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권력 아부, 사과해야”…박 “팩트이고 상품명” 맞서
최순실 국정농단 보도 은폐 시도 지적엔 “사실 아냐” 부인
KBS 기자들 반대 성명 발표에 대해 “반성할 생각은 없다”
청문회에 등장한 디올백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답변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조인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디올백’을 들어 보이며 질의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parkyu@kyunghyang.com·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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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박 후보자가 지난 2월 윤석열 대통령과 신년대담을 진행하면서 김건희 여사가 받은 명품백을 ‘조그마한 파우치’라고 한 것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박 후보자가 사회2부장 시절 ‘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보도를 막으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파우치라는 표현은 권력에 대한 아부가 명백하고 KBS의 명예를 실추시켰기 때문에 박 후보자가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박 후보자는 “파우치는 팩트(사실)이고 상품명”이라고 답변하면서 파우치라는 표현에 문제가 없다고 맞섰다.
파우치라는 표현을 떠나 박 후보자가 진행한 신년대담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는 지적이 여야에서 나왔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김 여사가 잘한 부분이 없는 내용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걱정한 부분을 앵커가 정확하게 짚어줬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정헌 민주당 의원은 최재영 목사가 명품백을 “놓고 갔다”고 표현한 것도 사건의 의미를 축소할 우려가 있다고 짚었다. 박 후보자가 대담 뒤 윤 대통령 제안으로 대통령 의자에 앉은 뒤 “개인적으로 영광”이라고 말한 것도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했다. 이에 박 후보자는 “반성하고 말씀을 새기겠다”고 답했다.
박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 제작 자율성은 최대한 보장하지만 동시에 데스크 기능도 강화하겠다”며 “정확성·공정성·신뢰성·중립성을 훼손할 경우 엄격하게 문책하겠다”고 말했다. KBS 내부에서는 이 방침이 기계적 균형을 넘어선 심층보도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훈기 민주당 의원은 2015년 12월~2017년 1월 사회2부 부장을 지낸 박 후보자가 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보도를 막으려 했다는 증언이 담긴 ‘KBS 진실과미래위원회 활동보고서’ 내용을 공개했다. KBS 32기 취재·촬영기자 34명도 지난달 26일 성명에서 “대다수 언론들이 최순실의 실체에 집중하고 있을 때 사회부장이던 박 후보자는 관련 기사들을 외면하고, 모든 사안을 ‘논란’ ‘공방’으로 축소하는 데만 몰두했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자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박 후보자는 아들 위장전입, 스쿨존 속도위반, 과태료 미납으로 인한 차량 가압류, 독립생계를 유지하는 모친을 부양가족으로 올려 수년간 연말정산에서 인적공제를 받은 것 등에 대해 사과했다. KBS 기자 495명이 박 후보자 반대 성명을 기수별로 발표한 데 대해서는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면서도 “반성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이번 청문회는 19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KBS 사장 후보자 청문회가 이틀에 걸쳐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지환·조해람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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