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장범 한국방송(KBS) 사장 후보자가 18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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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장범 한국방송(KBS) 사장 후보자가 올해 초 윤석열 대통령과의 신년 대담 당시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와 관련해 대통령한테 사과 의향을 질문했다고 밝힌 뒤 ‘편집 의혹’이 불거지자 “기억이 잘못됐다. 그런 질문을 하지 않았다”고 말을 바꿔 논란을 빚었다. 당시 실제 방송에는 해당 질문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한국방송이 윤 대통령에게 불리한 대목을 편집 과정에서 삭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박 후보자는 1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께서 사과하실 생각이 있는지도 질문했으면 좋았겠다’는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야당에서는 줄기차게 사과를 요구한다. 대통령은 사과할 생각이 있느냐’라고 당연히 물어봤고, 그 당시만 해도 대통령은 사과를 안 했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수준에서 답변이 나왔다”고 답했다.
그러나 실제 지난 2월7일 방영된 ‘KBS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 방송분에는 해당 대목이 없었다. 당시 박 후보자는 ‘김건희 여사가 정치공작의 희생자가 되었다는 여당의 평가에 동의하는가’ 등의 질문은 던졌으나, ‘야당의 사과 요구’와 관련한 질문은 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당시 “정치공작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면서도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분명하게 선을 그어 처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에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시 2월4일 대담이 녹화됐고 방영(7일) 전 3일 동안 편집이 이루어졌다. (박 후보자가 사과와 관련해 질문했다는) 그 부분이 삭제됐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종면 의원 역시 “(대담 방송의) 편집 전 원본을 국회에서 비공개로라도 검증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조인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박장범 한국방송(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디올 백’을 들어 보이며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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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후보자는 윤 대통령 대담 ‘편집 의혹’과 관련해 “이 부분은 (제가 청문회에서) 잘못된 말씀을 드린 것이니 정정하고 사과드리겠다”고 답했다. 이어 진상에 대한 추궁이 이어지자 박 후보자는 “제 기억이 잘못됐다. 현장에서 그런 질문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대담 총 녹화 시간과 방송 시간 차이만큼의 편집된 내용, 2월4일 녹화 당시 방송 큐시트를 제출해달라”며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다.
박 후보자는 당시 대담에서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을 거론하며 ‘파우치, 외국 회사의 조그마한 백’이라고 표현한 일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표현을 사용해야 하고 해당 상품명이 파우치”라는 해명을 반복했다. 박 후보자는 ‘파우치 표현은 아부라고 생각하는 국민이 많다’는 정동영 의원의 지적에 “파우치는 팩트다. 기자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팩트 파인딩’이다. 공식 명칭이 ‘디올 파우치’다”라며 정정할 사안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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