. 그리고 최근에는 전차의 심장이라고 하는 파워팩, 즉 변속기와 엔진의 복합체를 한국 걸로 도입하기로 결정이 돼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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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블뤼트 차우쇼을루ㅣ튀르키예 대국민의회 의원
한국은 방위산업 분야에서 중요한 파트너입니다.
오늘 알타이 탱크의 파워팩 매각을 승인하는 문서에 서명했습니다.
이는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한 중요한 도약입니다.
그래서 한국 K2 전차와 아주 유사한 전차가 튀르키예에서 만들어지는데 이름이 '알타이'입니다. 우리 K2와 자매품이 될 거예요. 조금 더 벗어나면 이집트가 우리 K9 자주포를 도입했습니다. 북아프리카부터 동남아시아까지 천궁-II로 완전히 깔아버리는 것이 우리 목표예요.
그런데 우리나라보다 많이 파는 데가 있습니다. 당연히 있어요. 우리는 후발이에요. 미국이나 프랑스, 영국이 전투기, 전차, 대포를 정말 많이 수출합니다. 우리는 틈새를 노려야 하는 거죠. 그 틈새가 요격 체계여서 우리가 수출했던 거고요. 사실 이때 경쟁 상대가 중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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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사실 큰 시장에서는 우리는 후발이고, 틈새시장에서의 경쟁 상대가 중국이라는...
그렇죠. '국제 정치의 무기', '국제 정치의 상품'이거든요. 물건 좋다고 가서 팔면 남들이 다 사냐? 안 사요. 물건이 안 좋아도 발언권이 센 나라가 가서 팔면 그 물건은 팔리는 게 무기 시장이란 말이에요.
Firstpost ㅣ 인도 뉴스미디어
중국은 파키스탄에 8척의 항구급 잠수함 중 첫 번째 잠수함을 판매했습니다.
전체 비용은 40억에서 50억 달러 사이로, 파키스탄이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왜, 그리고 어떻게 이런 무기를 구매하고 있는 걸까요?
쉽게 말하자면, 당신의 채권자가 무언가를 사라고 하면 정말 선택의 여지가 없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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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무서운 게 자기들이 주장하는 사양이 굉장히 높고, 그럼에도 가격은 굉장히 낮습니다. 거기에다가 이제 덧붙여요. 정책금융이 굉장해요. 거의 무이자 100% 대출을 제시하고, 국제정치적 발언권도 세지니까 중국과 지역적으로 경쟁을 세게 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죠.
오늘 주로 얘기하고 있는 게 천궁, 비궁, 현궁인데요. 현궁 대전차 유도무기는 중국 무기와 직접 맞붙어서 경쟁해 본 사례가 있어서 말씀드립니다. 우리가 흔히 중국 공산품은 '값싼 비지떡이다.' 그런 인상들이 있잖아요. 무기도 그럴까? 무기도 그렇습니다.
WION ㅣ 인도 뉴스미디어
사실 중국의 군사 자산, 특히 무기와 군수품의 성능이 서구 국가의 군사 장비와 비교해 떨어진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중국 무기는 굉장히 쌉니다. 그러니까 대전차 유도무기 현궁, 즉 우리 무기에 비해서 30% 정도라 그래요. 여기에다가 무이자 대출이 들어가 버리면 30%보다 훨씬 싸지는 거죠. 중동은 돈이 없어서 물건을 안 사는 게 아니니까 무이자 대출이 먹히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만 그럼에도 값싸다니까 중동 국가들도 '싸니까 한번 사볼까?' 그런 생각을 가질 수 있겠죠. 분명히 중동에서는 싼 가격으로 중국이 마케팅하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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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자기 무덤 자기가 판 거예요" 중국산 무기 구매하고 불만 폭발한 이유
Q. 흔히 기름이 나는 기름국들의 경우에는 쓸 수 있는 돈이 많으니까, 무기 성능 면에서 뒤처지면 아무리 저렴하다고 해도 살 것 같지는 않은데, 중국 무기의 성능은 어느 정도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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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팔러 갔을 때 중국이 솔직하게 자기들 성능을 얘기하지 않나 봐요. 중국제 대전차 무기. 그러니까 어깨에 견착해서 펑 쏘면 날아가서 전차를 부서뜨리는 대전차 유도 무기가 '최대 사거리가 3km, 명중률이 70%'라고 브로슈어에 적어서 마케팅합니다.
