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3 (토)

이슈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 선정

위례신사선 표류에 거리나선 주민들…"예타 면제 없인 재정전환 안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서울시, 내달 민투심에 '민간투자사업 해지' 안건 상정

재정사업 전환 본격화…오세훈, 기재부에 예타 면제 요구도

위례 주민들 "이제와 기재부 탓"…서울시 향한 분노 여전

"총사업비 인상 민간사업자 재모집 가능해" 분석 힘얻기도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서울시가 16년째 표류 중인 위례신사선 경전철 사업 정상화를 위해 꺼내든 재정투자사업 전환 카드가 성난 민심에 직면했다. 이미 지칠 대로 지친 주민들은 통과 여부도 불투명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또 기다릴 수 없다는 입장으로, 당초 민간투자사업 추진 자체에 서울시 의지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책임론까지 대두하는 모양새다.

이데일리

위례신도시 주민들이 지난 17일 경기도 성남 위레중앙광장에서 ‘위례신사선 정상화를 위한 촉구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위례시민연합)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다음달 초 예정된 기획재정부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에 ‘위례신사선 민간투자사업 해지’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6월 위례신사선 총사업비를 늘려 민간사업자를 모집하고, 불발 시 빠르게 재정투자사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하지만 기존 1조 4847억원이었던 총사업비를 1조 7605억원으로 높이고 건설기간을 1년 연장한 1차 모집에 이어, 총사업비 1조 8380억원으로 높이고 사업제안자 자격도 완화한 2차 모집까지 연달아 유찰되면서 계획에 따라 재정투자사업 전환에 본격적으로 나선 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위례신사선 민간투자사업 재추진 불발 시 재정투자사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은 여러 공청회 등을 통해 주민들에게도 공지된바, 예고대로 절차를 밟아갈 예정”이라며 “사업이 오랜 기간 지연된 만큼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등 재정투자사업이 빠르게 추진될 수 있도록 관계 부처와 긴밀히 협조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달 초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위례신사선은 구체적 사업 계획이 수립돼 있고 6년 전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해 타당성이 검증된 사업”이라며 “재정투자사업 전환 시 기재부는 또다시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치게끔 해 추가로 1~2년이 더 지연될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재부가 전향적 결단을 내려달라는 요구다.

그럼에도 서울시를 향한 위례신도시 주민들의 분노는 달래지 못하는 모양새다.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가 담보되지 않은 마당에 서울시가 기재부에 오롯이 책임을 넘기며 재정투자사업 전환에 나선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위례시민연합은 지난 17일 경기도 성남 위례중앙광장에서 ‘위례신사선 정상화를 위한 촉구 집회’를 열고 “민간투자사업의 구조적 문제로 사업자 선정에 실패한 서울시가 지금에서야 재정사업으로 전환하겠다고 한다”며 “이미 시기를 놓친 서울시는 기재부를 탓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위례시민연합은 국민신문고를 통해 오 시장과의 면담 신청 공문까지 발송한 상태로, 이를 거부하면 보다 강력한 집단행동에 나서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일부 주민들은 기재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가 어렵다면, 기존 민간투자사업을 다시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는다. 최근 기재부 관계자가 한 학술대회에서 위례신사선의 민간투자사업 재추진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으면서다. 기재부 민간투자사업기본계획에 따르면 총 사업비가 기존 대비 20% 미만 증가한 경우 민자적격성 재조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이유에서다.

위례신도시 한 주민은 “재정투자사업으로 전환하면 시간도 오래 걸릴 뿐더러 통과도 장담하지 못하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하니 차라리 민자적격성 재조사를 받지 않는 선에서 사업비를 조정해 민간사업자를 모집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주민들 의견이 많다”며 “서울시가 수고스럽더라도 진작할 수 있었던 일을 하지 않고, 총사업비를 더이상 인상 못한다는 듯 재정투자사업 전환을 발표하니 원망스럽다”고 꼬집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