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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더미에 올라 암 치료비가 없다며 치료비를 공개 모금했던 중국의 한 남성이 부동산 재력가로 드러났다.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 후베이성 이창에 사는 남성 A씨(29)는 자신이 희귀암인 호지킨 림프종 진단을 받았다며 지난달 14일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통해 치료비 모금을 시작했다. 그가 지정한 모금 목표 금액은 90만위안(한화 약 1억7360만원)이었다.

A씨는 2020년 난징대학교를 졸업한 뒤 광저우의 대형 인터넷 회사에서 근무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아버지가 투병을 이어오다 사망한 탓에 치료비 등으로 막대한 빚을 지게 됐다고 밝힌 그는 최근 암 진단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재발 시 치료가 어렵다'는 내용이 담긴 질병 증명서를 공개했다.

A씨는 이런 자신의 사연을 영상으로 제작해 올렸고, 모금을 위해 은행 계좌번호도 공유했다. SNS(소셜미디어)에 그의 사연이 퍼지면서 기부에 참여한 이들은 빠르게 늘었다. A씨는 지난 7일까지 약 3주 만에 4536명에게 27만8204위안(약 5300만원)을 기부받았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A씨에 대한 의혹이 불거졌다. 그가 지난 6일 그룹 채팅방에서 "이게 내 새집이다. 가격은 73만8000위안(약 1억4200만원)"이라고 자랑한 것이 알려지면서다.

알고 보니 A씨는 100만 위안(약 1억9300만원) 상당의 주거용 아파트 두 채 등 여러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 재력가였다.

이외에도 A씨 가족은 380만 위안(약 7억3000만원) 이상 가치의 상업용 부동산도 보유하고 있었고, 연간 14만5000위안(약 2800만원) 상당의 임대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었다.

기부금을 부동산 매입에 사용했다는 논란이 일자 A씨는 기부금 중 20만 위안(약 3900만원)은 정기예금 계좌에 입금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은 "A씨가 자신의 실제 재정 상황을 숨겼다"는 내용의 공식 성명과 함께 지난 7일 A씨의 모금 채널을 폐쇄했다.

이어 "플랫폼 규정에 따라 A씨가 모금한 27만8204위안(약 5300만원)은 전액 회수됐으며 기부자들에게 환불될 예정"이라며 "A씨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우리 사이트에서 향후 모금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영구 금지했다"고 밝혔다.

A씨는 해당 모금 플랫폼에서 활동 정지 처분을 받았으나 법적 처벌 여부는 불확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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