'그래? 그러면 와서 실제로 한 번 해봐' 해서 시험평가를 하면 3km보다 더 날아가요. 명중률도 10발 쏘면 8발은 맞춥니다. 브로슈어보다는 좋은 거죠. 그러면 당연히 값도 싸고, 성능이 좋다니까 사보지 않겠어요?
샀어요. 그런데 사서 쓰다 보면 성능이 막 떨어진다는 거예요. 3km라 그랬는데 안 맞아요. 2km도 간당간당하고, 명중률도 70%가 아니라 50%까지 막 떨어지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중국은 정말 자기 무덤 자기가 판 거예요. 좋은 품질의 무기를 팔아야죠. 브로슈어에는 그렇게 좋다고 했는데, 실제 써보니까 싼 비지떡의 인상을 무기 시장에서도 보이는 상황입니다.
WION ㅣ 인도 뉴스미디어
많은 나라들이 중국산 무기를 수입한 후, 국방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서구 제품보다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이러한 무기를 판매하고 있지만, 일대일로(BRI) 사업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러한 단기적인 가격 경쟁력에 의존했던 국가들이 지금은 중국 무기의 한계를 깨닫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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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전차 로켓 현궁을 사우디에 수출했는데요. 우리가 현궁을 수출하면서 브로슈어에 최대 사거리 2.5km, 명중률 60~70%라고 적어서 팔았어요. 그런데 사우디에서 전력화해서 써보니까 브로슈어에 써진 대로 2.5km 딱딱 맞추고, 기본적으로 명중률 70%가 나오니까 사우디 군인들이 '적극적으로 재미있게 한번 쏴보자' 하면서 사거리도 늘려보고, 타깃도 바꿔봤어요.
3km 밖에 있는 트럭에다가 기관총 올린 테크니컬을 쐈는데 그걸 성공시켜요. 이거 대전차 무기예요. 전차를 목표하도록 설계된 무기인데, 전차의 절반도 안 되는 테크니컬 픽업트럭을 타격해 버려요. 심지어 달려가는 테크니컬을요. 그러니까 사우디군이 의아하죠. '이거 어디까지 가능할까?' 해서 다음으로 해본 게 달려가는 오토바이를 향해서 한번 쐈어요. 이것도 성공시킵니다.
사거리는 2.5km라고 했는데, 3km 넘어도 잡아버리니까 사우디 군에서도 희한하잖아요. 이걸 영상으로 찍어서 자기들끼리 돌려봤겠죠. 그게 유튜브로 나왔어요. 그래서 '현궁 얘는 대전차 무기가 트럭도 잡고, 오토바이도 잡는 무기다.' 해서 전 세계적으로 많이 홍보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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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5인치 유도 로켓 비궁도 우리나라는 서북도서 해병대들이 많이 쓰고 있는데, 북한이 공기부양정이나 소형 함정을 타고 상륙하려고 할 때 비궁으로 때려서 잡는 무기입니다. 처음에 비궁을 산 게 UAE입니다. 그런데 이게 거의 백발백중이 되는 겁니다. 뜨거운 사막 지역에서 쐈더니 우리나라에서 쐈던 것보다 훨씬 명중률이 높아지는 거예요. 그래서 LIG넥스원 직원들도 저한테 희한하다고 얘기하더라고요. 몰랐고, 아직도 왜 그런지 모르겠대요. 하여튼 저 동네에서만 쏘면 맞는대요. 그 입소문이 돌아다니는 거예요. 사우디가 그 소문을 듣고 사우디가 또 비궁을 샀습니다. 그래서 또 신나게 비궁을 쏘는 거죠.
