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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박장범, '박근혜-최순실' 이어 '윤석열-김건희' 환승 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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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 기자(overview@pressian.com)]
박장범 한국방송(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 당시 취재 핵심 부서의 부장으로 재직하면서 국정농단 관련 보도를 지연·누락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야당 청문위원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에게 충성하다가 윤석열 대통령과 윤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에게 '환승 충성'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훈기 의원은 1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박 후보자가 2016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의 핵심 증거인 '태블릿PC' 보도를 못 하도록 "취재 방해"를 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2016년 9월 27일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이화여대 입학 과정의 특혜 첫 보도 이후 언론들이 계속 보도했다. 그리고 10월 14일 날, 한 보름 지나 KBS가 처음으로 이 보도를 시작했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어 "당시 사회2부장인 박장범이 (사건팀장에게) 전화를 걸어서 기사 승인을 거부했다(고 한다). 그리고 (당시 박장범) 부장이 말하는 이유는 처음에는 '기사 요건이 안 된다'고 했다. '나중에 수정해 보겠다'고 하니 부장이 '지금은 하지 말라'고 하더라"며 "그리고 박장범 부장이 '정유라는 최순실의 딸일 뿐 본질이 아니다' 이런 얘기도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자가 "(한 기자가) 태블릿PC가 최순실 것으로 볼 수 있는 강력한 증거를 단독 취재에 리포트를 제작했는데 (박 부장이) 방송을 취소했다"며 "태블릿 PC 보도를 거의 못 하게 하는 '취재 방해'"를 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파우치' 발언으로 논란이 된 지난 2월 윤석열 대통령과의 특별 대담을 염두에 둔 듯 "박 후보자는 이번뿐이 아니다. 그때도 정권에 충성하면서 나름대로 역할을 했고 지금 똑같은 일을 또 한 것이다. 대담을 통해서 확실히 보여 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박 후보자는 이 의원에게 "그때 어느 정권에 충성을 한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고, 이 의원은 "그때 정권이 어디였나. 사회2부장 할 때"라고 되받아치자, 박 후보자는 "박근혜 정권에 충성한 적 없다"고 항변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정동영 의원이 박 후보자에게 "박근혜 정권 때 사회2부 부장이었던 박 후보자는 최순실 사건과 관련해 관련 기사들을 애써 외면하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비호하고 은폐하는 데 앞장섰다"며 "인정하느냐"고 묻자, 박 후보자는 "인정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박 후보자는 국민의힘 이상휘 의원이 한 비슷한 취지의 질문에도 거듭 "사실이 아니"라며 "제가 만약에 불법적인 일을 했거나 정말로 공정방송을 훼손하는 행위를 했다면 저도 징계대상에 올라갔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제가 강조한 것은 다른 어떤 뉴스와 똑같은 원칙이다. 최소한의 사실 확인을 해야 되고 사실 확인이 안 되는 경우에는 취재원과 최대한 접촉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 원칙을 지키려고 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레시안

▲박장범 한국방송공사 사장후보자가 11월 18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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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장범의 '영광'이란 말, 사극의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듣는 듯"

박 후보자는 '파우치' 발언과 관련해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박 후보자는 김 전 대표의 명품백 수수 의혹을 축소하려는 의도로 '파우치'라고 표현한 것 아니냐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공식 사이트에 '디올 파우치'라고 제품명이 명확하게 나와 있다"며 "파우치는 사실이고 팩트다. 상품명이다"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조인철 의원은 "적어도 박 후보자가 기자 정신을 제대로 갖췄다면 영부인이 왜 고가의 선물을 받았는지 국민에게 사과할 의향은 있는지 국민이 원하는 질문을 했어야만 했다"며 "실상은 어떠했나. 철저히 대통령과 영부인의 입장에서 그들을 대변하고 그들의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 한 가스라이팅에만 몰두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많은 논란이 되고 있는 이른바 파우치, "외국 회사의 조그마한 백"이라며 크리스찬디올의 300만 원 상당의 고가 명품백을 마치 동전 지갑 정도의 별것 아닌 패션 소품 정도로 평가절하를 시도했다"며 "이를 방문자가 놓고 갔다는 식으로 김 여사가 마치 능동적으로 받은 것이 아니라 마치 방문객이 몰래 놓고 간 것처럼 왜곡해 국민을 호도했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대담을 통해서 박 후보자가 주장하고 싶었던 것은 '이건 부부싸움거리도 안 될 해프닝인데 이를 정치공세로 몰고 가려는 야당의 정치공작에 죄 없는 영부인이 희생된 사건이었다'였느냐? 이걸 연출하려고 한 것인가?"라고 따져 묻자, 박 후보자는 "아니다"라며 "그런 의도를 가지고 접근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민주당 이해민 의원은 "후보는 대통령 대담이라는 굉장히 중요한 순간에 언론이 다져가야 할 보도준칙을 어겼다"며 "정권 입맛에 맞는 발언을 하면서 스스로는 아첨꾼으로 전락을 했고 KBS는 박민 사장이 안 그래도 망가뜨리고 있었는데 그야말로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폭제가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자의 '파우치' 발언으로) 가짜뉴스를 본인이 의도했든 안 했든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중심이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정헌 의원도 박 후보자가 윤 대통령과의 특별대담에서 대통령의 책상에 앉는 장면을 환기하며 "개인적으로 '영광'이라는 표현을 썼다. 기분 좋았나? 저 자리에 앉아 보니까"라며 "'영광'이라고 하는 표현을 쓰는 순간에 기자로서, 앵커로서 가져야 하는, 당연히 가져야 하는 언론인의 비판은 칼날이 무뎌지게 마련이다. 그래서 절대 '영광'이라는 표현은 쓰는 게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박 후보자가 '영광'이라고 했을 때) 마치 드라마 사극에서 '성은이 망극하옵니다'라고 하는 그 단어를 본 듯, 깜짝 놀랄 만한 표현이었다"고 비난했다.

정동영 민주당 의원은 "'파우치 발언'과 관련해 사과할 이유는 세 가지"라며 "첫째 권력에 대한 아부가 명백하기 때문이고, 두 번째 KBS의 명예를 실추했기 때문이며, 세 번째 국민의 눈높이에 이것은 부정확한 표현이기 때문"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박 후보자는 그러나 "말씀과 지적 새겨듣겠다"는 말로 빗겨갔다.

한편, 박 후보자는 '파우치' 발언 외 △모친의 인적 공제 문제, △교통 위반 범칙금 미납 문제, △스쿨존 위반 문제 등에 대해선 "사실관계가 다 맞고 진심으로 사과하겠다"고 밝혔다.

[이명선 기자(overvie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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