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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제주 경제 지탱' 감귤 산업에 덮친 기후변화 위기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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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14일 '2024년 제주국제감귤박람회'에서 진행된 해외바이어 초청 수출 상담회 현장 모습. 서병곤 기자@sbg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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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객 10만 명' 제주국제감귤박람회 경제효과 1000억
올해 이상고온에 감귤 생산 부진…전년보다 판매가 높아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아열대작물 재배 기술 개발 박차


"제주국제감귤박람회는 농가와 관련 업체 매칭 등 감귤 산업 파급효과가 200억 원에 달하고 관광객 유치까지 고려하면 1000억 원 이상의 경제효과를 냅니다."

고병기 제주감귤박람회조직위원회 위원장은 개막 2일차를 맞이한 14일 '2024년 제주국제감귤박람회(11월 13~19일)' 현장에서 기자들을 만나 박람회의 경제효과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제주 감귤이 실질적으로 제주 내수 경제를 지탱하는 버팀목이란 것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조생감귤 수확시기인 매년 11월 제주 감귤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많은 국가로의 제주 감귤 수출 연계 등을 위해 박람회를 개최하고 있다.

11년째를 맞은 올해 박람회는 작년과는 남다르다. 박람회는 3년마다 많이 외국인들을 초청해 국제 행사로 치뤄지는데 올해가 그 해이기 때문이다.

박람회 현장에 진행된 수출 상담회에는 많은 해외 바이어들이 찾아와 제주 감귤과 감귤 가공식품에 큰 관심을 보였다.

김상엽 제주특별자치도 감귤유통과장은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베트남 등 12개국에서 33개사 바이어가 참여했고, 제주지역 39개 수출기업이 참여해 해외 판로 개척에 나섰다"며 "그 결과 투자의향서(LOI) 기준 244만8900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3년 전인 2021년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으로 진행된 수출 상담회 대비로는 2배 이상의 계약 성과다.

이날 감귤 재배 관련 자율화 농기계, 첨단 농자재 등이 전시된 부스엔 농민들과 감귤따기 체험, 요가 등 문화체험장에는 관광객들로 붐볐다. 이번 박람회를 찾는 인원이 작년(6만8000명)보다 많은 10만 명으로 추산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제주특별자치도는 보고 있다.

박람회에는 제주 감귤 산업의 위기감도 공존했다. 35개국 600여 명이 참석하는 국제감귤학회 학술대회 주제로 감귤열과 원인 및 대응 방안 등 기후변화 관련 강연들이 진행돼서다.

이날 박람회에 이어 찾은 제주남원농협 감귤거점산지유통센터 현장에서도 기후변화에 따른 감귤 산업 위기감을 감지할 수 있었다. 감귤거점산지유통센터는 최첨단 장비를 통해 상품성을 지닌 감귤을 선별해 대형마트 등에 출하시키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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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제주남원농협 감귤거점 산지유통센터 직원들이 상품성 있는 감귤을 선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서병곤 기자 sbg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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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호 남원농협 과장은 브리핑에서 "통상 선별 능력이 하루 100톤(8시간 기준)인데 올해 제주 이상고온과 잦은 비에 따른 생육 부진 등으로 감귤 수확이 안 돼 현재 60~70톤에 불과한 수준"이라며 "그러다 보니 작년 3.7kg당 평균 5000~6000원대였던 감귤 가격이 현재 7000원~1만2000원(최고 당도 기준)대로 오른 상태"고 말했다.

다만 이는 남원유통센터에서 출하된 감귤 기준으로 9대 도매시장에서 거래되는 감귤 가격과는 차이가 있다. 14일 기준 도매가격은 5kg당 1만2000원으로 전년보다 1000원 낮다.

제주특별자치도는 감귤 생산량은 올해 전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신 출하량은 작년 39만800톤에서 올해 40만8000톤으로 예상돼 가격이 전년보다 다소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는 지난달 2일 녹색을 띤 감귤도 상품귤로 출하도록 허용한 제주도 개정 감귤조례 시행에 따른 것으로 이를 배제하면 사실상 감귤 출하량도 감소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기후변화 대응에 안간힘이다. 제주도에 설립된 농촌진흥청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가 그 출발점이다.

연구소는 기후변화로 인해 기존 작물의 재배지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품종과 극복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아열대 기후대에 적합해 재배지 확대가 예상되는 망고, 패션프루트, 파파야, 용과 등 아열대작물에 관한 연구와 재배 기술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현희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연구관은 "기후변화에 따른 농업 환경 변화는 불가피한 현실이지만, 이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작물과 재배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농업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투데이/세종=서병곤 기자 (sbg1219@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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