그러니까 탄을 얼마나 소모하겠습니까? 우리 업체 입장에서는 캐시카우죠. 몇 개 팔았더니 우리보다도 더 많이 탄을 쓰는 거예요. 우리가 쏘는 탄보다 사우디나 UAE가 쏘는 탄이 훨씬 더 많을 거예요. 그만큼 무기를 수출하고 나서 벌어들이는 수익이 굉장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중국 무기는 우리 케이스와 정반대죠. 우리는 사놓고 보면 굉장히 좋은데, 중국은 사놓고 보면 나빠요. 옛날에 어떤 얘기도 있었냐 하면, 우리 지대지 미사일 현무 시리즈가 있는데 박스 밖에는 100km 간다고 적혀 있었대요. 그런데 박스 뜯고 미사일을 보면, 미사일에는 200km 간다고 적혀 있다는 거예요. 남들한테는 100km 간다고 해놓고 실제로 200km 날아가는 거죠. 좋은 마케팅 기법 같아요. 실제는 능력이 이만한데, 남들이 인정할 정도의 수준의 성능이 있으면 그 정도로 보여주고, 판 다음에 한 번 써보니 기대보다 훨씬 좋게 나오면 그 신뢰가 훨씬 더 커질 거 아니에요? 좋은 마케팅 기법 같습니다.
'중동 건설 붐'이 만든 'K-방산의 신뢰'
Q. 중동이 한국 무기에 대한 신뢰도가 굉장히 높은 것 같은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우리 K-공산품에 대한 신뢰의 역사가 있습니다. 70~80년대에 '타국에 계신 아빠에게'라는 현숙 선생님의 노래가 있었어요. 타국은 중동을 얘기하는 거고, 중동 건설 현장에 일하러 가신 아버지를 그리는 노래예요. 그만큼 70년대 80년대 중동 건설 붐이 일어났었잖아요. 당시 지은 건물, 항만, 공항이 지금도 굉장히 튼튼하게 잘 굴러가고 있다고 합니다.
아빠가 떠나신 지 사계절이 갔는데
낯선 곳 타국에서 얼마나 땀 흘리세요
오늘도 보고파서 가족사진 옆에 놓고
철이 공부시키면서 당신만을 그립니다
-현숙, <타국에 계신 아빠에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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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공산품에 대한 신뢰가 기본적으로 70~80년대부터 기본적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가운데, 이후에도 자동차, 휴대전화, 조선 등 대한민국 산업의 맛을 봤기 때문에 K-공산품은 '가격 이상의 성능을 발휘하는구나'라는 신뢰가 굉장히 탄탄하죠. 거기에다가 우리 무기의 성능도 봤으니까 더 신뢰가 강화될 겁니다.
UAE와 사우디 같은 경우 자국 방산을 발전시키려는 의지가 매우 큽니다. 그래서 우리가 천궁을 수출하면서 기술 이전 조건을 내걸어 줬어요. 아주 좋은 기술은 아닌데, 그들한테는 굉장히 소중한 기술을 주는 조건으로 수출하는 거죠. 정치적으로 좋은 기술을 가져와서 자국의 산업과 방산을 발전시킨다는 것이 국내 정치적 이점이 매우 큽니다.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이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수출하는 데는 분명히 좋은 점이 있어요. '우리가 힘들게 개발한 기술을 그냥 줘버린다.' 그게 경제적으로 맞나 싶긴 하지만 이렇게 방산 협력과 현지 생산을 탄탄하게 해두면 나중에 우리 유사시에 현지 생산한 나라로부터 바로 무기를 사 와서 쓸 수 있거든요. 우리가 아는 무기고, 우리가 익숙한 무기니까요.
또 북한이 보기에 '남쪽은 전쟁이 나도 화수분처럼 무기가 계속 나오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할 수 있습니다. 유럽, 동남아, 중동 등 여기저기에 현지 생산을 깔아놓고 있으니까, 평상시에 굉장한 억제력으로 작용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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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방산 협력은 현지 생산을 통해서 해외에서 무기를 우리랑 똑같은 무기를 많이 생산하게 해놓고, 유사시에는 그 나라에 바로바로 사서 우리 전수에 투입할 수 있다는 의미를 갖습니다. 유사시에 전혀 다른 무기가 외국이 지원해 줘서 들어왔다고 하더라도 운용할 수가 없잖아요.
지금 우크라이나가 F-16 등 무기를 지원받았는데 바로 타는 게 아니라 그 나라 가서 교육받고 여러 절차를 거쳐서 즉시 전력화가 안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외국에 현지 생산 기지가 있으면 그냥 찍어서 갖고 오면 바로 운전할 수 있는 거잖아요. 북한에는 북한은 자국 전력이 소진되면 더 이상 싸울 자산이 없는데,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때려도 때려도 계속 무기가 나오는 나라구나'라는 게 되는 거죠.
그래서 중동과 우리나라와의 경제적인 협력관계는 앞으로 계속 더 강화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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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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