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13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상의회관에서 일반공모 유상증자 철회 결정 설명을 위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최 회장이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으면 고려아연 사내이사직만 맡게 된다. 그는 지난 3월 20일 임기 만료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영풍 연합과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조 단위 차입금을 끌어와 자사주 공개매수를 추진하고, 최근 2조5000억 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발표했다가 이날 철회했다. /사진=임한별(머니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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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의 하이니켈 전구체 제조 기술이 '국가핵심기술'이 됐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고려아연 측에 하이니켈 전구체 가공 특허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인정한다고 통보했다. 고려아연은 지난 9월 산업부에 이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인정해달라는 판정신청서를 제출했었다.
국가핵심기술로 판정되면 법적 보호 의무 조치가 뒤따른다. 기술 보유 기업은 △보호 등급 부여와 보안관리규정 제정 △보호구역 통신시설·수단 보완 △기술 취급 전문인력 분류 등의 보호조치를 수행할 수 있다.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에 대해서도 일종의 제약사항이 발생한다. 기업이 인수·합병을 추진하려면 △국가로부터 지원받은 연구개발비에 관한 자료 △해외인수·합병 등을 진행하려는 외국인의 명칭, 주요 주주 현황, 매출액, 자산총액 및 사업내용에 관한 자료 등을 제출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 정부는 인수·합병 '승인·중지·금지·원상회복 '등을 결정할 수 있다.
MBK·영풍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최윤범 회장 측은 명분 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기회로 보고 있다. 최 회장 측은 줄곧 사모펀드로부터 국가기간산업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을 해왔다. 고려아연 하이니켈 전구체 사업이 국가핵심기술이 됨에 따라, 정부가 인수·합병 승인 권리를 갖게 된 점은 MBK와 같은 사모펀드 측에 불리한 조건이 될 수도 있다.
국민연금(7.48%) 등 주주들이 캐스팅보트로 떠오른 상황이어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을 둘러싼 '명분'이 더욱 중요해진 측면도 있다. 현재 최 회장 측의 지분율은 현대차·한화 등 우호지분을 모두 합쳐 34.65%이다. MBK·영풍(39.83%)에 약 5%포인트 못 미친다. 조만간 열리게 될 주주총회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한 표라도 더 설득하고 확보해야 한다.
최 회장은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국가기간산업인 고려아연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운영돼야 하며 국가전략산업을 성장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며 "사모펀드가 국가기간산업을 운영하고 경영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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