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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기후변화 교육 통해 적극성·시민의식 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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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윤신원 교사는 학생들이 기후 문제를 자신의 문제이자 공동체의 문제로 인식할 수 있도록 삶의 태도를 변환하는 데 주력하며 교과서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윤신원 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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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심각성이 날로 높아지면서 교육 현장에서 이를 가르치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2022 개정 환경교육 과정’을 바탕으로 올해 생태전환교육 교과서인 초등학교 3·4학년 ‘환경과 함께하는 우리(3, 4)’, 중학교 ‘기후변화와 우리’ 3종과 교사용 지도서를 개발했다. 내년부터는 희망 학교가 자율 시간에 해당 교과서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기후위기를 다룬 고교 사회과 교과서 2종도 지난 8월 처음으로 교육청 인정을 통과했다. 천재교육과 씨마스에서 각각 만든 ‘기후변화와 지속가능한 세계’ 과목이다. 기후위기 교과서 2종 중 천재교육의 ‘기후변화와 지속가능한 세계’ 필진으로 참여한 윤신원 서울 성남고 지리 교사에게 기후변화 교육의 의의와 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한겨레

윤신원 교사 제공


- ‘기후변화와 지속가능한 세계’ 집필 배경과 과정이 궁금하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이 논의된다는 소식을 듣고 2021년 초반에 전국의 지리 교사들이 모여 ‘지리교사 네트워크’를 구성했다. 지리과 교육과정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싶은 과목을 만들어보기로 했고, 기후위기 교육의 필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됐다. 같은 해 7월에 지리교육계가 교육부에 진로 과목으로 ‘기후위기와 지속가능한 세계’를 제안했고, 이후 교육부가 사회과 융합선택과목으로 이를 채택했다. 이 과정에서 ‘기후위기’는 ‘기후변화’라고 이름이 바뀌었다. 교과서는 ‘인간과 기후변화’ ‘기후정의와 지역문제’ ‘지속가능한 세계를 위한 생태전환’ ‘공존의 세계와 생태시민’ 등의 단원으로 구성돼 있다.”



- 기후위기 문제를 교육할 때, 아이들의 반응은 어떤가.



“아이들은 우리 사회의 거울이다. 우리 사회가 기후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다 보니 아이들도 크게 관심을 갖지 않는다. 특히, 기후변화의 영향이 적은 중위도권 국가에 살고 있어 기후위기를 내 문제로 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많은 주제 교육들이 초·중학교에서 이야기되다가도 고등학교에서는 입시에 밀려 사라지는 경향이 있다. 기후위기 역시 마찬가지다.”



- ‘기후변화와 지속가능한 세계’ 집필 과정에서 주안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우선 고등학교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내용으로 구성하려고 했다. 특히, 아이들에게 기후변화 문제를 설득하고 자기 문제로 여기게 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교과서에 기후변화와 진로를 연계할 수 있는 내용을 많이 넣으려고 노력했다. 이를 통해 아이들에게 기후변화가 결국 자신의 삶이나 진로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걸 인지시켜주고 싶었다. 보통 기후변화를 이야기할 때 사회에서는 위기와 불안이 강조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이들은 위기를 극복하고 해결 방향을 찾아야 하는 미래 세대이기 때문에, 위기와 불안보다는 혁신과 전환에 방점을 찍으려고 했다. 다양한 사례를 통해 아이들이 가능성을 상상하고, 자기주도적으로 기후·환경 문제를 고민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주력했다. 기후변화는 주제 자체가 사회의 여러 논쟁적 사안과 연결되기 때문에, 당위로 접근하기보다는 방향성을 인식하고 다양한 관점을 고민해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학기 과목으로 배우면서 학생들이 기후 문제를 자신의 문제이자 공동체의 문제로 인식할 수 있도록 삶의 태도를 변환하는 데 주력하며 교과서를 구성했다.”



- 기후변화교육을 할 때 보호자 및 교사가 갖춰야 할 태도는 무엇인가.



“어른들이 기후변화교육을 당장의 이익에 도움되지 않는다고 여기면, 아이들도 관심을 기울이기 어렵다. 대학 가고 성적 받는 데 도움이 안 되면 필요없다고 여기는 어른들의 인식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지금은 불확실성이 확장되면서 필요한 관점과 역량이 저마다 다른 시대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기후변화 교육은 아이들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인식과 태도를 심어주고 경험의 폭을 넓혀줄 수 있다. 나아가서는 일상 속 생활화가 중요하다. 아이들이 분리배출을 직접 하게 한다거나, 학교에서 이면지를 활용하는 등의 실천이 중요하다. 이런 실천이 기후위기를 막는 데 큰 도움은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미래의 리더가 될 아이들에게 환경에 대한 인식을 심어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학교에서 환경동아리도 직접 지도한 것으로 알고 있다. 꾸준한 환경교육은 아이들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오나.



“환경교육은 가랑비에 옷 젖듯이 스며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삶터의 구체적인 문제를 배우고 바꾸는 경험을 통해, 아이들은 당위를 넘어 자기 문제로 받아들이고 느낀다. 현재 우리 학교는 마을 연계 활동을 통한 생태전환 교육을 많이 하고 있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환경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물론, 사회에 자기 목소리를 내는 적극성과 시민의식을 키우는 변화도 볼 수 있었다. 결국 열린 태도로 미래 사회를 그려가는 힘은 이러한 경험에서 키워진다고 생각한다.”



- ‘기후변화와 지속가능한 세계’가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기 바라나.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는 시민들이 필요한 시대다. 학생들이 세계의 수많은 인간-비인간 존재들이 연결돼 있음을 이해하며, 기후변화로 인한 누군가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이 과목을 배우면서 에너지, 교통, 산업, 의식주, 소비, 교육 등 모든 영역에서 “지속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탄소 사회를 바꾸는 전환적 사고와 문화를 배울 수 있으면 한다. ‘기후변화와 지속가능한 세계’가 미래 세대에게 희망을 찾아가도록 돕는 과목이 되길 바란다.”



박은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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