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을 방문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17일 마나우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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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바이든 왜 지금 승인했나
WP는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재임 기간 최대 업적이자 유산으로 삼고 싶어한다고 전하면서 남은 임기 동안 우크라이나에 최대한의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했다. 호주의 비영리 매체 더컨버세이션도 “바이든은 퇴임길에서 자신의 유산이 무엇인지 고민 중이며, 우크라이나에서의 진전이 그의 ‘마지막 승리’로 기억되길 바라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대선 결과 우크라이나 지원에 부정적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규모 병력을 러시아에 파병했다. 중대 변수 들이 돌출하는 상황에서 바이든은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 전에 '우크라이나의 운명을 바꾸려는 결단'을 내리게 된 것이라고 WP는 설명했다. 또한 에이태큼스의 사용 제한 해제가 추가 파병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에 경고 메시지도 될 수 있다.
미 육군 전술 미사일 시스템(ATACMS)의 실사격 시험 모습.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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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진짜 '게임 체인저' 될까
미 육군 전술 미사일 시스템인 에이태큼스는 현재 우크라이나에 제공된 미사일 중 가장 성능이 뛰어나다. 에이태큼스의 사거리는 300㎞로,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방어용으로 사용 승인한 하이마스(HIMARS·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 80㎞), 영국·프랑스가 제공한 스톰 섀도(250㎞)보다 길다.
이동 가능한 하이마스의 발사대에서 발사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기존 미사일보다 속도가 빨라 중간 요격이 어렵고 이동 중인 목표물까지 타격 가능하다. 이같은 막강한 파괴력으로 인해, 개전 초기부터 '게임 체인저'라는 기대를 받아왔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에이태큼스 사용 승인이 전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그간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향해 수차례 장거리 미사일 사용 제한 해제를 요구하면서, 러시아는 이미 전투기 등을 에이태큼스 사정권 밖으로 옮겨둔 상태다.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부대변인은 지난 9월 “우크라이나에 활공 폭탄을 발사하는 러시아 전투기의 90%는 에이태큼스 사정권 밖의 비행장에서 이·착륙한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의 다연장 로켓 발사대 솔른체피요크가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 국경 지역의 우크라이나 진지를 향해 발사되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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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에이태큼스가 러시아군에 의해 대부분 파괴돼 재고가 적은 편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부 부차관보를 지낸 에블린 파르가스는 미 국방부가 우크라이나에 에이태큼스를 추가 지원할 여력도 거의 없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공화당에서는 바이든의 결정에 대해 “시기를 놓쳤다”는 비난이 쏟아져 나왔다. 미 상원 군사위원회의 고위 위원인 로저 위커(미시시피주·공화당)는 성명을 통해 “바이든 행정부의 고의적인 태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하원 상임정보위원회 위원장인 마이클 터너 의원(오하이오주·공화당) 역시 “환영할 결정이지만 너무 늦었다”고 비판했다.
로저 위커 공화당 상원의원.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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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우크라전쟁, 어떻게
17일 러시아 정치권은 '3차 대전' 등을 언급하며 미국을 비난했다. 러시아 하원(국가 두마) 국제문제위원회 부위원장인 블라디미르 자바로프는 미국의 에이태큼스 사용 허용과 관련해 “3차 대전 시작을 향한 매우 큰 발걸음”이라며 “러시아는 즉각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아직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마리야 자카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의 질문에 “(푸틴) 대통령은 이 사안에 대해 이미 언급했다”며 지난 9월 푸틴의 경고를 상기시켰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을 통한 러시아 영토의 타격을 허용한다면 러시아와 직접 대결로 간주하겠다며 핵무기 사용 가능성까지 들먹였다.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영토 깊숙이 있는 목표를 원점 타격을 하려면 서방의 위성 정보 등 도움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사실상 ‘직접 참전’으로 규정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이어 푸틴은 “이들의 참전은 전쟁의 본질을 크게 바꿀 것이며, 우리는 직면한 위협에 따라 적절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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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영국 BBC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현대식 전차나 F-16 전투기를 제공하는 것을 ‘레드라인’이라며 위협했지만, 실제론 별일 없이 넘어갔다”면서 푸틴의 보복 발언은 ‘과장된 수사’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전직 나토 주재 미국 대사인 커트 볼커는 “지금껏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미국 무기 사용을 제한한 건 러시아의 도발을 지나치게 우려해 우크라이나의 자위권을 부당하게 제약한 것”이라 지적했다.
향후 가장 큰 변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다. BBC는 두달 뒤 취임하는 트럼프가 바이든의 이번 결정을 따를 지 미지수라고 전했다. 이미 그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는 X(옛 트위터)에 “군산복합체는 아버지(트럼프)가 평화를 만들고 생명을 구할 기회를 갖기 전에 3차 대전을 일으키고 싶어한다”며 바이든의 결정에 대해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역시 트럼프의 등판을 걱정하고 있다. 올렉시 곤차렌코 우크라이나 국회의원은 "걱정스럽다"면서 "(트럼프가) 바이든의 결정을 뒤집지 않기만을 바란다"고 BBC에 전했다.
이런 가운데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8일 브리핑에서 “미국의 퇴임하는 정부는 불에 기름을 끼얹고 긴장을 확대하는 도발을 계속하려고 조처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비판했다고 타스, AFP 통신이 전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에 대한 장거리 무기 사용을 승인하는 것은 미국의 분쟁 개입 측면에서 질적으로 새로운 국면에 돌입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표적화, 기타 유지 관리는 우크라이나 군인이 수행하지 않고 서구 국가의 군사 전문가가 수행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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