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샤브샤브 전문점을 운영하는 점주가 받은 손님의 손편지. /온라인 커뮤니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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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째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자영업자가 원자재 인상으로 부득이하게 메뉴 가격을 올린 후 손님으로부터 받은 위로의 메시지가 화제다.
15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점주 A씨가 이같은 내용을 담은 글을 올리고 손님의 따뜻한 응원 메시지가 담긴 메모를 공개했다. 6년째 1인 샤부샤부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한 A씨는 ‘저렴하지만, 질은 높게. 드시고 가는 손님은 배부르게’라는 영업 목표로 가게를 운영해왔다. 1인분 가격을 8900원으로 시작해 2년 후 9900원으로 가격을 1000원 올렸고 이후 가격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계속되는 물가 상승으로 추가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에 직면했다. 그러나 A씨는 1인분 가격이 1만원을 넘으면 손님들에게 부담이 될 것을 우려해 올해까지 가격을 올리지 않고 9900원에 음식을 팔아왔다. 그는 “1000원 올려서 100인분 더 팔아봐야 10만원을 더 버는 건데 찾아주시는 어르신들과 학생들에겐 부담이 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A씨는 결국 올해 4월 1인분 가격을 1000원 더 올려 1만900원으로 인상했다. 그는 손님들에게 죄송한 마음에 계산대 옆에 가격 인상의 이유를 설명하는 글을 게시했다.
최근 한 손님이 식사 값을 계산한 후 “힘내시라”며 휴지 한 장을 건넸다고 A씨는 전했다. A씨는 손님이 쓰레기를 건넨 줄 알고 순간 당황했지만 자세히 보니 메모지가 없어 휴지에 쓴 손님의 손 편지였다. 휴지에는 ‘가격 올랐어도 괜찮습니다. 사장님의 정성이 항상 느껴집니다’ ‘올 때마다 정말 푸짐하고 맛있게 잘 먹고 갑니다’ ‘계속 올 수 있도록 번창하시고 오래오래 해주세요’라는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현재 이 ‘휴지 손편지’는 포스기 옆에 붙여져 있다. A씨는 “9번 잘해도 1번의 실수로 마음을 돌릴 수 있는 게 손님인데 별거 아닐 수 있는 저 메모가 어찌나 감사하던지 마음속에 있던 죄송함이 씻겨가는 듯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영업자들을 향해 “정말 힘든 시기다. 코로나만큼, 어쩌면 그보다 더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우리가 진심으로 고민하고 열정적으로 일했던 시간은 손님이 알아주시고 언젠가는 찾아주실 거다. 오늘도 ‘괜찮은’ 하루가 되시길 바란다”고 응원을 보냈다.
이 사연이 공개되자 자영업에 종사하는 네티즌들은 “이런 소식을 들으면 장사하면서도 힘이 난다” “진심으로 매장 운영하는 사장님들의 마음은 손님들께도 전해질 것” “가끔 오는 이런 메시지에 힘을 받아서 장사하는 거다” “이런 분들만 가득한 세상이길 바라본다” “마음씨 좋은 손님들 덕분에 힘내서 장사하는 것 같다”는 반응이 나왔다.
지난해 외식업주 10명 중 9명은 외식물가 상승의 이유로 ‘식재료 비용 상승’을 꼽았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2023년 2분기 외식산업 인사이트 리포트’에 따르면 외식업체 3000곳 가운데 90.3%가 메뉴 가격 인상의 이유로 ‘식재료 비용의 상승’을 꼽았다. 식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조사 업체의 38%(1140개)가 최근 1년 6개월 사이 가격을 인상했다고 답했다. 또 조사 업체의 13.9%가 ‘향후 메뉴 가격 인상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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