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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박순혁의 '진실'] '트럼프 탠트럼'에 빠진 한국 증시, 정치도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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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미국 대통령 선거 당선 이후 국내 증시가 계속 하락하고 있는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나타나고 있다. /서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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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박순혁 칼럼니스트] 11월 5일 미국 대통령 선거가 트럼프의 압승으로 끝났다. 미국 공화당은 대통령을 배출하였을 뿐만 아니라 상원과 하원을 모두 석권하는 '레드 스윕'의 대승을 거두었다. 문제는 미 대선 당일에도 해리스의 승리 내지는 초박빙 승부 등으로 잘못된 정보가 국내 증시를 왜곡시키고 있었다는 것이다.

11월 5일 미 대선 결과가 트럼프의 승리로 굳어지는 순간부터 대한민국 증시에는 '트럼프 탠트럼 (Trump Tantrum·발작)' 현상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 탠트럼'은 2016년 트럼프 첫 당선 때 등장한 용어로 '예측 불가능하고 과격한 이미지'의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이에 따른 불안감이 주가, 금리, 환율 등 여러 금융시장에서 폭등이나 폭락 등으로 발작을 일으키듯 이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트럼프 탠트럼' 현상은 미국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트럼프의 감세 정책에 따른 재정적자 확대 우려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5% 근처까지 빠르게 오르는 현상이 있었다. 트럼프 당선의 일등 공신으로 평가받는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는 트럼프 당선 이후 단 5거래일 만에 45% 가까이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가상자산 시장도 트럼프 랠리를 만끽하고 있는 바, 비트코인은 9만 달러를 돌파했고, 머스크와 관련된 도지 코인은 일주일 만에 150%가 폭등하였다.

미국 대선과 같은 글로벌 빅 정치 이벤트에 따라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하는 것은 과거에도 많이 있었다. 미국에서도 트럼프 탠트럼 현상은 지금 목격되고 있다. 문제는 한국증시에 불어 닥친 트럼프 텐트럼 현상은 너무 과도하고, 이런 과도한 쏠림 현상을 제어해야 할 책임이 있는 대한민국의 정치가 이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2기 정부는 강력한 감세정책과 정부지출 구조조정을 실시할 계획이다. 일론 머스크를 정부 지출 구조조정을 담당할 '정부효율부 (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DOGE)' 수장으로 임명한 것도 이런 계획의 일환이다. 법인세율을 추가 인하하고 소득세 감면을 추진할 계획이며 이로 인해 부족한 세수를 보편 관세 부과와, 불필요한 정부 보조금 축소 등을 통하여 벌충할 계획 또한 발표하였다.

이러다보니 미국향 수출이 주력인 산업들과 미 정부로부터 보조금 지급을 약속받고 미국 현지에 공장을 짓고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투매가 쏟아지는 '트럼프 탠트럼' 현상이 11월 5일부터 한국 증시를 강타하고 있다. 여기에 11월 15일 로이터 발 '트럼프 인수위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 계획' 보도까지 쏟아지면서 대한민국 증시는 패닉 셀 현상까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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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5일 트럼프 당선 이후 국내 코스피(왼쪽) 코스닥 지수 변동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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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이 가시화된 11월 5일부터 11월 15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172p, 코스닥 지수는 69p가 떨어져 각각 –6.6%, -9.2% 급락하였다. 트럼프 탠트럼 현상이 일어날 수는 있으나 누가 봐도 이런 폭락세는 너무 과하다고 말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문제는 금융시장에 이런 패닉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정치가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이 과도하게 패닉에 빠졌을 때 나서서 이를 진정시키는 것이 정치가 맡은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이다. 그런데 우리의 정치는 무엇을 하고 있나? 오로지 정쟁에만 몰두하여 한국증시에 일대 패닉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데도 '강 건너 불구경' 하는 식이다. 물론 지난 주에 대형 정치 이벤트가 줄줄이 있기는 했다. 15일 금요일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선거법 1심 선고가 있었고, '국민의힘 당원게시판 게이트' 사건으로 정국이 요동치기는 했었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것은 너무 도가 지나치지 않나?

민주당 이재명 당대표는 금투세 폐지를 공언하였다. 그러나 민주당은 금투세 폐지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열렸어야 할 기재위 '조세소위'를 14일, 15일 연속으로 불참하면서 공전시키고 있고 이러다보니 금투세 관련 불확실성이 여전히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 윤석열 정부와 금융당국은 당연히 시장안정을 위한 여러 조치들, 이를테면 '증시안정화기금 투입' 등의 대책을 발표해야 마땅한 상황인데도 멀뚱멀뚱 실기를 거듭하고 있다.

이래서야 대한민국에 정치가 존재한다고 할 수 있겠는가? 트럼프 탠트럼을 잠재울 수 있는 과감한 조치를 신속히 시행해 줄 것을 여야 정치권 모두에간곡히 부탁드리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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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ohus@naver.com

※ 본 칼럼 내용은 필자의 주관적 시각으로 더팩트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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